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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 열어 놓자

by 관지


*너희는 조심하여라

만약 네 형제가 죄를 짓거든 책망하여라.

그러나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나는 너에게 경고한다.

만일 다른 믿음의 형제가 죄를 지으면 책망해라.

그러나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하면 용서해 주어라.


*만일 네 형제가 하루에 일곱 번이라도 네게 죄를 짓고 그때마다 돌아와서 잘못했다고 빌면... 용서해 주어라.


I am warning you!

If another believer sins, rebuke him

then if he repents, forgive him.


Even if he wrongs you seven times a day and each time turn again and asks forgiveness, forgive him. (누가 17; 3-4)




용서라는 건,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너그러움을 증명해 보이고

그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의

대충 넘어가는 그 무엇도 아니다.


또한 용서가 어려운 것은

나의 영역이나 내 문제만으로 국한되지 않고

상대와 얽혀있으니 상대와 함께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용서해 주고 싶어도

상대가 용서를 구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버지가 둘째 아들을 속수무책으로 기다렸듯이.

그리고 돌아오는 모습을 먼발치서 보자마자 뛰어가 맞이하듯이. (누가 15;11-32)

(아버지가 어느 대목에서 기다리고

어디에서 행동돌입을 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아버지가 아들이 허랑방탕하게 지낸다는 소식을 들으면서도 어떤 마음으로 아들을 기다렸을지...

그 심정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우리는 감히 용서의 문턱에도 들어서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용서는 상대가 잘못을 깨닫고

용서를 구할 마음이 되어 찾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지금까지의 나의 행태를 보면

상대가 잘못을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문을 쾅 닫고 들어가 다시는 열어주지 않았다.


지금도 내 마음속에는 도저히 받아주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는 사람이 몇 있는데

이제는 그러지 말자고 마음먹는다.


물론 내 옹졸한 심정으로 목이 빠지게 기다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문은 열어놓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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