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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 Oct 07. 2023

그레이트 코리아

엘리의 세상

'여기가 평양이라면.. 저는 지금 북한에 있는 것인가요???'


'북한이요? 처음 듣는 말이에요.'

'당신 세상에선 남한, 북한 그렇게 부르나요?'


'네. 한국, 북한으로 불러요'


'하하. 재밌네요. 여기는 그냥 한국의 평양이에요. 영어로는 'GREAT KOREA'라고 써요. 모 대부분 그냥 코리아라고 쓰고 있기는 해요'


시간의 차이는 확인했고, 이제 공간의 차이가 생겼다. 다행히 사람의 차이, 언어의 차이는 없는 것 같다.


'그럼, 지금 대통령은 누구인가요?'


'대통령이요? 그건, 옛날에 없어졌어요. 지금은 각 도마다 도지사가 그런 역할을 해요. 그들이 매월 세종시에 모여서 회의를 하구요. 제가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긴 하지만 그분들은 무지 피곤하게 사시는 것은 확실해요. 저라면 10년휴가를 주어도 절대 안해요.'


대통령이 없다니... 가능한 일인가?...


'그럼.. 국가는 무얼하나요?...'

국가가 없는 개인이 존재할 수  있나..도민이 있다면.. 국민은 아닌가.. 점점 복잡해진다. 이런 고민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답을 알고 싶었다.


'음.. 국가가 할일을 하지요'


'네?.. 네.. 그런데.. 대통령이 없으면 누가 중요한 결정을 하나요?'


'하하.. 집현전을 모르시는군요. 거기서 모든 결정을 해요. 그래도, 결정이 안되는 일들은 홍문관에서 도지사가 참석한 공개회의를 통해 집현전과 합의된 결정을 하고, 국민들이 모두 투표를 해서 결정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어요.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 사실 그 이상은 잘 몰라요.'


집현전, 홍문관 이건 내가 아는게 맞을 것 같다.

국민이 모두 투표를 한다고, 그 어마어마한 일을 일이 있을때 마다 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무언가 중간이 빠져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저..죄송하지만, 이제 집에 가야해요.'


순간, 번쩍하고 벼락이 치는 것 같았다.

'네..실례가 많았습니다. 성함을 여쭤봐도 될까요?'


'엘리에요.'


'저는 이월이라고 해요.'


'본명이신가보네요? 저는 애칭이에요. 여기서는 가족이외의 사람에게 본명을 알려주지 않아요. 이건 중요한 거니 꼭 조심하세요. 좋은 여행되시길 바래요'


'네? 네..오늘 고마웠습니다.'


본명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할까?


그녀가 눈앞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헤어지면 안될 것 같다.

어느새, 그녀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천천히, 걸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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