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수련 연작을 위해 미술관으로 바뀐 오랑주리, 건축과 미술
오랑주리는 오렌지(불어 발음은 '오랑주') 나무를 키우기 위해 지어진 온실로, 겨울의 추위를 피해 나무를 대피시키는 곳이다. 많은 창문과 난방기능을 갖춘 공간으로, 오렌지 이외에도 레몬나무 등의 감귤류를 주로 재배한다.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시대부터 유리 아케이드 공간에 감귤류를 키우며, limonaia/리모나이으/ (이탈리아어로 레몬, 레몬나무가 limone/리몬/)라고 했다. 이것이 프랑스에도 영향을 준 것이다.
프랑스의 궁전에는 많은 곳에서 오랑주리를 설치했다.
파리의 오랑주리라고 하면 튈르리 정원의 서쪽 끝에 있는 오랑주리를 말한다. 본래 튈르리 궁(1871년 코뮌에 의해 전소)에 딸린 오랑주리로, 1852년에 건축가 피르멩 부르주아(Firmin Bourgeois)에 의해 지어졌다.
오랑주리 입구에 삼각형의 프롱통(박공)을 받치고 있는 네 개의 기둥은 튈르리 궁과 똑같은 양식이다. 삼각 박공을 장식하고 있는 조각은 풍요의 뿔에 담긴 꽃과 식물, 과일 등으로 오랑주리가 감귤류를 재배하는 공간임을 알 수 있는 대문의 상징성이 담겨 있다.
튈르리 궁이 메디치가에서 앙리 2세에게 시집온 카트린 드 메디치가 지은 건물이라, 건축가 필리베르 드 롬 (혹은 델롬) Philibert de l'Orme, ou Delorme(1514-1570)에게 르네상스 양식으로 주문을 한다. 참고로, 메디치가에서 앙리 4세에게 시집온 마리 드 메디치가 지은 룩상부르그 궁도 튈르리 궁처럼 이탈리아 풍이 강한 건축물이다.
현재 오랑주리에는 모네의 수련 연작 8점이 타원형의 큰 홀 두 곳에 전시되어 있고, 그 외 인상주의 화가와 포스트 인상주의 화가들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르누아르, 시슬리, 세잔, 마티스, 피카소, 모딜리아니, 루소, 다렝, 수틴, 로랑신, 우트릴로, 고갱 등과 폴 귀욤의 컬렉션이 있다.
기존의 오랑주리는 1852년 지어졌고, 2000-2006년 리노베이션에 공간 증축이 있었다. 두 개의 타원형 공간에 모네의 수련 연작이 전시되어 있다. 모네의 수련은 총길이가 91미터에 이르고, 높이도 2미터가량 되는 걸작이자 대작이다. 모네는 이 전시공간이 리노베이션 될 때 자신의 작품의 배치, 그 전시공간의 은은하게 퍼지는 빛과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자연채광을 요구하며 설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 두 개의 타원형은 무한을 상징하고, 동서로 뻗은 축은 파리의 역사 축(루브르와 콩코드, 개선문, 그리고 라데팡스의 신개선문을 잇는 축)과 일치한다. 두 개의 타원 전시장을 잇는 매개공간이 각각의 공간을 연결한다. 관람자는 빛으로 충만한 무한의 공간 속으로 온전히 침잠하여 모네의 수련 작품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온 벽면이 수련으로 가득 찬 작품의 압도적 분위기와 공간의 환상적인 분위가 또 하나의 신비로운 작품을 만들어 낸다.
나폴레옹 3세는 통치기간 중 튈르리 궁에서 지내며, 오랑주리와 주드뽐(오랑주리와 대칭의 위치)을 지었다. 2000년부터 있던 리노베이션 때, 수련이 전시된 타원 공간 위를 덮고 있던 슬라브를 제거하여, 1965년부터 모네가 의도한 자연광을 도입하는 작업이 완성되었다. 손실된 공간은 지하에 새로운 전시공간을 조성하며 보충된다. 이 확장된 공간에는 귀욤의 컬렉션이 전시되고, 기획전시장과 오디토리움, 교육공간과 도서관도 들어간다. 이때의 공사를 통해 1566년에 튈르리 궁을 보호하기 위해 쌓은 성벽의 지하 일부가 드러나서, 잘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단면에서 보면 왼쪽 편에 한층이 떠있는 2-3층의 업무공간이 하나의 매스로 보인다. 이 매스의 아래로 진입공간이 있고, 다리를 건너면 모네의 수련 연작이 있는 두 개의 타원형 전시공간이고, 다리 옆의 계단으로 내려가면 지하 공간으로 진입한다. 천정은 전체가 유리 그리드로 덮여있다.
오랑주리 미술관 입구를 지나 들어오면, 정면으로 들어오면, 커다란 매스가 공중에 떠있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는다. 그 매스의 아래로 진입을 하여, 모네의 수련 연작에 대한 설명과 사진이 전시된 다리를 지나 수련으로 가득한 타원형의 전시공간으로 진입하게 된다.
왼쪽으로 보이는 풍경은 튈르리 정원이다. 왼쪽에서 매스를 받치는 것처럼 보이는 공간이 유리로 된 벽으로 되어 극적인 긴장감이 확대된다. 진입을 할 때에는 매스의 가운데 아래로 지나가고, 나올 때에는 양쪽의 좁은 통로 쪽으로 유도한다.
표를 검사하고 뒤를 돌아보면, 아래와 같은 매스 덩어리가 선명하게 각인되는 광경이 펼쳐진다.
다시 뒤를 돌아보면, 수련 연작을 볼 수 있는 타원형 전시장이 보이는데, 이쪽도 반대편의 떠있는 매스와 같은 질감의 콘크리트 벽이 쌍을 이루고 마주한다. 수련을 보려면, 이 다리를 건너야 한다. 천정을 비롯해 양쪽으로는 유리로 덮여있는데, 유리 그리드가 온실을 연상시킨다. 왼쪽은 튈르리 정원 방향, 오른쪽은 센 강 방향.
다리 옆의 계단으로 내려오면 이런 장면이 보인다. 가운데 가로지른 구조물이 수련을 보러 가는 다리이다. 실제로 공간이 이렇게 어둡진 않은데, 밝은 빛의 콘트라스트 때문에 카메라가 어둡게 잡은 것 같다.
다리와 위의 유리 그리드로 된 지붕을 아래에서 올려다본 풍경이다. 계단을 내려가다 위를 향해 찍었다.
계단을 내려오면, 복도에서부터 전시가 시작된다. 계단 바로 옆에는 영상 전시실로, 수련을 주제로 한 흥미로운 영상 창작물이 특별전으로 상영 중이다.
다음에는, 모네의 수련 연작 작업 과정과 수련을 조금 더 자세히 보기로 하자. 그리고, 다리의 옆에 계단을 타고 내려가서 전시공간과 현재 진행 중인 기획전시, 인상주의 데코와 일부 상설전시를 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