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이야기 스물여덟 @스페인 톨레도, 마드리드 근교 여행 2
버스로 한 시간 남짓 걸려 톨레도에 도착했다. 톨레도는 마드리드로 수도를 옮기기 전 스페인의 수도였던 곳이다. 이곳에서는 알카사르(現 군사 박물관), 산 마르틴 다리,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 톨레도 파라도르(舊 성, 現 고급 호텔), 전망대 등등을 둘러보았다.
톨레도 파라도르에는 꼬마 열차 소코트렌이나 택시를 타고 갈 수 있었는데 나는 택시를 택했다. 마드리드 숙소에서 만난 귀요미 커플과 세고비아 알게 된 남자분을 이곳에서 우연히 만나 가능했다. 택시 기사는 목적지까지 커브 길을 아랑곳하지 않고 쭉쭉 올라갔다. 3주 남짓 유럽여행을 하면서 가장 박력 있게 운전하는 분을 만났다. 우리는 좌로 밀착, 우로 밀착하면서 액티비티처럼 드라이브를 즐기다 톨레도 파라도르에 안착했다. 톨레도 파라도르는 한국인들에게는 지성과 이보영이 웨딩 촬영한 곳으로 알려진 곳이었다. 여기 잔디 위에서 지성이 이보영에게 프러포즈 노래를 불러줬었다.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잔디가 들판만 한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사진 화각에 담긴 딱 그 사이즈만큼 작은 공간이었다.
사실 톨레도는 그냥 예쁘기만 한 도시가 아니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곳은 경주처럼, 로마처럼 설명이 필요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이곳을 방문했을 당시 '마드리드가 싫어 즉흥적으로 떠나온 도시'였던 터라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주말에 방문해 무료로 드나들 수 있는 박물관, 성(castle)이 많았는데 지식이 없이 빙 둘러보기만 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 아는 만큼 보이는데 말이다.
그래서 여행이 끝난 후 톨레도에 관해 찾아봤다.
톨레도는 로마인들에게 '톨레툼'으로 불렸는데 톨레툼은 '참고 견디며 항복하지 않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곳은 로마군의 침략을 받았고 이슬람 세력에 장악당하기도 했다. 또 국토회복운동 과정에서 가톨릭 세력이 탈환했던 곳이기도 하다. 해서, 톨레도는 가톨릭, 이슬람, 유대교의 유산이 공존하는 역사 도시로 도시 자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곳이다.
유럽여행은 공부를 많이 하고 갈수록 보이는 게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그곳에서 체득한 걸로 끝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앞으로 내가 좀 더 귀를 기울인다면 현지에서 알게 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여행 전에는 알아야 할 이유가 없었지만 여행 이후에는 본 적이 있는 곳이기에 들리고 기억하게 될 지식인 것이다.
학창 시절 가장 싫어했던 과목은 '세계사'였지만 여행을 다녀온 이후에는 괜히 관심이 간다. 직접 가서 본 거라 중학생 때만큼 세계사의 키워드들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본 것을 단서로 내가 놓쳤던 많은 세계사적 지식들이 들렸으면 좋겠다.
아는 만큼 보인다? 본 만큼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