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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Jan 16. 2020

일반 인문 CXXVI 쌍팔년도

; 단기 4288년(서기 1955년) VS 서기1988년

사실을 알고계신 한 온라인 친구분이 내용정리 한번 했으면 하셔서 쌍팔년도 유래에 대해 이야기 해 봅니다

Fact는 나와 있으니 기사화된 내용과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어차피 쌍팔년도라는 말은 비어입니다.

정말 많이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사전는 등재되지 않은 비표준어 입니다.

아래는 우리말샘에 올라 있는 내용입니다.


쌍팔년-도雙八年度 | 명사, 단기 4288년인 1955년을 이르는 말. 즉 구식의 시대를 의미한다.

쌍팔년도-식 雙八年度式 | 명사, ‘쌍팔년도’에 이루어진 방식이라는 뜻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오래된 방식이나 형식을 이르는 말.


차곡님의 게시글에서처럼 쌍팔년도라는 말은 직후인 단기 4288년(서기 1955년) 을 가리킵니다

당연히 1955년 이전에는 쓰이지 않았고, 1960년대 들어서서부터 많이 쓰기 시작하다 70년대에 가장 많이 쓰였습니다.

이 시절은 전쟁 직후 거의 모든 생산 시설과 자원이 파괴되고,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뒤에서 서너번째로 손꼽는 가난한 나라이던 시절이었죠.


당시 한국군 군대는 장군과 장교들이 군량과 군수물자를 빼돌려 팔아먹어 수 만 명의 병사가 전쟁터가 아닌 후방에서 굶어죽는다든지 참조 일본군의 잔재인 병영내 폭력과 가학행위가 일상적인 등 부정 부패와 부조리가 만연해서 모든 것이 엉망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요즘 말로 당나라군대를 의미하는 "쌍팔년도 군대"라는 말이 유행했고 이것이 사회에서도 60-70년대에도 널리 쓰였던것이죠.


기사한번 볼까요.

군대내의 말이었지만 ‘쌍팔년도(1950년대)’까지만해도 군대는 배고프고 춥고 잡일로 고달팠지요. 오늘의 내무반, 식사, 피복, 휴게실등 사병복지는 옛날과는 비교도 안되게 효율적이고 편안하고 배부릅니다. 이런 시설은 전방이 더 훌륭합니다. 한마디로 요즈음 사병들은 먹고, 자고, 입는데 대한 불평은 없읍니다


이 기사는 경향신문 1976년 1월 30일에 陸海空 国軍과의 対話 (5) 兵營은 社會進出의 道場 自負와 보람의「黃金期」라는 머릿글로 허정렬 육군상사, 김두혁 해병상사, 조은호 공군준위가 군 복무에 관한 좌담을 실은 내용으로 위에 나온 쌍팔년도이야기는 허상사의 말 이었습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신상웅辛相雄의 1977년 단편소설 음모에서 소설 속 한 인물이 '쌍팔년도엔 한가락 했다'고 하자, 다른 사람이 '자유당한테 내리 낙선만 하셨겠군'이라고 하는 부분에서도 1955년(단기 4288년)이 쌍팔년도임을 짐작 할 수 있습니다. 


쌍팔년도 국민학교 교과서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70년대 원기업, 율산, 대봉그룹 등과 함께 Enfant terrible 앙팡테리블(무서운 아이들)로 재계를 놀라게한 제세그룹의 이창우회장은 당시 정경유착의 피해자로 1978년 10월, 구속되었다가 1979년,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받고 풀려나와 공중분해된 제세그룹을 보고 옛날 옛날 한옛날이라는 제목의 회고록에도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단기가 아닌 서기로 1988년이 지나고 나니 그 의미를 단기 4288년(서기 1955년)보다 서기 1988년에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혹자는 '쌍팔년도란 1988년보다 훨씬 이전'이라고 짐작한 일부에서는 삼칠일(21일 3x7), 이팔청춘(16살 2x8) 처럼  '8×8=64이니 쌍팔년도는 1964년'이란 추측을 내놓기도 하지만 그저 에피소드에 불과하지요.


어느덧 31년 넘게 흐르고 단기는 사회 어디서든 실생활에서는 전혀 쓰이지 않다 보니, 1980~199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세대 등은 쌍팔년도를 자신들이 아직 어려서 기억이 없거나 아예 태어나지도 않았던 과거인 80년대로 인식하고 사용하게 되고, 40대 역시 어릴 때 들었을까 말까 한 유래는 잊은 채 1980년대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시작이야 단기 4288년 이었지만 지금은 어떤 미디어나 SNS에서도 쌍팔년을 1988년으로 이야기 하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변화하는것이 순리에 맞는것이라 생각됩니다.


한 100년쯤 지나면 2088년을 쌍팔년이라 부르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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