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briel Rico (b.1980)
가브리엘 리코는 (Gabriel Rico)는 1980년에 멕시코에서 태어나 현재 과달라하라 (Guadalajar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다. ITESO (Instituto Tecnológico de Estudios Superiores de Occidente) 에서 건축을 전공한 그는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예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의 작업은 자연물과 인공물처럼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매체들을 수학적 질서를 바탕으로 정교하게 배치하는데서 출발한다, 물체 (Matter) 를 단순한 개별적 존재가 아니라,서로 다른 요소들이 결합하며 새롭게 정의되는 하나의 유기적인 구성원으로서 다룬다.이질적인 것들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그의 작품은 균형과 조화를 모색하며,사물의 의미가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능성을 드러낸다.
그의 작품에서는 낙서화나 멕시코 벽화 전통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이 엿보인다.일반적인 벽화가 평면성의 한계를 지니고 있는 반면,가브리엘의 작품은 3D 낙서화로 새로운 공간적 경험을 주며,공기와 더욱 밀접하게 호흡하는 입체 오브제들과 그와 연결되는 자연발생적 드로잉의 조형적 패턴을 따라, 새로운 개연성과 균형미를 창조한다.마야문명의 우주론적 관점처럼, 혼돈과 질서가 조화를 이루며, 단순한 시각적 차원에 머물지 않고,입체적이며 몰입감있는 예술을 끌어낸다.
가브리엘 리코가 참여한 'Substract' 는 아트 바젤 마이애미 (Art Basel Miami) 에서 Masa Galeria 가 주최한 전시로, 빼기(Subtraction) 라는 사칙연산의 기초 개념을 확장하는 과정에 주목한다,전시 제목에서 'sub'는 바닥면에 잠재하지만 포착되어야 하는 모든 것을 의미하며, 'stract'는 추상성을 통해 제거되고 재창조 되는 과정을 가리킨다.
가브리엘 리코는 이 전시에서 멕시코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멕시코의 뒤섞인 문화와 문명,스페인 통치,원주민 토착문화,정치적 격변 등의 역사적 흐름을 풀어내는 Treinta Y Dos 를 선보였다. 작품 제목은 멕시코의 32개 주를 연상시키며,문화적 다양성과 복합성을 연산으로 해석한 듯하다.
작품 속에는 운석처럼 보이는 암석, 나뭇가지, 플라스틱 조각 등 서로 개연성이 없어 보이는 오브제들이 수학적 질서를 바탕으로 정교하게 배치되어있다.이러한 설치 작품은 마치 우주의 해답을 알고 있는 신비로운 부적처럼 보이기도 하며, 마야문명과 북멕시코 위칠족 원주민의 우주론적 철학이 깊이 연결된 듯한 인상을 준다.
*위칠족(Huichol)
위칠족은 스페인 정복 이후 시외의 고지대로 밀려나면서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은 독립적인
공동체로 남아 있다.이들은 아즈텍 이전의 고대 종교 및 샤머니즘을 바탕으로
자연과,인간, 영적인 존재들은 상호 연결 되어 있다고 믿고
기하학적 문양을 통해(비즈 공예,실그림(Yarn Paintings),신성한 환각 경험(Peyote Cactus))로 우주와 자연의 신비로움과
신의 존재를 직접 느끼며 연결을 강화하였다.
*마야문명
마야문명은 대략 기원전 2000년부터 시작되어
16세기 스페인 정복 이후에 대부분의 도시국가가
쇠퇴하였다. 이 문명은 고도로 발달한 과학과 예술을 자랑하며 천문학,수학,건축,문자 체계에서
독보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또한,우주론(천문학적 사고),자연 숭배를 중심으로 우주의 주기적 파괴와 창조는 서로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두개의 같은 힘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믿었고, 이러한 믿음은 그들의 예술과,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천되어 왔다.
그의 작품은 마치 수수께끼와도 같다. 1960년대 이탈리아의 *아르테 포베라 (Arte Povera) 운동처럼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재료와 기성품을 활용해 조형언어를 재해석하며,이를 통해 멕시코의 빈부격차,독립운동,내전,정치적 부패 등 역사적 과정을 견뎌온 희생자들과 현대 멕시코 사람들에게, 파괴적인 에너지를 희석하고 명료한 조화를 향한 이상성을 추구한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그의 작품은 과학이라는 예술과는 상반된 개념을 아우르며,우주적 본질을 품고있다.이러한 작품은 예술을 통한 영적 지도자의 의식적 예술행위라고도 볼 수 있다.
*아르테 포베라 (Arte Povera) 는 '가난한 미술'
을 뜻하며 1977년 이탈리아 미술 비평가
제르마노 첼란트 (Germano Celant)
가 처음으로 명명한 미술 사조이다.
이 사조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이나
자연 재료 (돌,나무,흙,금속,유리 등) 을 사용하여,
작품 그 자체보다 작업 과정,우연성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집중한다.아르테 포베라는 기존 미술 제도와 시장에 대한 저항을 통해 차별화된 의미를 탐구하며,미술이 지닌 형식적 아름다움과 상업적 가치를 넘어서는 미학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그의 작품은 아트 바젤 마이애미 (Art Basel Miami)와 프리즈 런던 (Frieze) 등에서 소개되었으며, 2014년에는 할리스코 문화부 (Jalisco Ministry of Culture)로부터 프로젝트 상을 수여받았다, 또한 파리, 벨기에, 서울 등지의 레지던지 프로그램에도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