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이야기 스물일곱 @스페인 세고비아, 마드리드 근교 여행 1
세고비아에 가기 전에 오해가 하나 있었다. 세고비아를 기타로 유명한 도시로 알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 내 모교 고등학교 기타 동아리 이름이 '세고비아'였다. 둘, 기타 브랜드명 중에 세고비아 기타가 실제로 있다. 알고 보니 이 도시는 기타랑 전혀 관련이 없고 내가 착각한 기타 관련 단어인 '세고비아'는 그라나다에서 태어난 클래식 기타리스트 '안드레스 세고비아'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었다. 여행을 떠나보니 그냥 넘겨짚었던 것은 꼭 확인하고 넘어가게 되었다.
여행에 오니 알았던 것은 지워지고 몰랐던 것을 새로 쓰여 나간다.
세고비아에서는 로마가 만든 로마 수도교(아꾸에두또 로마노), 로마네스크 양식인 까데드랄 대성당, 백설공주 성으로 유명한 알까사르를 봤다.
거기에 세고비아 전통음식으로 유명한 새끼돼지 통구이(꼬치니요 아사도)를 먹었다. 이 음식은 새끼돼지의 연한 살을 강조하기 위해 그릇으로 살을 발라주고, 그 그릇을 깨는 것을 전통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내가 간 레스토랑은 그릇을 깨지 않았다. 동영상 녹화버튼 누르고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전통을 무시하고(!) 약식으로 지나갔다. 구경거리 하나를 잃었다.
그래도 고기는 연하고 맛있었다. 이 음식에 곁들인 시드라라는 사과맛 술이 생각난다. 탄산이 섞인 술이었는데 더운 날씨에 산뜻함을 더해주는 맛이었다. 덕분에 낮술에 취해서 관광하기는 힘들었다. 걷는데 잠이 왔다. 그래, 스페인에 시에스타가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