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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May 10. 2021

일반인문 CLVIII Chronos / Kairos

; Chronos 객관적 시간과 Kairos 주관적 시간

지난 밤, 하루종일 통통거리는 날씨에 반해 조금 가라앉았던 차분함이 깊이를 더하는 생각으로 들어섰습니다.


살아가며 시간에 관한 무수히 많은 생각들을 갖게 됩니다.

관리하려 계획하고, 행동하고, 후회하고, 낙심하기도하고 

「시간을 되돌린다면...」이란 상상에 빠지기도 합니다.


과연 시간이라는 괴물의 통제가 가능 할까.


Saturn Devouring His Son


스페인 Madrid 마드리드의 Prado National Museum 프라도 미술관에는 고야가 그린 「 Saturn Devouring His Son 아들을 잡아먹는 새턴(크로노스)」라는 유혈이 낭자한 섬짓한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크로노스는 그리스 최초의 신인이자 시간의 신이죠.

고야는 그림을 통해 시간의 잔인성을 보여주려 한 듯 합니다.


크로노스는 우리를 집어삼키는 시간, 곧 우리가 쫓기듯 보내는 시간, 이런저런 일을 더 빨리 처리하도록 재촉받는 시간으로, (독일어 hetzen 재촉하다가 미워하다는 뜻의 hassen에서 온것을 보면) 이러한 재촉은 결국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행위로 자기 증오의 시간으로 해석할 수 있을것입니다.


크로노스가 증오의 시간이라면 우리에게 ‘기회의 신’으로 알려진 ‘Kairos 카이로스’는 꼭 알맞는 유쾌한 시간을 보여줍니다.

앞머리에 머리카락이 풍성하기에 제때라면 쉽게 붙잡을 수 있지만 뒤통수에는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기에 지나간 뒤에는 잡을 수가 없다는 카이로스비유를 통해 그리스인들은 기회를 제 때 잡아야 한다는 점을 말하려 했습니다.


Chronos vs Kairos

Chronos 크로노스가 누구나 인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시간을 의미한다면 Kairos 카이로스는 완전히 반대의 예측 불가능한 주관적인 시간일것입니다.

객관적인 시간이라는 것은 ‘강의 물이 항상 일정하게 흐르듯 영원히 고정된 시간-아이작 뉴튼’이고 ‘기회 opportunity’라고 번역되기도 하는 주관적 시간은 적절한 ‘때’를 말합니다.


신적인 우주의 영원한 시간, Chronos 크로노스와 인간세상의 짤막한 현재의 시간, Kairos 카이로스.

시간을 크로노스로 살아갈지 카이로스로 살아갈지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어차피 흘러가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지만 그것을 자신만의 특별한 시간으로 만든다면 시간은 스스로에게 기회로 작용할것입니다.


모든 사람의 카이로스는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글머리에 이야기 한것처럼 살면서 수도 없이 실수와 잘못을 반복하는데 영화 About time 어바웃 타임에서라면 장롱에 들어감으로써 시행착오를 번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겠지만 인생이 단 한 번뿐이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진리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의 카이로스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이 우리에게 아쉬움을 주지만, 지금 이 순간 지금 해야할 일을 하면서 남의 시간을 욕심내지 않는것이 인생의 시간을 가치 있게 사용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Time is the coin of your life. It is the only coin you have, and only you can determine how it will be spent. Be careful lest you let other people spend it for you.

시간은 우리 각자가 가진 고유의 재산이요, 유일한 재산이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우리 자신뿐이다. 결코 그 재산을 남이 우리 대신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하도록.

-Carl Sandburg 칼 샌드버그


근대적 시간 개념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에서 출발하고 있는 Michael Andreas Helmuth Ende 미하엘 엔데의 어른 동화 ‘Momo’를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다음엔 이 이야기를 해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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