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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용 Aug 19. 2016

차원이 다른 창의력 교구 _4d지오

조아저씨 건축창의체험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가르치는 동안 시공간의 제약을 많이 느끼곤 했습니다. 그래서 좋은 교육의 확산을 위해 '교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그간 진행했던 여러 기업교육, 그중에서도 삼성인력개발원 창조 전문과정이었던 '크리에이티브 메디치 랩'과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박사님들을 모시고 연간 진행했던 강의에서 선보였던 빨대를 이용한 결구방식을 발전시켜 4d지오를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시간으로 따지자면 빨대로 교육을 시작한 지 7년 만에 <4d지오>란 제품이 나온 것입니다.


아직 위 도메인 쇼핑몰이 활성화 되어 있지 않습니다. '조아저씨 건축창의체험' 홈페이지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www.archijoe.com



기업교육, 그것도 세계 또는 국내 최고 인재들을 모시고 강의를 하고 있는 사람이 어린이들을 계속해서 가르친다는 게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사실입니다. 저는 '원리'에 집중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원리는 어렵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디자인에 대해 정의하면서 디자인은 붙여나가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떼어낼 수 없는 정도까지 떼어내는 작업이라고 했습니다. 원리란 그런 것입니다. 군더더기를 다 털어내고 더 근본으로 근본으로 찾아 들어가는 일이지요. 찾아가는 과정이 쉽지 않을 뿐이지 원리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저는 가장 위대한 명사가 '자연'이고, 가장 위대한 형용사는 '자연스럽다'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자연을 닮아가는 것은 매우 소중한 일입니다.)


저는 원리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그것을 교육에 접목시킵니다. 그래서 어린이도 쉽게 가르치고 그들도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어른들은 원리에서 자기 분야의 인사이트를 얻지요. '융합'이란 섞는다는 의미보다는 위에서 넘나 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려면 가장 아래인 자기 분야의 기본 원리에 충실해야 가능합니다. 건축을 기본으로 원리를 찾아내고 그것을 가르치며 이해시킬 때는 피교육생의 연령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고귀한 인격들과의 만남이기 때문이지요. 어려서 그 원리를  깨닫는 게 훨씬 유의미합니다. 어린이들이 그 나이에 원리를 깨닫게 된다면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는 스펙트럼의 폭이 얼마나 넓어질까요!


조아저씨, 조원용 건축사가 개발한 <4d지오>는 리처드 버크민스터 풀러의 오데식 돔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거기서 '지오'라는 명칭을 차용했고, 결합시키는 커넥터의 결절 매우 부드러워서 기존의 비슷한 형태의 다른 제품들이 갖지 못하는 '유연함'과 '자유함'이 있습니다. 커넥터가 결합된 상태에서도 각도와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서 기존 3차원보다 한 차원이 더 높다는 의미의 4d를 사용했지요. 그래서 <4d지오>고, 영어로는 <4dgeo>입니다.


상품을 개발해 놓고 실제 판매는 하지 않았었습니다. 여력이 없어서이기도 했지만, 이런저런 일로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저 오프라인의 교육용으로 소포장해서 사용할 뿐이었는데, 점점 수요자가 늘어나고 주문도 시작되었기에 그간 미뤄오던 매뉴얼, 즉 설명서를 만들어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됐습니다.


며칠 전 페이스북으로 주문 요청을 하신 분이 계셔서 <4d지오> 포장을 하고 나니 뭔가 허전함을 느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교육을 받으셨다면 당연히 쉽게 결합되는 방식을 이해하고 적용하셨겠지만, 이 분은 오프라인에서 제게 교육받으신 분이 아니셨기에 그냥 제품만 보내서는 안 되겠구나 생각했고 부랴부랴 임시로 매뉴얼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4d지오> 커넥터. 오직 한가지 모양으로 생겼으며 2개씩 결합하며 다양한 형태와 방향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차차 내용을 다시 정리해서 정식으로 인쇄물을 만들겠지만, 우선 한글파일로 만든 매뉴얼을 혹시 참고하실 분이 계실까 싶어 이미지로 올립니다. <4d지오>의 커넥터는 오직 한 가지 형태만 있습니다. 그게 원리입니다. 그리고 파이프는 시중에서 사용하는 지름 7mm 빨대와 규격이 같습니다. 일부러 그렇게 했습니다. 그래서 잡고 작업하기에 딱 좋지요. 두툼합니다. 이 파이프는 인체에 무해한 무독성 PP(실제 빨대 만드는 재질)로 만들었으며, 자신이 원하는 길이를 가위로 수월하게 자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일반 빨대로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일반 빨대는 두께가 매우 얇기 때문에 큰 구조물을 만들 수 없고, 작은 것을 만든다 할지라도 작품으로 오래 보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계속적인 반복 작업을 하거나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다양한 사례를 만드는 경우라면 얼마든지 일반 빨대로 할 수 있습니다.


커넥터는 아령처럼 생긴 가운데 부분이 얇아서 쉽게 끊어지지 않겠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100번 이상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해도 끊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플라스틱(커넥터는 김치통 재질인 무독성 HDPE로 만듭니다.)의 특성상 구부러지는 부분이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이 나타날 뿐입니다. 단, 사용자 방향이 아닌 쪽으로 비틀며 여러 차례 회전을 시키면 끊어지지요. 이는 커넥터의 올바른 사용방법을 지키지 않고 망가뜨릴 의도가 있을 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럼 차원이 다른 창의력 교구 <4d지오>로 만든 작품 몇 점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며칠 전 광복절 연휴  때 만든 달리는 말입니다. 보시다시피 커넥터가 연결된 결절점의 파이프 개수가 제각각입니다. 결절점의 방향과 각도도 자유롭습니다. 커넥터가 매우 유연하기 때문이지요. 파이프의 길이가 다른 것은 작가의 감성에 따라 길이를 가위로 잘라가며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 작품을 만들며 수차례 수정을 반복했습니다. 고마운 것은 수정이 매우 쉽다는 것입니다. 다 만들었는데 목 뒤에 갈기가 없다 보니 말이 아니라 망아지처럼 보였습니다. 사실 세워놓고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자중이 무거워 땅에 닿는 부분이 겨우 세 지점으로 된 이 말은 세우면 다리의 커넥터가 곧잘 빠져버리더군요. 그래서 눕히고 찍은 것입니다. 만약 아래 부분이 더 튼튼한 구조물이었더라면 세워 놓는데 아무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봅니다.





그래서 조아저씨 건축창의체험 교육원 천장에 매달아 놓았습니다. 매달기 전에 갈기를 만들었더니 좀 성숙한 말로 보인다 합니다~ㅎㅎ 나름 말 근육을 표현하려 애썼고요. 꼬리에서부터 내민 앞발까지는 170cm가 넘습니다. 입에서부터 뒷다리까지는 220cm가 넘는 크기입니다.  꽤 크지요.





방향을 바꾸어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말의 왼편에서 부는 바람을 맞으며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는 동세가 느껴지십니까? 안 느껴지신다면 초보 작가의 실패작이 되고 맙니다~^^;





뒤에서 본모습인데, 나름 힘 있는 꼬리를 표현하려 했습니다. 구조적으로 말하자면 캔틸레버인데 단 세 지점의 커넥터가 무거운 꼬리를 힘 있게 잘 버티고 있습니다. 뒤태도 꽤 예쁩니다~^^; 말 우측 아래쪽에 매달린 큰 별도 보이네요.





저 큰 별을 가까이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가장 안에 1차 지오데식돔, 즉 정이십면체가 들어있고 거기서 계속 다른 도형들이 파생되어 나옵니다. 도형들은 내부에서 각각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근접해서 보면 커넥터 결절점의 파이프 방향이 입체적이란 것을 알 수 있지요. <4d지오> 최대의 강점입니다. 게다가 힘이 있어서  꽤 무게가 나가는 저 별 구조물도 현재 1년 이상 넉넉하게 들어 매달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것 역시 바닥에 놓아두면 파이프가 두껍긴 하지만 휘어지다가 아래쪽 어느 것은 부러지거나 굽혀지고 맙니다. <4d지오> 작품은 크고 무거울수록 매달아 놓을 때 최대 성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인 입체도형. 그중 플라톤의 다섯 가지 입체입니다.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 커넥터에 연결된 파이프의 개수에 상관없이 모두 만들 수 있으며 꿰뚫어 보는 구조상 통찰력을 기르는데 매우 적합하기도 합니다. 한 가지 더 하자면 저 다섯 가지 구조물 중에 약한 구조물이 있고 단단한 구조물이 있습니다. 구별할 수 있습니까? 현 교육에서 그것까지 가르치는 사례는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만약 있다면 고마운 일이죠. 진짜 원리에 집중한다면 반드시 나와야 하는 질문이고 학생들은 쉽게 대답할 수 있게 됩니다. 직접 만들어 보면 설명이 필요 없이 스스로 바로 느끼고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건 프로펠러가 별도로 움직이는 헬리콥터입니다. 별것 아닌 이것도 계속 길이를 변화시켜 가며 작가의 디자인 의도를 마치 조각하듯 표현했더니 만드는데 3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물론 매뉴얼은 없었고요. 프로펠러가 움직이는 것은 유튜브에 동영상으로 올린 것이 있으니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헬리콥터 프로펠러 움직이는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OXzOsiOjIzk







그럼 서툴게 만들었지만 <4d지오> 매뉴얼을 보여드릴게요.


'연결'은 매우 중요한 능력이며 창의력은 연결의 능력과 비례합니다! <4d지오>의 커넥터는 이러한 연결 능력이 매우 뛰어난 제품입니다. 오직 한가지 형태의 똑같은 커넥터를 2개씩 모아 파이프에 결합시키는 원리입니다. 가운데가 부드럽게 구부러지기 때문에 각도와 방향은 물론이고 파이프의 갯수도 원하는 대로 다 연결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연결이 가능한 이유는 결절점 부위가 가늘고 유연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이런 커넥터는 없었습니다. 건축사가 개발한 차원이 다른 창의력 교구 <4d지오>는 자녀들의 창의력과 공간지각력 향상은 물론이고, 집중력과 지구력, 손가락 소근육의 발달을 도와줄 것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다양한 형태의 연결부위를 만드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각도도 매우 자유롭습니다. 이게 4d지오의 힘입니다!


4d지오 커넥터는 가운데가 가늘고 유연하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도 잘 구부러 집니다. 그런 특성으로 인해 2개식 결합되며 다양한 형태의 결절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순서대로 4d지오로 만든 시에르핀스키 삼각형(시에르핀스키 피라미드라고도 합니다.) 1단계, 2단계, 3단계입니다. 3단계의 경우 사진의 파이프는 20cm짜리를 사용했기에 현재 판매용인 15cm보다 크기가 더 큽니다. 15cm 길이의 파이프로 만들면 사진의 것보다 좀 작은 3/4 크기가 됩니다. 물론 커넥터의 갯수는 같습니다. 시에르핀스키 삼각형 1단계는 파이프 24개, 커넥터 48개가 사용되며, 1단계 가 4개 모이면 2단계, 2단계가 4개 모이면 시에르핀스키 삼각형 3단계라고 합니다. 4단계, 5단계도 그런 형식으로 계속 발전하면 됩니다. 따라서 시에르핀스키 삼각형 3단계면 파이프는  1단계인 24개 X 4= 2단계(96개)이고, 2단계인 96개 X 4= 3단계(384개)입니다. 물론 커넥터는 2배인 768개가 사용됩니다.


위 좌측이 시에르핀스키 삼각형 1단계, 우측이 2단계, 맨아래 큰 구조물이 시에르핀스키 삼각형 3단계입니다.




3차 지오데식돔. 사용된 파이프 길이에 따라 색깔을 달리 사용했습니다. 녹색이 가장 길고, 분홍색, 노란색 순이며, 4차, 5차 등 차수가 높아질 수록  완벽한 구에 가깝게 됩니다.







<4d지오>를 공식적으로 판매하기에 앞서 2016년 9월 30일까지 크라우드 펀딩을 하며 할인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dreamsead.com/project/projectDetail.do?prj_id=5009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건축문화 선진국이 되길 꿈꾸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좋은 건축주 만들기 프로젝트>입니다. 이 일을 통해 어린이를 좋은 건축주로 자라게 하고 싶고 앞으로 30~40년 후가 되면 우리는 반드시 최고의 건축문화 선진국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생각한 사람이 실천하지 않으면 그 일을 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요. 그래서 저는 생각한 것을 실천하는 중입니다. 차차 함께 동역하는 분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우리 세대만이 아니라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해 놓아야 할 테니까요.


<4d지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려고 했는데 무지 길어졌습니다. 늦게 시작한 글이라 덕분에 저도 날을 꼬박 새고 있네요~ㅎㅎ 기왕 링크한 김에 이전에 만들었던 동영상 하나 더 링크합니다.



아래의 <좋은 건축주 만들기 프로젝트> 한번 봐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M4aCEBNy6U

<좋은 건축주 만들기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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