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공간을 직접 만들어 촬영할 수 있다면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코로나 엔데믹' 시대가 마침내 도래했다.
다양한 산업이 코로나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지만, 인테리어 시장만큼은 대 호황기를 맞았다.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 '룸투어 영상' 등 이전에는 개인적인 공간으로만 여겨졌던 '집'이라는 공간이 적극적으로 컨텐츠화 되기 시작했다.
평균 실종
'평균 실종'은 트렌드 코리아 2023의 첫 번째 키워드로, 평균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어 평균을 내는 게 의미가 없어진 현상을 말한다.
'평균 실종'이라는 키워드에서 알 수 있듯, 사람들의 취향은 점점 다양해지고 뾰족(niche)해졌다. 선호하는 브랜드의 가구와 평소 눈여겨보던 오브제들 그리고 맡으면 기분 좋아지는 향까지, 철저히 개인화된 취향과 기호들로 꽉꽉 눌러 담아 공간을 채운다.
이전에 흔히 볼 수 있었던 거실 공간의 레이아웃은 흔히 '맞벽 구조'라고 말하는 소파와 거실이 마주 보고 있는 형태였다.
하지만, 요즘의 거실 레이아웃은 점차 다양해지고, 재밌어졌다.
1년 전, 처음 독립한 프리랜서 디자이너 친구는 거실을 오로지 작업 공간으로 사용한다.
얼마 전 이사를 간 파티를 좋아하는 친구 부부는 거실을 가로지르는 긴 테이블을 두고, 방 하나에 큰 스크린을 설치해 영화를 보며 술 한잔 할 수 있는 아지트같은 공간으로 꾸몄다.
위 영상 속 젠틀몬스터 디자이너 역시 평소 음악을 즐기는 취향을 반영하여 거실에 티비를 두는 대신 스피커를 두고, 좋아하는 컬러의 1인용 체어들을 감각적으로 배치해 공간을 완성했다.
(*이 영상 진짜 추천이요!! 집만봐도 집주인이 보여..대박적 감각..)
그리고 얼마 전 방문했던 삼성 래미안 갤러리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인테리어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나 조차도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신기한 구조가 많았다. 공간 한가운데에 놓여 있는 원형 테이블, 사용자의 동선에 따라 움직이는 비스포크 가구들, 아일랜드 형태로 놓인 소파와 그 뒤에 테이블을 두어 확보한 효율적인 공간 구성들.
그렇다면 이렇게 다원화된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가구업계는 어떨까.
러그 브랜드에 종사하는 지인의 말에 따르면, 이전과는 화보 촬영 현장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이전에는 잘 꾸며진 비슷한 인테리어 스타일의 스튜디오에서 제품 화보 촬영을 진행했지만, 요즘은 워낙 다양한 가구들이 출시되어 직접 세트장을 지어 트렌디한 인테리어 공간에서 최대한 다양한 화보컷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둔다고 한다.
하지만, 8시간 촬영에 800만원 정도의 예산이 든다고 하니, 이것도 규모가 있는 회사에나 적용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겼다. 이 모든 걸 가상공간에서 진행할 수 있을까?
가상공간에서 제품의 화보 촬영이 가능하다면, 이론적으로는 내 제품에 꼭 맞는 인테리어 스타일을 만들어 원하는 공간을 구성할 수 있다.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드세데(de Sede)의 소파나 카시나(Cassina)의 테이블을 마음껏 둘 수도 있다. 촬영 역시 무제한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아무리 원하는 대로 다 꾸밀 수 있는 가상공간이라지만 그 이미지의 퀄리티가 마치 심즈 속 세상 같다면, 사실상 재미있는 컨텐츠 정도로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이 '가상공간에서의 화보 촬영' 프로젝트는 LG 전자의 가상쇼룸과 까사리빙 매거진 커버를 제작하면서 점차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바뀌어 가고 있다.
위에서부터 LG전자 그리고 까사리빙과 아키스케치가 협업해 제작한 가상공간 화보 컷이다. 얼핏 보면 3D 가상공간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실제 공간에서 촬영한 것 같은 퀄리티다.
물론, 3D 모델링으로 제작된 제품들은 아직은 100% 실제 촬영본을 대체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제품의 텍스쳐를 확대해 정말 디테일하게 보여줘야 하는 경우에는 실제 촬영이 반드시 함께 동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다양한 상황에서의 제품 활용도를 보여주거나, 소개하고 싶은 제품을 원하는 무드의 공간 속에 배치해 보여 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제품과 딱 맞는 맞춤형 공간에 두고 촬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가구 디자이너로서 매우 신나는 일일 것이다.
아키스케치가 테스트하고 있는 가상공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은 모두 아래 미션 하에 진행되고 있다.
'누구나' 쉽게 3D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이는 업계 최전선에 있는 가구 브랜드들이 가장 먼저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마케터로서, 국내 가구 디자이너들이 보다 더 쉽게, 원하는 공간에서, 적은 비용으로 원하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야겠다.
다음 편에서는 실제로 가상 화보 촬영본으로 상세페이지를 구성했을 때 정말 구매전환 수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에 대해서 알아보고, 가상 화보컷이 어디까지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공유해 보려고 한다.
아키스케치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