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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shlee Apr 21. 2017

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도립곶자왈

일흔넷.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

곶자왈

온통 가시덤불로 둘러싸여 멸시를 받아온 곶자왈은 밭이나 목장을 개간하거나 골프장을 만들 때 가장 먼저 희생양이 되어 왔다.

쓰잘머리 없다 여겨진 그걸 파헤치는 행위들을 유용한 개발이라 생각했었다.

곶자왈이 생명의 보금자리로 각광받게 된 것은 최근 들어서다.

화산이 분출하며 흐른 용암이 굳어 바위가 되고 세월이 흐르며 쪼개지면서 드넓은 요철형 바위지대가 형성되어 겨울에는 따스함을 간직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기운을 내뿜는 천연동굴 같은 역할을 하게된다.

따스함과 시원한 기운, 그리고 적당한 습도는 다양한 식생을 만들어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함께 모여 사는 독특한 숲이 형성된것이다.

열대 식물과 냉대식물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숲.

이 숲을 통해 제주의 청정 지하수가 만들어 진다.

그야말로 이곳은 생명의 보금자리이며 제주인들의 생명줄이다.

곶자왈은 순수한 제주 사투리로 곶은 숲을 말하며 자왈은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덤불같이 어수선한 곳이라는 뜻이다.

제주에서 곶자왈은 보통 네 지역에 걸쳐 분포한다.


한경∼안덕 곶자왈지대,

애월 곶자왈지대,

조천∼함덕 곶자왈지대,

구좌∼성산 곶자왈지대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은 서귀포시의 한경∼안덕 곶자왈지대 가운데 있는 곳으로 탐방안내소를 기점으로 총연장 6.5km의 거리 중 테우리길(1.5㎞), 빌레길(1.5㎞), 오찬이길(1.5㎞), 한수기길(0.9㎞), 가시낭길(1.1㎞)등의 코스로 한 바퀴를 둘러볼 수 있다.

대정읍에 있는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서 조성해 기증했다.

신평∼보성리 일대 154만㎡의 광활한 곶자왈 숲내에 탐방로와 휴게쉼터 및 주차장 등이 시설된 2012년 12월 1단계 사업 완공에 이어, 이듬해 7월에는 공원 내 탐방안내소, 곶자왈 전망대, 신평곶자왈 생태체험학교를 신축, 곶자왈 지역을 보전하고 홍보 및 교육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진 2단계 사업을 완공했다.

숲속으로 한 발짝 들어서면 울창한 숲은 바깥과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나게 해준다.

공원 내에는 10m 내외 높이의 종가시나무가 높은 밀도로 서식하고 있고, 녹나무 등 상록수가 울창하게 뻗어있어 사계절 늘 푸름을 간직한다.

종가시나무, 녹나무, 아왜나무, 센달나무 등 상록활엽수림과 때죽나무, 팽나무, 곰의말채, 이나무 등 낙엽활엽수림 등 외우기도 힘든 이름들이다.

용암이라는 악조건에서 살아남은 식물들이어서 그런지 더 강인한 아름다움을 주는것일까.

길 중간 중간 나무들의 이름이 적힌 팻말이 있고, 또 이 숲에 사는 나무들의 설명도 붙어 있다.

수많은 생명들과 어우러지면서 그렇게 푸름에 젖어간다.

피부에 와 닿는 감촉도, 코에 스미는 향도, 호흡도 자연의 리듬에 따르다

곶자왈 숲을 어느 정도 벗어면 갑자기 너른 들판이 나오고 전망대가 보인다.

높이 15m의 전망대에서는 멀리 한라산과, 다른 쪽으로는 바다도 보인다.

360도 파노라마.

休 쉼

곶자왈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가꾼 화려한 숲이 아니다.

자연이 가꾼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원시림이지만 오히려 꾸미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숲이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나그네의 옷을 자연스레 벗기는듯한 숲은 이런저런 시름을 절로 내려놓게 한다.

느리게 걸으며 빡빡한 도시 생활의 burnout syndrome 탈진증후군에서 벗어나는 시간여행이 되기를 권해본다.


탐방시간은 곶자왈 용암숲 내부가 일찍 어두워지기 때문에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10월부터는 오후 3시까지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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