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문구를 좋아해요
내 입으로 문구를 좋아한다고 말하기에는 어딘가 부끄럽다.
가지고 있는 문구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나보다 문구를 훨씬 더 많이 좋아하고, 수집하는 문구 덕후들이 차고 넘친다.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명함도 내밀 수가 없다.
나는 한정된 공간과 자원 속에서 신중하게 문구를 고르고 데려오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내 곁에 있는 문구들은 나와 오래오래 함께한 것들이 많다.
양보다 깊이로 기억되는 것들.
내 인생만 놓고 봤을 때 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다.
꼭 사지 않더라도 문구를 찾아보고 바라보는 순간들이 나에게 설렘을 가져다준다.
이 정도면 문구 덕후까지는 아니어도 문구를 좋아한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비교는 결국 무의미하다.
내가 좋아하면 된 거지.
오래오래 내 곁에 머물렀던 문구에 대한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꺼내놓으려 한다.
기억을 끄집어내는 것은 귀찮지만, 아마 꽤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