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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용 Jul 25. 2017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답이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나는 확실히 닭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해묵은 얘기를 꺼내는 게 아니다. 내가 삶을 바라보는 원리가 그렇다는 것이다.


모든 조건과 상황을 완벽하게 갖춘 후 주도면밀하게 실행에 옮기는 게 '알'이라고 가정한다면, '닭'이란 불완전함에도 먼저 시도하고 행동에 옮겨 일단 실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사업에 빗댄다면 철저한 준비를 한 후 실패의 요인을 하나하나 제거해 가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도 있고, 일단 직접 해보고 깨져가며 사업을 하는 이도 있다. 후자는 손해가 많다. 그래서 당연히 전자의 방식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그러나 반드시 전자가 정답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전자가 안정적이라면 후자는 모험적이다. 모두가 모험적이 될 필요는 없겠지만 이 모험가들에 의해 세상은 변해왔고 그로 인해 다수의 많은 사람들은 안정적인 방향을 제시받게 되었다. 잘못하고 잘하고의 문제도 아니고 똑똑하고 미련하고의 문제도 아니다. 누구든 자신의 유전자대로 타고난 기질대로 살뿐이다. 즉, 생긴 대로 사는 것이며, 그 기질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닭의 경우로 살아왔던 것 같다. 무모하리만큼 앞이 보이지 않는 길,
아니 길이 없었던 상태를 깨달음(?) 하나로 길을 만들어 가고 있으니 말이다. 시간이 흘러 내 뒤를 따르는 몇몇은 그 길을 더 넓힐 것이다. 이후에는 넓혀진 길을 더 많은 사람들이 편히 걷는 때도 올 것이다. 혹여 내가 사는 동안 그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이미 '믿음'으로 그 길을 보고 있다.


세계 최고의 건축 유전자를 가진 우리나라가 반드시 세계 최고의 건축문화 선진국이 되는 그날을 위해 난 오늘도 '좋은 건축주 만들기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가르치고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다. 난 그냥 나 생긴 대로 오늘을 살고 있다.




페북이 4년 전 사진이라며 보여주는 이 때는 정말 팔 수 있는 제품이 아무것도 없었던 시절이다. 그럼에도 무슨 깡으로 코엑스에 부스를 차리고 전시회에 참여했을까? 오로지 건축을 통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고, 많은 어린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당연히 사업적 기준으로는 손해였지만, 이런 시도로 인해 꿈은 현실로 가까워졌고, 나 역시 점점 단단해지고 야물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은 자체 개발한 #아키조블록 과 #4d지오 가 있다. 대중적 홍보가 아직도 미약하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계속해야 할 일이기에 오래 걸을 수 있도록 몸을 만들며 가야 하기 때문이다. 서두에 언급한 '닭'의 불완전한 상황에의 실천이 완벽한 상태의 '알'을 만들 수 있다. 무모해 보이는 일이라도 마음이 끌리면 실천해야 할 분명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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