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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offee 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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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shlee Sep 06. 2017

coffee break...懲前毖後 징전비후

; 지난날을 징계하고 앞날을 삼가하다

새벽 창밖의 바람이 없다.

비소식에 잔득 찌푸린 대기는 물기를 한껏 머물며 습도를 높여놨다.

트랜드를 몰고다니는 이들의 가벼운 말장난에 스스로의 길마저 흔들리는 것처럼 작은 일기변화에따라 변하는 불쾌지수는 기분을 떠나서 정신의 상태까지 지배한다.


비망록같은 글을 써 내려가다보면 상충되는듯한 이야기들이 보여진다.

쉬지 말고 열심히 해야한다고 했다가 충분히 쉼과 휴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가......

극한의 개념을 이야기하는것이 아니다.

중용을 지키는 최선이며, 중심이 잡혀진 쉼을 이야기하는것이다.


어느 방향에서든지 멈춤과 안주는 결국 손을 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도달하게 된다.

몇해전 西厓서애의 전쟁기록인 懲毖錄징비록을 드라마화했던 기억이 난다.

드라마는 보지 못했지만 기본시청률은 유지한걸로 기억이 난다.

懲毖징비는 지난 잘못을 거울 삼아 후일을 조심한다는 詩經시경의 小毖소비편에 나온 구절(予其懲而毖後患예기징이비후환)에서 연유한 것이다.

소비는 周 武王 주 무왕이 세상을 떠나고 나이 어린 成王성왕을 보좌. 섭정을 하며 나라의 근간을 다진 周公주공을 시기하는 자 들은 武庚무경(紂王의 아들)을 끼고 음모를 꾸미던 무왕의 사촌 형인 管叔관숙 蔡叔채숙의 무리였다.

이들은 주공이 성왕을 죽이고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역적모의를 하고 있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이에 나이 어린 성왕은 주공을 의심하기 시작하자 주공은 혐의를 피하기 위해 지방에서 은거하였다.

주공이 물러가자 이들 무리들은 반란을 일으켜 성왕이 주공을 불러들여 반란을 평정하고 무경과 관숙은 처형하고 채숙은 유배를 보냈다. 

이때 다시 주공은 조정의 정사를 맡아 보다가 성왕이 장성하여 정권을 물려주는데 성왕이 감격하여 한 말이라고 한다.


하루를 시작하며 懲毖징비를 떠올리고 스스로를 採根채근한다.

小毖소비(작은 아픔을)    


내 앞서 아픔을 겪어 봤거니 뒤에 올 환난을 지레 삼가리.

꿀벌을 손에 놓고 어루만지다 아프게 쏘인 것 그 누구던가.

그리고 몰랐노니, 작은 뱁새가 하늘 높이 나는 큰 새 될 줄을.

이제도 괴롭고 힘든 일과 불운은 아니 가시어 사느니 여귀 풀 그 맛이어라.


予其懲 而毖後患 예기징 이비후환

莫予荓蜂 自求辛螫 막여병봉 자구신석

肇允彼桃蟲 拚飛維鳥 조윤피도충 번비유조

未堪家多難 予又集於蓼 미감가다난 여우집우료

- 詩經 周頌 小毖 시경 주송 소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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