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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용 Aug 12. 2016

건축은 부수기 위해 짓는가?

옛날에 지은 건축은 다 소중하다. 거기 살았던 사람의 삶과 역사를 소중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건축을 부수고 그 자리에 다시 건물을 짓는다면 그것은 비싸고 새 것일지언정 소중한 가치는 담겨 있지 않다. 그럼에도 옛 건축을 부수고 새 건물을 짓자는 논리는 선조들이 온몸으로 살아온 자취와 역사의 가치보다 더 높은 새로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어떤 가치? 돈? 편리? 효율? 발전?


꼭 필요하면 선택적으로 그렇게 해야겠지만, 태반의 건축이 다 그렇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처음 지을 때부터 목표는 있었겠지만 목적이 분명치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건축도 한 세대만 지나면 지금의 논리로 재평가를 받을 것이다. 남겨둘 것이냐 없앨 것이냐! 후대의 눈으로 봤을 때 남겨질 건축물이 아니라면 전문가네, 건축가네 할지라도 우리의 수준은 딱 거기까지다. 후대가 어떤 관점으로 볼지 어떻게 아냐고? 자식이 아비를 닮듯 우리가 보여주고 가르친 그 가치 그대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돈은 노력해서 벌면 되지만 역사는 노력한다고 벌 수 있는 게 아니다! 현실의 관점이 아닌 역사의 관점으로 보도록 가르치지 않는다고 외치는 것도 입 아프다. 그게 건축이든 교육이든... 깨달아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실천하는 이가 많아지길 바랄 뿐.


필자의 생각이 비단 아래의 특정 기사에 해당하는 것만은 아니다. 건축은 애초에 부술 생각으로 짓는 것이 아니다. 살기 위해 짓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안에 담길 소중한 삶을 생각해야 하고, 시간이 흘러 역사가 되었을 때까지 담겨 있던 삶도 소중하게 기억하고 간직해야 한다. 그것들이 하나하나 모여 문화가 되고 관광상품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유럽으로 여행을 가는 중요한 이유가 그들의 오래된 건축과 문화 속에 켜켜이 쌓인 삶의 향기를 느끼고 체험하기 위해서이지 않는가?


그렇다면 우리도 현재의 관점이 아니라 후손의 관점으로 우리의 문화가 될 건축에 대해 고민하며 행동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시대의 여건상 지금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앞으로 지어지는 건축은 더욱 그래야 하지 않을까? 건축의 본질은 부수기 위해 짓는 게 아니라 삶을 소중하게 오래 담기 위해 짓는 것이다. 


http://news.joins.com/article/2042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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