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고 싶었다> #47
연남동 끝자락에 있는 카페에 앉아 쉴 새 없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타다닥 타다닥거리던 나의 타자 소리 빼고는 여느 소리하나 들리지 않는 곳에서. 그 숨 막힐 듯한 적막만이 감돌던 여느 카페 3층을 나오는 순간.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오늘의 하늘을 마주했다. 순간 저물어가는 하늘이 아름답다 생각했다. 나도 모르게 손에 쥐고 있던 카메라를 잠시 들어 올리고 그 순간을 담아보고자 셔터를 눌러댔다.
결코 담기지 않을 것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면서 조금이나마 간직하고 싶었던 것일까.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는 요즘. 해가지고 달이 뜰 때면 이런 마음을 가지기도 한다.
‘하루하루가 오늘의 지구에 조금 더 머물러 주었으면 좋겠다.’
대학생 시절 까지만 하더라도. 빨리 더 큰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었던 탓에. 하루가 매우 더디게 가는 듯했다. 막상 서른이 되고부터는 허둥지둥하는 날에도. 바빠서 정신이 없는 날에도. 여유롭게 쉬는 날 마저도. 붙잡고 싶을 만큼 빨리 지나가 버리는 게 느껴진다.
잡히지 않는 시간의 흐름을 잡고 싶은 것은 욕심이라는 것을 알아서. 너무 잘 알아서. 지금의 시간에 조금 더 충실하고 싶어 하는 것이 위로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