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파도소리는 우렁거리고, 그러나 비는 오지 않았다. 흐리고 바람은 불지만 그 바람 속에는 바다의 습한 기운이 흥건했다.
날씨 탓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울한 하루였다. 몸이 편안치 않으면 본능적으로 뒤척거리듯 마음이 불편해서 들쑤셔지고 순간순간 화는 나뒹굴고.
아직도 있구나 내 안에는 화가.
사람이 변할 수 없다면 또한 행동의 변화도 기대할 수 없을 텐데 아직도 남아있는 기대가 이제는 지겹다.
아직도 그 사람 때문에 화가 나는 내가 질린다.
그러나 다행히 죄책감은 없다.
화가 날 수도 있는 거지.
이런 나도 나일 뿐이고 그런 너도 너일 뿐이고...
이걸 인정하고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면
결국 언젠가는 관계의 끈이 끊어질 것이다.
다만, 거기까지는 가게 되지 않기를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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