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성당은 이제 안녕

유럽여행 이야기 스물아홉 @스페인 세비야

by 알아주다


마드리드에서부터 여행에 권태를 느꼈던 나, 세비야에 오니 다시 여행지 느낌이 났다. 하루 푹 쉬고 다음 날 세비야를 둘러봤다. 이곳에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세비야 대성당이 있었다. 성당 구경은 이제 지겹다고 생각했는데 스페인 성당은 다른 유럽과 달라 흥미로웠다. 이슬람 문화를 느낄 수 있어서였다. 스페인에 와서 처음 알게 된 역사적 사실은 스페인 땅에 이슬람 정권이 800년간 집권했다는 것이었다. '이곳에 오지 않았으면 이 사실을 몇 살까지 몰랐을까' 아찔했다. 방문 않고도 알 기회가 있었더라도 잘 들리지 않았을 것 같다.



세비야 대성당에서 히랄다 탑은 보건작업 때문에 오를 수 없었지만 황금으로 된 화려한 장식은 2년 만에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세비야 대성당의 보물, 콜럼버스의 묘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콜럼버스는 이사벨 여왕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스페인의 대항해 시대를 연 사람이다. 그는 신대륙을 발견해 스페인 사람은 아니지만 스페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콜럼버스의 관은 네 명의 남자들이 들고 있는데, 그 사람들은 15세기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왕의 지배를 받은 스페인 네 왕국을 상징한다고 한다. 국격에 따라 남자들의 고갯짓이 다른 게 인상적이다. 잘 나가는 왕국을 상징하는 맨 앞사람의 오른발을 만지면 사랑하는 사람과 세비야를 다시 찾고 왼발을 만지면 로또에 맞는다는 설도 있다. 그냥 나는 이 모든 게 스페인 관광청의 전략이자 마케팅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합리적인 의심을 하면서도 물론 양발을 다 만지고 왔다.



세비야 대성당 주변엔 66그루의 오렌지 나무가 심어져 있었는데 알고 보니 스페인의 국화가 오렌지 꽃이라고 한다. 가로수에도 오렌지 나무가 심어져 있는 걸 많이 봤었다. 우리나라 도심에 심어진 은행나무의 은행은 흔들어 가져 갈 수 없는데, 스페인의 오렌지 나무도 따서 먹으면 안 될까? 엉뚱하게 이런 게 궁금했다. 스페인에는 가로수, 건물 페인트 색, 국기 등에서 유독 노란색이 눈에 띄는데 눈부신 태양 아래 오렌지도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관광객의 말들, 가련해보여 타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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