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offee break

coffee break...Honk, Honk

; 깊은 가을 기러기 이동을 보며...

by Architect Y

새벽 기온이 일주일 사이에 많이 떨어졌네요.

가을이 깊어가는것이 그대로 들어나는것은 기온의 변화만이 아니고 하늘이 높아지고 겨울 철새들이 그 깊은 푸른 하늘을 떼지어 이동하는것을 보면 잠시 하늘로 넋을 놓게 됩니다.


구태여 깊고 짙은 코발트빛을 과학적으로 설명하자면 덥고 습한 성질의 ‘북태평양기단’의 많은 물방울이 태양빛을 흡수해 산란을 방해한 여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을의 양쯔강 기단의 적은 수증기로 자외선 쪽에 더 가까운 파란색이 더 잘 산란하기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이 가을 그 이유야 어떻든 잠시 내려리에서 놓고 하늘을 봐도 좋을듯 합니다.


무리의 머리에서 힘겹게 선두를 지키는 리더에게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후미의 기러기 소리, Honk, Honk가 조금은 버겁기도한 우리에게도 ‘고생했다’라고 전하는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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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가 남쪽으로 날아간다는 뜻으로 사용된 ‘行雁南飛 행남비행’은 판소리 춘향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수심 걱정 밤을 샐 제 기러기 울고 가니 일편 서강(서강) 달에 행안남비 네 아니야.


겨울 철새인 기러기가 봄에 북쪽으로 떠났다가 가을이면 다시 우리나라로 들어와 가을, 겨울을 지내지만 여름철새인 제비는 봄, 여름을 우리나라에서 지내죠.

제비가 올 무렵이면 기러기가 떠나고, 기러기가 올 무렵이면 제비가 떠나니, 제비와 기러기는 서로 만날 수 없는 운명입니다.

이런 제비와 기러기의 운명을 한자로 ‘연안대비(燕雁代飛)’라고 합니다.

‘회남자(淮南子), 지형훈(地形訓)편’에 나오는 말로 한쪽이 오면 한쪽이 떠나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제비와 기러기처럼 서로 어긋남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안비차처도래추(雁飛此處到來秋) 기러기가 날아 오면 가을이 오고,

염비차처도래춘(燕飛此處到來春) 제비가 날아오면 봄이련마는,

연안불견불면숙(燕雁不見不面熟) 제비와 기러기는 만날 수 없고 얼골도 모르니,

차문대비하과보(借問代飛何果報) 묻노니 연안대비(燕雁代飛)도 인과응보(因果應報)인가?


무리하게 벌려 한 3주를 빡세게 일해야하는 일정 속에 잠시 가을 하늘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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