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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Apr 06. 2022

陽春濟州(따스한 봄 제주)의 소생여행

; 제주의 봄날에 동행하며… /w 동윤, 현경, 오실

제주에서 업무일정을 끝내고 친구일행과 조우하고 힐링여행을 시작합니다.

이제 완연한 봄이 느껴집니다.

다사로운 봄의 기운을 맞으며 제주의 봄꽃 Refresh를 3명과 함께 합니다.

Refresh의 개념은 느림입니다.

바쁘고 빠르게 살아온 삶을 잠시 내리고 느릿함으로 제주의 소생이 우리의 재생이 되기를 바랍니다.


Heat up 힛 업


첫날 저녁은 노형오거리에 위치한 Fine dinning입니다.

사실, Formal한 French Fine dinning 이라기보다 조금 경쾌한 느낌의 구성을 보이는 casual한 개념으로 보입니다.

옥호는 최고로 뜨겁게 가열한다는 ‘Heat up’

바8인과 4인 테이블 2개로 좌석이 1인 셰프 레스토랑으로 보기에 조금 과한듯 보입니다.

우드파이어 그릴을 이용한 코스 요리

오픈 키친에 놓인 우드파이어 그릴


우드 파이어 그릴은 그릴과 바비큐를 결합한 요리법입니다. 

고기에 다양한 풍미를 더하는 마이야르 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그릴과 훈연향이 더해지는 바비큐의 장점을 동시에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장작불에 구우니 가장 원초적 조리법이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최근 우드 파이어 그릴은 최근만 보면 ‘불의 진화’이자 동시에 인류 조리 역사를 통틀어 보면 ‘불의 회귀’이기도 한것입니다.


* Maillard reaction 마이야르반응

마이야르 반응은 음식 조리 중, 색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특별한 풍미가 나타나는 화학반응을 일컫는데, 단백질 합성을 연구하던 프랑스 화학자인 루이스 카밀 마이야르(Louis Camille Maillard)가1912년 처음으로 발견했습니다.

 반응은 당과 단백질의 구성성분인 아미노산 사이에서 반응이 일어나, 음식의 색깔과 향을 만들어내는 화학반응 인데요. 효소 없이 화학 반응으로만 음식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당과 반응하는 단백질의 아미노기 종류에 따라 여러 종류의 음식 향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고기의 풍미는 환원된 포도당이 육류 단백질에 함유된 아미노산인 Cysteine시스테인과 마이야르 반응을 해 나타납니다. 

콩, 육류에 많이 함유된 아미노산인 leucine류신이 포도당과 마이야르 반응을 하면 초콜릿 향이 만들어지고, arginine아르기닌이 포도당과 반응하면 팝콘향이 나게 됩니다.


1. 감귤드레싱을 곁들인 비트 리코타 치즈 샐러드

2. 바질 오일을 곁들인 우드파이어로 요리한 그릴 문어

3. 그릴드 제주도 제철 생선과 유자 간장 소스를 곁들인 대파

4. 우드파이어로 요리한 미국산 채끝등심과 그릴야채와 마늘페스토(채끝대신 살치가 나왔습니다)

5. 그라나파다노 치즈를 곁들인 홍고추 알리오올리오 파스타

6. 오늘의 힛업 디저트


상큼한 샐러드로 아래는 비트가 깔리고 위에는 오렌지(?)와 리코타치즈, 그리고 약간의 프리세… 양이 소박하여 살짝 아쉬웠으나 맛은 입맛 돋우기 괜찮았습니다.

문어는 여수산이라고했는데 음…노코멘트 불향이 너무 강하네요

짭쪼롬하고도 상큼한 소스가 가미된 대파가 맛있었고 또 생선이랑 먹으니 합이 좋았습니다.

미디엄 레어정 도로 구워진 스테이크. 

굽기에 만족해서 잘 먹었습니다. 

사진은 핏기가 많아보이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죠.

마늘페스토가 킥. 

스테이크 싫어하는 분들도 이 소스와 같이 먹으면 좋아할 듯합니다.

매콤한 고추기름이 들었나 싶은 알리오올리오는 쌉쌀한 루꼴라와 잘 섞어서 먹으니 상당히 매력적인 오일파스타였습니다.

디져트로 달달한 초콜릿케이크가 나왔느데 진한 맛의 달달한 케이크가 나오다보니 차나 커피를 같이 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Lounge 38.


라운지 38은 저녁에서 밤까지 이어지는 ‘바’보다 낮시간의 ‘카페’가 주 영업입니다.

그래, 칵테일 몇 잔으로 스윽 분위기만 스캔합니다.

음... 칵테일은 크게 기대하지 않으시고 분위기 마신다는 생각으로 방문하시면 그냥저냥 나쁘지 않습니다.

바텐의 Jigger, Shaker가 바쁘게 돌아갑니다.

우리는 창가 테이블을 자리로 정합니다.

발베니와 마티니, 그리고 치즈 플레이터.

발베니는 땅에 보리를 심는 과정부터가 발베니의 시작이라 생각하고 전 세계 위스키 중 유일하게 직접 경작한 보리밭에서 원재료를 수급하고, 그것을 술로 증류시키고, 오크통에 숙성하고, 다시 유리병에 담는 모든 과정을 자동화된 기계를 쓰지 않고, 120여 년간 쌓아온 전통 수작업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보리와 물’을 직접 최고의 상태로 관리하며, 1892년 증류소 설립 이래 지금까지 ‘플로어 몰팅(Floor Malting)’이라는 전통 방식은 발아된 보리를 바닥에 깔아놓고 장인이 일일이 도구를 사용해 뒤집어 건조하는 수작업 과정을 밟는것입니다. 

이런 고된 과정 때문에 작업자의 구부정한 어깨를 가리키는 ‘몽키 숄더(Monkey Shoulder)’란 말이 생겼고 장인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 ‘몽키 숄더’가 만들어졌습니다.

제법 많이 알려진 한남동의 바 ‘몽키 숄더’가 여기서 왔죠.


국내에는 한국법인 윌리엄 그랜트 앤 선즈 코리아를 통해 ‘발베니 더블우드 12년’ ‘캐리비안 캐스크 14년’ ‘더블우드 17년’ ‘포트우드 21년’ 그리고 ‘발베니 30년’이 정식 수입돼 판매되고 있습니다.


야경 좋은 집에서 좋은 사람들과 한잔…


신설오름 


신설오름 제주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몸국집을 손꼽으라 하면 가장 먼저 신설오름을 떠올릴것입니다. 

30년 동안 몸국을 전문으로 내놓고 있는 이 집은, 몸국 하 로 허물어가는 자그마한 집에서 번듯한 새 건물까지 올린 몸국의 전설로 통 하는 집입니다. 

몸국은 제주의 집안행사와 마을 잔치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제주를 대표하는 토속음식이죠. 

몸은 모자반을 일컫는 제주말로, 모자반국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돼지고기와 뼈는 물론이고 내장과 순대까지 삶아낸 육수에 모자반을 넣어 푹 끓여낸 것이 몸국입니다. 

돼지고기와 해초는 궁합이 잘 맞지 않을 거라 생각 하기 쉽지만, 돼지고기와 몸국은 궁합이 아주 잘 맞는 음식이라 합니다. 

새벽 4시까지 영업을 하는 신설오름은 늦은 시간까지도 제주의 맛을 찾는 사람에게 늘 오픈되어 있습니다. 

몸국 외에 돼지수육을 도마에 올려 나와 갈치속젓과 배추잎과 함께 먹는 돔베고기, 제주에서만 나는 붉은색 해삼인 홍삼이 물회로 올라오는 홍삼물회가 대푶메뉴입니다. 

제주문예회관(동부경찰서)에서 국립박물관 사이 인제아파트 뒤.


송당본향당


신화의 땅 제주에는 1만 8천 신들의 땅의 제주에서는, 아직도 무속신앙이 제주 대중들의 삶속엔 살아숨쉬고 있습니다. 

그래 제주의 각 마을들은 입춘과 대보름 시기를 전후해서 마을제를 동시다발적으로 지내기 시작하고, 이 마을제는 1 년중 마을의 가장 큰 행사가 됩니다. 

제주의 마을제는 포제, 동제, 해신제, 토신제, 당제 등 마을 마다 이름이 다른데, 이는 모시는 신들의 이름이 마을에 따 라 포신이 나 산신, 해신, 토신 등으로 다양하기 때문이죠.


제주 구좌읍에 위치한 송당리라는 마을 역시 해마다 이 마을 내에 위치 한 '당오름'이란 곳에서 '송당리 마을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이 송당리 마을제는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그 중 요성을 인정받아 국가적으로 보호되고 있는 마을제입니다.

제주의 마을마다엔 반드시 마을의 토지와 주민의 제반사항을 관할하며 마을을 수호해 주는 신을 모신 '본향당'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본향당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주로 인가에서 떨어진 조용한 곳에 돌담을 두르고 나무를 모시거나, 나무와 당집을 함께 모신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각 마을에서는 각 마을에 위치한 본향당에서 해마다 기일을 택해 마을 제를 지냅니다. 

그러나 본향당은 꼭 마을제를 지낼 때만 찾는 곳은 아니고  집안에 무슨 일이 있다거나 축원을 할 일이 있으면 이곳으로 와 기도를 하는 아낙네를 지금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제주에서 주된 신앙은 불교나 기독교가 아닌... 여전히 무속이죠.

송당리 마을 본향당에 좌정한 신은 '벡주또' 여신~!

굿을 할 때, 무속신에 대한 이야기를 읊는 것을 본풀이라 하는데 이를 들어보면 송당리 본향당이 제주신들의 근원이 되는 곳임을 알 수 있습니다. 

본풀이에 의하면 한라산에서 솟아난 토착신 '소로소천국'은 수렵과 목축의 신으로, 강남천자국(서울 남산 송악산)에서 온 산육과 농경의신 '벡주또'와 결혼해 아들 열여덟, 딸 스물여덟을 낳았고 그 둘의 자손 들이 번창해 도내 368개 마을의 당신이 되어 각 본향당에 좌정하게 되었다 합니다. 

소로소천국과 벡주또는 제주 1만 8천 신들의 근원.

송당리 본향당에는 목축과 수렵의신 소로소천국은 없고, 벡주또 여신만 남게 되었습니다. 

아내 벡주또는 매일 놀고만 있는 남편에게 농사짓기를 권하며 대식가인 소로소 천국을 위해 밭을 갈때 먹으라고 밥과국 열여덟 동이를 챙겨줍니다. 

소로소 천국이 밭을 갈다보니 어느 중이 밥좀 얻어먹자 청하니, 먹어봤자 얼마나 먹겠나 싶어 알아 먹으라 했고 역시 소로소천국 못지않은 대식가여서 그 많은 밥과 국을 다 먹고 도망쳐 버립니다. 

밭갈기를 잠시 쉬고 밥을 먹으려 하니 밥이 없자, 배고픔을 참을 수 없던 소로소천국은 밭을 갈던 소를 잡아먹었으나 워낙 대식가였던 소로소천국은 그도 모자라 남의 소마저 잡아먹고 만다 벡주또가 점심그릇을 가지러 와보니 소는 온데 간데 없고 소로소천국이 배때기로 밭을 갈고 있기에 그 연유를 물으니, 소로소천국은 벡주또에게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벡주 또는 그 이야기를 듣고 노발대발하며 소도둑하고는 살 수 없다고 하고 이혼해버립니다. 

이혼한 후, 벡주또는 이곳 웃손당(상송당마을) 당오름에 와서 좌정하였고, 소로소천국은 알송당(하송당마을) 고부니에 좌정하게 되었다 합니다. 

그러니 이곳 송당리 마을제가 열리는 본향당에 제주 무신(巫神)들의 어머니인 '벡주또'만 좌정해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것입니다.

이러한 본풀이에서도 알 수 있듯 송당리(상송당과 하송당)는 제주 무신들의 근원이 되는 곳으로, 송당리 마을제가 가정 전형적인 마을 제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 은 당연한 일입니다.

본향당 앞에 받쳐진 제물들은 기본적으로 마을에서 공동 추렴하여 마련하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바구니에 해산물, 메, 술, 과일등을 가득 채워 본향당 앞에 켜켜이 쌓아놓습니다.

여기에 비록 조촐하지만 마을제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송당리 마을에서는 메밀국수와 간단한 반찬거리, 그리고 계피차를 준비해서 손님들을 맞았습니다.


강릉 단오제나 위도 띠뱃놀이 등에 비할 바 없을 정도로 정말 조촐한 송당리 마을제... 

하지만 송당리 마을제에서 강릉단오제나 위도 띠뱃놀이 못지 않은 인상을 받습니다. 

그건 아마 마을제에 참석한 사람들의 표정과 진심 때문일 것입니다. 


안돌오름 비밀의 숲


Hot place를 다녀왔습니다.

키 큰 나무가 길게 늘어선 길 끝에 놓여있는 민트색 차와 이국적인 숲의 분위기로 요즘 뜨는 핫플인 안돌오름과 비밀의 숲.

송당리 거슨세미오름과 안돌오름 사이에 있는 편백나무숲길을 사람들은 비밀의 숲이라 부릅니다.

60년을 가꾼 편백나무가 하늘 높이 솟아 장관을 이루고 있는 숲의 입구에는 한가운데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으며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숲 속은 곳곳이 포토스팟으로 커플사진, 셀프웨딩사진을 찍기 위해 다양한 소품을 챙겨오기도 합니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자라고 있는 편백나무 나뭇잎사이로 햇살이 비추고 있습니다. 

그 간격 덕분에 가지들 틈새로 햇살이 바닥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바람에 가지들이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옆 가지에 부딪혀 서로 생채기를 입히는 일은 적습니다.


서귀다원


십년지기 서귀다원에서 차멍…


서귀다원은 녹차밭 너머로 한라산이 바라다보이는 전망이 단연 으뜸입니다.

서귀다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기기묘묘한 제주 현무암이 사열한 녹차밭 사잇길을 지나면 운치있는 삼나무길이 이어집니다.

길 끝에 앉은 아담한 다실에는 팔순 어르신과 그 따님이 세월을 동행하시고.  

할아버지의 칠순기념으로 일본의 가고시마로 여행을 갔다가 그곳 녹차밭에 반해 15년 전 시작한 게 지금의 서귀다원입니다.

주변에서는 퇴직금으로 그냥 편히 살지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고 극구 만류했지만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꿈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꿈이 지금의 다원을 이룬 것이죠.

유기농을 고집한다는 서귀다원은 정갈합니다.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도로에서 내려오는 도로 중산간 부분에 위치한 다원인지라 초행자의 어프로치가 쉽지 않았는데 감속차선을 설치 했네요.

새롭게 측량한 내용에 대지 경계선이 잘못표시되어 울타리를 새롭게 공사 했고 이 때문에 입구 주차장이 좁아져 다원윗쪽에 주차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고 다실에서는 무료로 녹차를 마시는 시스템으로 바꾼다는군요.

아무래도 방문객이 많이 늘어나다 보니 이 편이 좋을듯 합니다.

녹차밭은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는 큰 돌을 쌓아 석축을 만들고 그 위에서 이 멋진 곳을 바라보며 차멍을 할 수 있게 했네요.

응원합니다., 나의 10년지기 서귀다원.


무주향


점심 전에 서귀다원을 찾아 차를 마시고나니 점심이 살짝 지났습니다.

그래 서귀포로 넘어왔으니, 숙소 체크인 전에 무겁지 않은 오찬을 생각했습니다.

위미리, 골목어귀에 무주향이라는 무심한 사인을 볼수 있습니다.

좁은 골목앞에 작은 나무간판이 있는데 안쪽으로 조금만 들어서면 마당이 널찍한 음식점이 있습니다.

5,6년전 제주시내 낭푼밥상, 서귀포 시내 소반, 애월의 물메골과 더불어 제주의 자연식을이끌었던 곳입니다.

판데믹 상황에 작년 1년은 문을 닫았다고 하시네요.

이곳은 나그네가 길 가다 목이 말라 물 한 잔 달라고 청할 정도로 편한 가정집 분위기입니다. 

해초비빔밥, 보말죽, 보말국, 보리수제비 등이 있습니다. 

기본찬으로 처음에 나오는 단호박보리전은 심심한듯 담백하고, 말그래로 자연먹거리입니다.(추가할때에는 3천원)

유자가 들어간 멸치볶음도 별미입니다. 

콜라비무침도 좋고 김치도 젓갈을 안쓰셨는지 매우 깔끔한 맛있습니다.

조미료 일체 안쓰면서도 깊은 맛들이 납니다.

해초비빔밥의 양념장은 일반식당서 그냥 엊어주는 고추장과는 차별되는 담백한 고추장맛입니다.

자극적인것 없이 재료들 본연의 맛들을 살려주는 훌륭한 음식.

보말칼국수에는 쫄깃쫄깃한 보말이 한가득 들어있고 미역까지 가득!

성게알까지 들어 국물이 구수하고 양도 아주 넉넉합니다.


서건도


체크인하고 바로 물때가 맞아 서건도로 향합니다.

아무때나 갈 수 없고 바다가 길을 열어줘야만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제주판 '모세의 기적' 신기한 바닷길.


서건도.(또는 서근도.)


이 섬의 이름의 유래는 썩은섬-썩은도-서근도를 거쳐 현재의 '서건도'라 불려지고 있는데,

아담한 산책로와 벤치 몇개, 그리고 소전망대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관광지로서 개발이 전혀 안된 때묻지 않은 곳이기도 합니다.

올래코스의 인기에 힘입어 이 구간을 거쳐가는 분들의 입소문에 그나마 알려지게된 곳이죠.

하루에 두번 간조시간에 열리는데 시간을 잘 맞춰 와야 걸어서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섬의 입구에는

'자연환경보전법 제18조에 의거 2002.11.5 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 이라는 안내판과 함께 물허벅여인상이 보입니다.

섬의 뒷편으로 다시 해안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지금은 위험해 계단을 막았는데, 사실 강정동 해군기지가 들어서며 볼 만한 모습이 사라져 구태여 내려갈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갯바위 낚시를 즐기는 분들이 자리 잡았죠.

혹자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이기에 썩은섬이라 부른다고 하고,

섬 전체가 썩은 흙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그렇게 부른다고도 하고,

태풍과 파도에 쓰레기들이 몰려와 섬에서 썩으면서 악취가 진동하여 썩은섬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정설은 아닙니다.

일단 악취는 없고 오히려 싱그런 바다내음이 신선합니다.

이 서건도는 '수중화산섬'으로 섬 전체가 아주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기원전 1세기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파편과 동물뼈, 등 고고유물들이 이 발견되기도 하고 심지어 사람이 살았던 주거흔적까지도 발견되어 고고학계의 관심을 끌기도 하였습니다.

퇴적층 너머로 보이는 바다가 바로 해군기지 입니다.

행여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다시는 이 곳에 발을 디딜 수 없을지도 모를일이죠.  

아담한 산책로 위로 살며시 솟아 오른 풀잎을 보니 아직까지는 이 곳이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청청지역임을 말해 주는것 같습니다.


'악어주둥이바위' 라고 불리는 신기하게 생긴 바위의 모습도 있고.

모진 풍파를 견뎌내며 언제나 이 자리를 지켜온 외로운 섬.

언제라도 영원히 때묻지 않게 이 모습 그대로 보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 서건도의 면적은 13,367㎡ 로 보름이나 그믐에 바닷길이 열리는 규모가 큽니다.

육지(제주도)와의 거리는 약300m.


구르매스시(미들급 스시야 오마카세)


파라다이스 호텔 경력 25년 서재훈 셰프가 운영하는 곳으로  손님 개개인의 입맛에 최대한 맞추는 기본 생각에서 옥호 작명을 하셨다고 합니다.

프어 gourmet에서 따온 グルメ(구르매; しょくつう 미식가)

특화된 점은 최근 돈을 줘도 못산다는 우니전쟁에서 당당히 최고상품만을 공급받아 이를 중심으로 다금바리라는 걸출한 놈을 더해 코스의 축을 만들고 계절생선을 더하는 구성을 하고있습니다.

북해도 성게알(うに 우니), 서울 하이엔드급 오마카세에서도 수급이 어려운 시기에도 이 집만은 늘 가능합니다.

이번엔 서셰프가 대구점 오픈을 위해 자리를 비우시고 새로운 분들이 보입니다.

우리는 작년에 서브해 주셨던 정창수 셰프가 스시를 쥐어주셨습니다.


초밥의 밥(しゃり샤리)는 유자초에 적초를 섞어 사용한다고 합니다.

절임무(べたらずけ 벳타라츠케) 맛있습니다.

계란찜(ちゃわんむし차완무시)/w 새우, 오크라, 표고, 맛살

토마토marinade

숙성회 금태(あかむつ아카무츠) 다금바리 (くえ쿠에) 잿방어(かんぱち간빠즈) 참돔(まだい마다이) 

고등어 (さば 사바) 참다랑어 대뱃살 (ほんまぐろ おおどろ 혼마구로 오도로) 유지폰즈

전복술찜(むしあわび 무시아와비)과 내장(けう게우)소스

옥돔(あまだい 아마다이)구이

바지락 미소국 (あさり みそしる 아사리 미소시루)

북해도 관자 (かいばしら 가이바시라)구이

참돔(まだい마다이) 

줄전갱이(しまあじ시미아지)/w 우메보시

다금바리(くえ쿠에)/w 청유자

금태(あかむつ 아카무츠)

은갈치((たちうお다찌우오) / w 감태

메로구이(メロ焼き 메로야끼)

참다랑어 대뱃살 (ほんまぐろ おおどろ 혼마구로 오도로)

참치 뱃살 성게알 (おおどろ 오도로, うに 우니)마키

참다랑어뱃살(ほんまぐろおおどろ혼마구로오도로), 성게알(うに우니), 단새우(あまえび아마에비) 마키

참돔맑은탕(まだいすいもの 마다이스이모노) 

고등어봉초밥(さば ぼうずし사바보우즈시)위 감태

(앵콜 사시미) 고등어 (さば 사바)

(앵콜 사시미) 참치속살(あかみ아카미)

모듬김밥(ふとまき후토마키)

(앵콜 사시미) 잿방어(かんぱち간빠즈)

덮밥 (かいせんどん 카이센동)

후식은 메론과 천혜향 Vin chaud (뱅쇼)

마리와주는 콜키지로 샤블리와 샤도네 2병을 준비했습니다.

조합이 너무 좋아 후반부는 구름메 사케리스트에서 앞의 와인색늘 해치지 않는 아카부 준마이 赤武 純米酒로 이어갑니다.

일본전국주조조합 등록 기준 최연소 토우지의 손에서 탄생한 경쾌한 스타일의 준마이로 열대과일을 즐기는 듯한 화사한 향과 풍미, 아카부 특유의 경쾌하고 쥬시한 산미가 매력적인 사케로 디켄팅을 거치면 더욱 섬세한 맛의 변화를 즐길 수 있고, 가볍게 데워서 즐기기 에도 좋은 주질입니다.


중문고등어쌈밥


셋째날 조식은 조금 더 여유롭게 시작합니다.

고등어 쌈밥입니다.

구성은 묵은지 고등어 조림과와 전복솥밥 2인과 고등어 구이와 전복솥밥 2인으로 주문 합니다.

오랜 영업지가 아닌 신생업장으로 깊은 맛이아닌 아침식사에 적합한 경쾌한 묵은지찜입니다.

구이도 괜찮은 수준입니다.

전복솥밥에는 전복내장이 함께 들어 있네요.

진한 전복향도 괜찮습니다.

여유로운 아침식사로 들러볼만한곳입니다.



안덕계곡


가볍게 돌아보지만 묵직함을 느낄 수 있는 계곡.

제주를 생각하면 대부분 바다와 한라산을 떠올리고 최근에는 올레길을 이야기합니다.

정작 비경들은 알려지지 않거나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상업적인 연결성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제주의 비경들 속에서도 빼어난 절경을 간직한 멋스럽고 운치있는 계곡들이 보여주고 싶은 곳입니다.


추사선생이 거닐던 곳, 안덕


깊지는 않지만 기암절벽과 울창한 숲이 우거져 있어서 상당히 어둡습니다.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가 평소에 머리를 식히러 자주 들렀을 정도이니 그 풍광을 어디다 비할까

울창한 난대림으로 우거진 이 숲속에 서면 귓가에는 오로지 새소리와 물흐르는소리뿐..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제주에서는 특이하게도 조면암(粗面岩)으로 이루어진 계곡입니다.

사시사철 물소리가 끊이지 않는 계곡, 바로 감산계곡(안덕면 감산리).

이곳 감산계곡의 난대림 지역은 천연기념물 제377호로 희귀식물인 솔잎란, 구실잣밤나무, 소사나무, 지네발란, 녹나무, 호랑가시나무, 등 300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고, 특히 양치식물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난대림을 상징하는 원시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학술적으로 가치를 인정 받고 있는 천연림입니다.

선사시대에 삶의 터전으로 보이는 동굴들이 군데군데 보이고, 탁라시대 후기(A.D 500~900) 주민들의 야외정착 주거지인 그늘집터가 있습니다.

육지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주거형태인 바위그늘집은 입구직경 6.5m, 입구높이 2.8m, 입구에서 안쪽까지 깊이 3.4m에 이르며, 전체적인 입구형태는 아취형 그늘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로는 ‘곽지2식 적갈색토기’와 곡물을 빻는데 사용하는 ‘공이돌’이 있기도 합니다.


먼 옛날 하늘이 울고, 땅이 진동하고, 구름과 안개가 낀지 7일만에 군산이 솟아 오르고 시냇물이 암벽사이를 굽이굽이 흘러 치안치덕(治安治德)한 곳이라 하여

안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한번쯤은 30분정도 소요되는 짧은 코스를 돌아봄도 나쁘지 않은 제주 알기가 될것 같습니다.


납읍난대림


볕도, 바람 좋은 이런 날에 적합한 장소, 납읍난대림.

금산공원으로도 불리는 납읍 난대림지대는 이름처럼 사철 상록의 숲을 이룹니다.

아름드리 상록수들이 그윽한 정취를 드리우는 곳으로 평지의 숲으로는 드물게 상록수림의 보존이 잘 되어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 375호로 지정될 만큼 생태적 가치도 뛰어납니다.

숲 깊은 곳에는 마을제를 올리는 포제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마을제는 주로 여성들이 주관하며 무속식 당굿으로 행해지지만 양반들의 유희처로 사랑받던 숲인지라 납읍리 포제단에는 유교적 제법으로 마을제(제주 무형문화재 6호)가 치러지는데, 연초에 치러지는 구좌읍 송당리 마을제와 더불어 쌍벽을 이룹니다.

도로 옆에 바로 자리할거라 생각이 들지 않는 힐링 포인트 입니다.

붙어있는 납읍초등학교가 너무 예쁩니다.

천연 잔디 운동장이 잘 가꾸어져 있습니다.


곽지와 카페태희


서쪽 해변은 곽지와 협재가 좋죠.

그중 곽지과물해수욕장을 선택한것은 카페태희때문입니다.

Fish & chips.

생각보다 날이 좋아 움직이는데 기분이 좋네요.

언제 누가 어디서 시작을 했는지 조차도 찾기가 어렵지만 흔히 영국인을 농담 하듯이 부를때 Fish & Chips라고 부르듯이 영국의 트레디셔날 푸드죠.

클럽매드 총괄 셰프 출신의 김태희님이 운영하는 곳입니다.

호주에서 만난 아내와 함께 이곳에 정착한 후 작은 카페를 열었다고 하는데 카페는 몇 테이블 안되는 아담한 규모여서 조용히 맥주를 마시며 해변의 운치를 느낄 분들에게 권할만 합니다.

Fish & Chips에는 chips라 해서 웨지감자처럼 크고 두껍게 해서 튀겨냅니다.

영국에서는 생선은 전통적으로 대구류를 사용하는데, 요즘은 sole, flouder, turbot(서대류,넙치가자미류)등도 많이 쓰여지고 있는데 광어는 가격을 맞추기가 어렵고 방어는 기름이 많아 이곳 태희 카페에서는 수입산 캣 피쉬(바다메기류)를 사용하지만 계속 같은 생선류를 고정하는것은 아니고 그때그때 바뀝니다.

사실 비슷한 정도의 살코기라면 결국 조리과정, 기름의 질과 넉넉한 양, 기름 온도, 튀김기술, 그리고 소스 맛등에서 맛이 결전되어집니다.

제대로 만들면 느끼하지 않으면서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Fish & Chips가 될 것이고, 잘못 만들면 너무 느끼해 먹다 말게 될 것입니다.

이번엔 Grilled Fish & Chips와 새우튀김도 함께 맛을 봅니다.

뭔가 투박스러운듯 아기자기한 외부 모습의 카페 태희.

들어가자마자 맡았던.. 튀김내음~

가격대는 결코 저렴하지 않지만 충분히 맛의 내공이 느껴지는 곳.

혼자와도 혀 어색하지 않은 곳.

피쉬앤칩스가 일품인 카페(곽지해수욕장 맛집) 


*과물은 한라산에서 흘러내리기 시작한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100리를 내려와 곽오름을 배경으로 바닷가에서 솟는 달콤한 감수라는 뜻으로 제주어로 돈물이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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