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chitect shlee Apr 29. 2017

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동백동산

일흔다섯. 선흘곶자왈, 동백동산

깊은 숲으로 시작되는 선흘 곶자왈(동백동산).

동백동산은 1971년 제주문화재보호 10호로 지정된 생태보호습지이기도하고 동백나무가 많아서 동백동산이라하지만 상록수림과 상존하는 곳자왈이기도하고 최근 100여년전 적거지가 발굴되기도하였다.  


이곳은 곶자왈인 동시에 람사르 습지다.

Ramsar wetlands 람사르 습지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습지로서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람사르협회가 지정, 등록하여 보호하는 습지다.

대한민국의 람사르습지는 모두 21곳(2015년 현재)이고 그 중 5곳이 제주에 분포한다.

2006년 물영아리오름 습지, 2008년 물장오리오름 습지, 2009년 1100고지 습지에 이어 제주도 4번째로 2011년 람사르 습지로 등재되었다.

마지막이 2015년 등재된 숨은물뱅듸다.

선흘곶자왈용암류는 거문오름에서 시작되어 약 7㎞를 흘러 선흘 및 김녕지역으로 이어지고, 해발 500m 민오름에서 시작된 조천-대흘곶자왈용암류는큰지그리오름, 작은지그리오름, 바농오름 사이를 굽이치며 조천리 해발 20m 지점까지 흘렀다


제주 다섯곳의 람사르 습지중 한곳, 조천-함덕, 구좌-성산, 애월, 한경-안덕 등 4개의 곶자왈 중 한곳인 선흘 곶자왈은 그 가치만큼이나 시작부터 숲이 깊다.

인간의 문명이 생기기 이전부터 존재해왔던 이곳은 바람 한 줄기, 빛 한 줄기 들지 못할 정도로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다.

선흘곶자왈에서도 가장 빼어난 자연림을 자랑하는 곳이 동백동산이다.

제주에서 난대림을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평지에 위치한 곳 중에서는 동백동산만한 곳이 없다.

넓은 면적의 상록활엽수림은 한국 최고의 상록활엽수림지대로 손꼽힌다.

상록활엽수림과 습지의 공존은 매우 드문 형태의 생태계로, 다른 어느 지역보다 다양한 생육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아지는효과를 만들어 준다.

드넓은 지역에 화산석이 켜켜이 쌓인 요철(凹凸)지형이 산재해 이 특이한 지형은 천연동굴과 비슷한 역할을 해서 한여름에는 오히려 시원하고 한겨울에는 다른 지역보다 따스한 기온을 유지해줌으로해서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한대식물과 난대식물이 함께 공존하는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는 것이다.
동백동산이라는 이름에서 혹 무성한 동백 숲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본래 동백나무가 무성하여 동백동산이라 불렸으나 식생의 변화가 있어 지금은 종가시나무의 우점도가 매우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참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때죽나무, 동백나무, 사스레피나무 등이 혼재하고 있다.


매우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상록활엽수림은 곶자왈을 한반도 최대 상록활엽수림이나 한겨울에도 푸른 숲이라는 명성을 자랑하며 제주의 허파라는 명예를 완성한다.

동백동산에는 멸종위기야생식물인 제주고사리삼을 비롯하여 개가시나무, 대흥란, 순채, 으름난초 등이 분포하고 있으며 밤일엽아재비를 비롯하여둥근잎택사, 중국물부추, 남흑삼릉 등 다양한 희귀식물들이 확인된 바 있다.

특히 제주고사리삼의 발견은 동백동산의 가치를 한층 올려놓았다.

이러한 종들은tumulus 튜물러스나 소택지에서 발견된 식물로 대부분 동백동산의특이한 지형지질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종들이다.

원시림이라는 특성상 이곳도 4.3에서 벗어날수없는 아픔을 간직하고있다.

도틀굴(반못굴)은 천연동굴로 용암선반, 용암주석, 용암종유 등 천연용암동굴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어 보호차원에서 동굴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1948년 11월 12일 선흘리 마을이 토벌대에 의해 초토화된 후 일부 주민들은 국방경비대 제9연대의 명령에 따라 해안마을로 피난한다.

하지만 기르던 가축과 가을걷이한 곡식을 두고 갈 수 없었던 많은 주민들은 임시 피난처를 찾았다.

며칠만 숨어 있으면 사태가 끝나겠지하는 마음으로 찾아든 곳이 숲이 우거지고 천연동굴이 산재한 이 일대 선흘곶자왈이었다.
반못굴엔 젊은 청년들을 중심으로 25명 정도 숨어 있었다.

인근의 목시물굴, 밴뱅디굴 등에도 주민들이 숨어들었다.

그러나 불과 나흘 만인 11월 25일 굴이 발각되었고, 9연대 3대대 군인들에 의해 피신했던 주민들이 체포되었다.

그들 중 18명은 밖으로 끌려나오자마자 곧바로 총살되었고 나머지는 함덕 대대본부로 끌려가 무자비한 고문을 받았다.

그리고 이튿날 '목시물굴'도 발각되어 주민 40여 명이 총살되는 등 선흘마을 주민들은 이 일대에서 많은 희생을 치렀다.

깊고 깊은 선흘곶자왈의 동백동산으로 들어서 원시림에 취해걷다보면 만나게되는 먼물깍이란곳은 기온이 일정하니까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나뭇가지에는 난대림 특유의 콩짜개난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바위 위에도 지의류가 꽃을 피운다.

동백동산 안에 위치한 동백습지가 위에서 언급한 람사르 습지다.


산책로가 끊어지는 곳에서 뒤로 돌아갈 수 도 있지만 평화로운 마을, 선흘리의 정취를 만끽하기 위하여 숲길 바깥쪽의 길로 돌아나가보는것도 좋다.

몇해 전만 하여도 내비 안내가 불가능 했지만 탐방안내소개 개설된 후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고의 힐링 코스중 하나로, 대화소리도 죽이고 걸어가보면 아는곳, 선흘 곶자왈, 동백동산.

매거진의 이전글 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도립곶자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