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연수를 다녀와서
대림 기간이네요.
그간 신앙생활을 하며 교회에서 나눴던 이야기들을 조금씩 공유해 볼까 합니다.
지금은 개신교회를 다니지만 성당은 제 모교회예요. 당시 가톨릭 신자였던 제가, 창세기 연수를 다녀와서 본당에서 나눈 발표를 담았습니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안녕하세요. 6XX차 창세기연수를 마치고 온 그라시아입니다.
한 처음의 모습일 것 같은 대자연을 여행하며 그런 생각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을 봤을 때 감사할 대상이 있는데 나는 없구나'. 그저 아름답다고 감탄할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종교가 궁금해졌고 성경 중에는 창세기가 궁금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창세기는 신이 보시기에 참 좋은 세상과 코에 숨을 불어넣은 인간을 만든 내용이 있었습니다. 만물이 Made by 하느님, 하느님의 DIY라는 걸 알려 주었습니다. 비로소 저도 아름다운 것을 볼 때 감사할 대상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저는 몰랐습니다.
창세기에서 저의 교만함을 되돌아보게 될지 몰랐습니다.
바벨탑을 쌓는 사람들을 보고 나눔 주제에 답하면서 저의 교만했던 날들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제가 겸손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이제는 스스로 높이지 않고 내실을 다지려 합니다.
저는 정말 몰랐습니다.
창세기에 용서와 화해에 대한 주제가 나올지를요. 넘겨짚고 싶었는데 연속해서 나오는 주제라 이 부분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됐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용서와 화해'는 혼자서 마음속 모서리를 깎는 게 아니라 '상대와 대화할 용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한때 미움받을 용기를 키웠지만 이제는 다른 용기로 지내고 싶습니다.
이렇게 예상하지 못했던 주제들로 나눔을 하는 동안, 제 안에 꼬인 것들을 계속 풀어,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함께 해준 봉사자 글라라, 실비아 고맙습니다. 요즘은 제게 시간을 내주는 사람이 참 고맙습니다. 저를 품어준 밴드 아가페 단원들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요셉 신부님, 세례 받고 창세기 나눔도 바로 시작했는데... 신부님 통해서 영세받게 돼서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랑'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요즘 제 인생의 화두이기도 한데요. 사랑은 제 눈치를 보며 주변을 둘러둘러 있다가, 마침내 제 가운데에 도달해 아주 완곡히 그리고 온전히 저를 변화시키는 듯합니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그리고 나의 하느님, 사랑합니다.
무신론자도, 유신론자도 아닌 무(無) 신자였을 때
신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은
대자연을 볼 때 항상 "감사하다"를 연발했다,
마치 자연에 주인이 있는 것처럼!
"아름답다"라고 하지 않고 "감사하다"라고 하는 게
나의 종교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창세기 연수 후 느꼈던 뜨거움을 가지고 있는 발표문!
시간이 지나 필력도 지성도 믿음도 더 좋아졌지만
크게 수정하지 않고 그때 그 마음 그대로 이곳 브런치에 기록해 두고 싶습니다.
초신자 시절, 참 많은 것들이 믿어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성경 공부는 착실히 했어요.
'창세기'는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한 내용' 일색일 거라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창세기에 교만, 용서, 화해, 사랑이 주제인 장을 읽게 됐고, 이는 제 마음을 살펴볼 계기가 됐습니다.
(가톨릭에서는 성경 공부 다음 청년들을 위한 연수가 있습니다.)
그런 의외성을 가지고 창세기 연수에 참여했고, 연수 기간 동안 참 많은 감정의 동요가 있었어요.
다녀온 이후에도 하느님이 믿어졌던 것은 아니고, 여전히 이상한 것 투성이었지만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라고 했더니 성당 친구들이 웃어주었던 생각이 나네요.
성당 본당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가톨릭 청년들의 뜨거움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 arazuda의 글, 유튜브로 들어보세요!
브런치로 오디오/팟캐스트도 만들고 있어요.
AI가 아닌 제 목소리로 여러분과 수다를 떨고 싶어요.
이 시도를 응원하고 귀 기울여 주신다면
오늘도 계속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