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파도가 높아서 미역작업은 못하고 다들 더워서 웅크리듯 집안에서 꼼짝하지 않다. 그러다 해가 지니 한 사람 두 사람 얼굴이 보이고 바람 덕분에 모기가 없어 한참 수다 떨다 들어왔다.
해거름녁의 수다, 이거 의외로 재미있다. 누구를 만날지, 무슨 이야기를 할지 따위 아무 생각도, 계획도 없이 나갔다가 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다 잊어버리고 들어오는, 그래도 되는 그 가벼움.
나한테 곁은 주지 않으면서 주는 밥은 꼬박꼬박 먹는 냥이씨. 가끔 구박하면 저만큼 갔다가도 어느새 저 자리에 앉아있다.
쬐끄만게 목표가 뚜렷하고 그 목표를 숨기지 않는다. '너는 상관없어, 나는 다만 너의 밥을 원할 뿐이야.'
그 필요를 위해 거짓을 보태지 않고, 아첨하지 않으니 거절을 못하겠다.
책이 왔다. <사탄의 체제와 예수의 비폭력>의 저자. 그 책을 좋게 읽어서 아들에게 부탁했더니 보내주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