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이야기 스물여섯 @스페인 마드리드
자면 잘수록 졸리는 짜릿한(?!) 야간열차를 타고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스페인의 기차, 지하철, 버스는 모두 넓고 쾌적했다. 교통수단에서 유럽에 기대한 건 없었는데, 지하철은 우리나라보다도 더 좋은 것 같았다. 스페인 첫 인상은 예상과 달랐다!
마드리드는 솔 광장이라는 곳이 유명하다. 그곳을 방문한 나는 그냥 그곳이 스페인식 명동으로 느껴졌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 분명 있었지만 그 명동 같은 곳에서 나는 무엇을 새로이 여기고 즐겨야할지 알 수 없었다. 감탄 잘하는 나인데 여행이 처음으로 지루해진 순간이었다.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잔상이 너무 컸던걸까. 여행이 아직 보름 더 남았는데 이제 집에 가도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집에 가고 싶었다.
그날 저녁, 이를 화두로 숙소에서 만난 여행자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마주 앉은 상대는 세계여행으로 1년을 계획하고 6개월째 여행하고 있는 젊은 부부였다. 그 분들은 내 예상과 달리 "아직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 여행이 오랜 꿈이기도 했고 돌아갈 날이 언제냐에 따라 집에 가고 싶은 순간이 다르게 오는 것 같다고 했다. '그렇구나'
나는 집 가기 보름 전이고 그 분들은 아직 6개월이 더 남아있으니 집이 덜 그리웠던 것이다. 갈 길이 머니까, 볼 것이 아직 한참 더 남아있으니까 집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다.
'집이 그리운 것은 떠나온 날짜와 상관없구나!'
세상을 품는 그릇이 얼마나 큰지, 그 첫마음이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따라 귀향을 생각하는 마음에 차이가 생기나보다. 1년 여행에 6개월은 이제 막 반을 지난 거고, 나는 한 달을 계획하고 와서 삼 주 만에 여행할 마음이 동난 것이다. 한계라는 영역을 넓히면 넓힌 만큼이 내가 감당할 그릇이 되는 모양이다. 먼 곳을 보면 더 멀리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