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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shlee Aug 01. 2016

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명월성지

쉰여덟. 외세침략에 대항한 역사의 흔적, 명월성지

제주에는 3개의 읍성과 9개의 진성, 그리고 25개의 봉수와 38개소의 연대가 있었다.

현재 흔적이 남아 있거나 복원된 곳도 상당수가 있는데,

읍성으로 제주시내 오현단에 있는 제주성지, 성읍민속마을에 있는 정의현성지, 모슬포에 있는 대정성지가 있다.

9개의 진성 중에 자취를 둘러 볼 수 있는 곳으로는 이곳 명월성지를 비롯하여, 별방진성, 수산진성, 화북진성이 있는데, 별방진은 우도 부근에 빈번히 출몰하는 왜구를 효과적으로 막기 위한 것으로서 현재 하도리 해안에 가면 일부를 볼 수 있고, 수산진성은 현재 수산초등하교 담장으로 사용되어지고 있으며 원형 보존이 가장 잘되고 있는 곳이 바로 수산진성이다.


명월성지


한림읍의 명월 마을은 제주도의 그 어느 마을보다도 아주 유서가 깊은 마을로 때 묻지 않은 제주의 속살을 현재까지도 간직하며 살아가는 마을이다.

현무암 성벽 사이로 차량들이 왕래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제주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기도하다.


명월성지가 위치한 마을은 남쪽에 월림리, 서쪽에 금릉리, 그리고 북쪽에 한림리가 있다.

명월성은 둘레가 1,360m 정도로, 북서와 남동 방향으로 장축(長軸)을 갖는 타원형의 성이다.

이 성에는 3개의 옹성이 있었다고 하나 南門址남문지와 西門址서문지의 옹성은 모두 유실되었고, 東門址동문지의 옹성만이 일부 남아 있다.

그러나 외벽만 일부 남아 있고, 옹성 자리에는 민가가 들어서 있다.

남문지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살펴보면 남문지와 동문지 사이에는 3개소의 치성이 있고, 외벽의 일부가 전 구간에 걸쳐 남아 있다.

해안에는 水戰所수전소도 있어서 板屋船판옥선과 노 젓는 군사 103명이 배속되어 있었다.

당시 책임자(종4품의 만호) 112명의 명단비 및 개인 공덕비가 있는 소공원으로 조성되었다.


명월포는 1270년에 삼별초의 별장, 이문경이 고려에서 파견된 관군을 진압하고 탐라를 점령할 때 상륙한 곳이며, 김방경이 삼별초를 정벌할 때에도 그 일진이 이곳으로 상륙하였다.

더욱이 1374년 목장을 관리하기 위해 몽고에서 파견된 몽고인 목자들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이를 진압하기 위하여 최영장군이 상륙한 곳도 명월포였다.

이곳에는 원래 성이 없었으나 1510년에 장림목사가 이곳은 비양도로 왜선이 가까이 댈 수 있는 곳이라 하여 그 대비책으로 목성을 쌓았는데, 1592년에 목사 이경록이 이를 석성으로 개축하였으며, 1764년에는 어사 이수봉이 조정에 건의하여 진장을 조방장에서 만호로 승격시키고 제주인으로 선발하여 임명하도록 하였다.

정조 때 제주를 다녀간 어사 박천형의 서계에

명월진은 서북쪽이 바다에 임하였고 진 앞에는 배를 정박할 만한 곳이 없으나 진의 서쪽 3리쯤에 독포가 있어서 어선이나 상선이 와서 정박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또 제주와 대정 사이에 위치하여 토지가 비옥하고 해산물이 풍부하여 9진 중 으뜸이다.

성지가 광활하고 백성들이 부유하며 샘물과 창고도 있어서 충분히 자급할 수 있으므로 서남쪽 거진 중의 하나이다.

라고 하여 제주의 9진 중 명월진만이 구색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였다.


현재 누구나 쉽게 둘러 볼 수 있도록 복원되어 보호되고 있는 곳은 당시 남문으로 남문을 보호하던 옹성, 그리고 남문위의 초루 등이 있다.

옹성과 초루 위로 편하게 올라갈 수 있도록 돌계단이 만들어져 있는데, 석성과 옹성, 그리고 초루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한림읍 관내의 마을 풍경과 비양도의 비경이 가히 절경이라 할 수 있다.

성지에 석성이 복원된 길이는 현재 250m에 불과하지만 원래는 높이 4.2m에 길이1.360m 이르는 석성이었다.

지금도 석성의 윤곽은 그대로 남아 있다.

성안에는 냇물처럼 솟아나는 샘이 있어 언제나 물 걱정은 없었다고 한다.

초루에 올라 북쪽해안으로 눈길을 돌려 마치 벽에 걸어 놓은 액자 속 풍경을 보는 듯, 눈부신 경치가 아주 인상적인데 보이는 곳은 한림리 도심지다.

시선을 서쪽으로 돌려보면 외딴섬 비양도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 보이는 풍경 외에도 성지 주변으로 펼쳐져 있는 제주의 농경지 모습과 꼬불꼬불 이어진 돌담들, 제주의 그 어떤 곳보다 제주스러운 정취를 만끽 할 수 있는 곳이 이곳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수백 년 동안 마을 어귀를 묵묵히 지키고 서 있는 오래된 팽나무와 함께 팽나무 군락을 이루기도 해서 한번쯤 찾아 가보는것도 좋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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