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기 연수를 다녀와서
당시 가톨릭 신자였던 제가
탈출기(출애굽) 연수를 다녀와서 본당에서 나눈 발표를 담았습니다.
찬미 예수님!
안녕하세요. 6XX차 탈출기 연수를 마치고 온 그라시아입니다. 다녀온 지 2주가 돼서 조금 써왔는데 편지 받듯이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저 청년성서모임을 지원해 주신 본당과 마틸다 대표 봉사자님, 요셉 봉사자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성서공부 이후에 연수까지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같이 노래 부르고 합주하는, 그런 분위기를 너무 좋아하는데요. 연수에서 3박 4일간 연수생들과 같이 찬양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밴드 아가페에서 기타 칠 때는 박자만 신경 써서 성가곡의 내용을 어렴풋이 아는 경우가 많은데, 연수에서는 가사를 음미하면서 마음 깊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창세기 연수가 제 신앙의 기본적인 세팅을 하는 시간이었다면, 탈출기 연수는 "그리하여 너는 복이 될 것이라"며 세상에 내보냈지만, 여전히 마음이 어렵고 복잡하게 사는 저를, 주님이 기억하고 계시다는 걸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탈출기 공부를 하면 광야에 대한 묵상을 할 수밖에 없는데요. 와닿는 이야기가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인생은 산을 오르는 게 아니라 광야를 지나가는 것이다. 산은 목적지가 분명하지만 광야는 끝이 보이지 않아 막막하다. 산에 올라갈 때는 곁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경쟁자이지만 광야를 지나갈 때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회사에 취업하고 결혼을 하는 건 산을 오르는 일이지만 회사생활을 하고 결혼생활을 하는 건 광야를 지나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생은 산을 오르는 게 아니라 광야를 지나가는 거고, 거기에 하느님이 함께 하시는 걸 알면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연수에서 저와 함께하신 하느님은 이런 분이었습니다. 사람을 모이게 하시고, 마음먹은 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저를 섬세하게 터치해 주시고, 죄가 많아도 다시 받아주시는 자상한 분이었습니다. 저의 완벽함을 바라지 않고 "일단 네가 시작하면 내가 채워주겠다"라고 말씀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어떻게 알 수 있었냐 하면, 하느님을 마음에 심은 사람들이 저를 그렇게 대해주고 또 함께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도 이제는, 제 안에 있는 하느님을 성서모임 봉사를 하며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세례 받은 지 1년이 조금 더 지났는데요. 연수를 다녀올 때마다 '청년일 때 하느님을 알게 돼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광야인지 모르고 산을 오르내리면서 마음이 상해있었거든요. 여러분도 성서모임을 통해 인생이라는 광야에서 살길이 보이는 사람이 되길 희망합니다. 저도 함께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사실 본당에서는 이것보다 더 요약된 형태로 발표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위에도 적어두었지만 창세기 연수가 제 신앙의 토대를 닦는 시간이었다면, 탈출기 연수는 신앙을 갖고 현실을 살아가는 '나'를 주님이 터치해 주시는 시간이었습니다.
본문에서 통일성을 갖고 쓴 내용 이외에도 아래와 같은 메모를 남겼어요.
• '행복의 반대말은 불만이다'
• "내가 시작하면 주님이 채워주신다":
모세가 자신이 없을 때 아론을 보내주신 것처럼, 재능 있는 자들에게 능력을 쏟아주신 것처럼,
내가 시작하기만 하면 주님이 채워주신다. 그러니까 시작해라.
• 모세가 금송아지를 만든 사람들에게 단호하게 대처한 것을 기억하자.
잘못하고 있는 사람에게 웃음기를 없애고 냉정하게 행동하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부정성을 통해 긍정성을 회복할 수 있다.
• 내가 포악하게 행동하는 '파라오'는 아닌지 늘 생각해 보자.
• 함께하는 문화에 참여하자. '함께'는 어쩌면 구체적인 실현이다.
• 아무것도 없는 광야, 다 빼앗김으로 오히려 중요한 것만 남고 또 의지할 수 있다.
이 당시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내가 종교 생활은 하지만 믿음이 있나 의심이 됐었는데요. 하느님의 성정을 닮은 사람들이 나에게 해주는 모습이 있고, 그것이 내게 실제적으로 다가온다면 그것이 '하느님이 있는 자로서 존재하는 게 아닐까' 생각을 발전시켰던 기억이 납니다.
* arazuda의 글, 유튜브로 들어보세요!
브런치로 오디오/팟캐스트도 만들고 있어요.
AI가 아닌 제 목소리로 여러분과 수다를 떨고 싶어요.
이 시도를 응원하고 귀 기울여 주신다면
오늘도 계속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