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이야기 서른 @스페인 세비야
세비야의 스페인 광장, 이곳은 라틴 아메리카 박람회를 이유로 만들어졌다. 한국 사람들에겐 김태희가 CF 광고를 촬영한 곳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는 스페인의 태양이 강렬했던 기억이 난다. 선글라스 끼고도 눈부셨다. 선글라스가 없었다면 광장이 안 보였을 수도 있다. 빛의 세기가 강렬한 만큼 열기도 후끈했다. 그즈음(6월) 세비야 평균 기온이 원래 45도인데, 그것도 많이 선선했던 거라고 했다. 여행 내내 날씨 운이 좋았다.
조금 다른 얘기.
여행을 통해 내가 얻고 싶었던 건 '잘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첫 사회생활을 겪고 온 첫 해외여행이어서 무의식 중에 그런 마음이 내재돼 있었던 것 같다. 학생 때 많은 대외활동을 통해 나를 증명한 것처럼 다시 한번 자랑스러운 내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애초에 여행을 잘하고 못하고는 판단의 영역이 아닌 것 같았다. 새로운 곳에 떨어져 감탄하면 그뿐인데 '여행을 잘한다'는 말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처음 방문한 곳에서는 길을 잃어도 새롭고 길을 잘 찾아도 새롭다. 같은 곳에 두 번째, 세 번째 방문하게 된다면 '잘해도 될 것이다.' 잘해야 되는 건 아니고.
여행 후반부로 흘렀을 때는 이런 마음이 커졌다.
여행을 가서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저 나를 더 힘주어 알아왔을 뿐이라고. 굳이 여행을 통해 성장을 말하지 않더라도 낯선 경험에 나를 내던지고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