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wer corrupts
Corruptible: Who Gets Power and How It Changes Us
통령비서실이 지난 26일 박성제 MBC 사장에게 공문을 보내 ‘비속어’ 보도의 경위를 구체적으로 물었다고 MBC가 27일 밝혔네요.
2018년 4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함당의 전신인 열린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롭게 교체된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실 현수막 문구가 공개되었죠.
새로 바뀐 현수막에는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라고 적혀있었습니다.
1198년 10월 30일에 반포된 교황 칙서 Sicut universitatis conditor 시쿠트 우니베르시타티스 콘디토르는 ‘달빛은 태양에서 나오며, 달의 크기나 질은 해의 그것보다 더 아래에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왕의 권세 역시 교황의 권위로부터 나온다’는 교황의 절대권위를 인정하며 유럽에는 교황의 영향력에 버금갈 만한 영향력을 가진 세력이 전혀 없었습니다.
1870년, 교황 비오 9세 Pius Ⅸ는 교황은 절대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는 교황무류敎皇無謬 교리를 선포합니다.
이는 교황이 실제로 잘못을 범해도 견제할 장치를 아예 봉쇄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가톨릭교회 내부로부터 비판이 터져 나왔고 영국ㅇ릐 역사가이자 가톨릭신자였던 액튼 John Emerich Dalberg-Acton경은 1887년 4월에 역사가이자 주교인 맨델 Mandell Creighton에게 보낸 서신에서 그런 비판의 심정을 담아 이렇게 말을 한것에서 비유한것이죠.
Power corrupts.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권력일까, 권력을 잡은 사람일까,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고개를 끄덕이고 나면 궁금해집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국제정치학과 부교수이자 정치 컨설턴트인 Brian Klaas 브라이언 클라스 박사는 10여 년간 벨라루스, 영국, 코트디부아르, 태국, 튀니지, 호주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백 명의 최고위 지도자를 인터뷰하며 진행한 10여 년의 연구를 토대로 권력 부패의 본질과 앞으로 놓인 우리의 과제를 권력의 심리학 Corruptible: Who Gets Power and How It Changes Us이라는 책을 통해 논하며 500건 이상의 인터뷰와 인간 행동에 관한 최신 이론을 토대로 어떤 사람, 어떤 시스템이 더 쉽게 권력을 손에 넣고 부패하는지 밝혀냅니다.
작고 평평했던 인간 사회가 크고 복잡한 위계질서로 나아가는 지점에서 출발해, 사이코패스적 성향의 개인이 조작과 위협으로 권력을 손에 넣는 과정, 문화적 배경이 개인과 국가 시스템의 부패에 미치는 영향, 잘못된 권력 부여가 촉발한 주요 사건 등 권력의 본질을 다양한 측면에서 면밀히 살펴봅니다.
독재자, 부패한 CEO라고 해서 우리와 완전히 다른 종은 아니다. 책은 인간 행동에 관한 다양한 분야의 이론을 토대로 그들의 행동을 촉발한 요인을 설명하고, 우리 손에 통제권을 쥐기 위한 과제를 제안하고 있죠.
책은 선사 시대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의 뇌가 만들어낸 지도자 선택의 오류, 권력의 정점에 설수록 나쁜 선택을 거듭하게 되는 이유 등 결국 부패하고 마는 ‘권력의 심리’를 실제 사례와 정치학, 심리학, 신경학, 행동경제학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를 융합해 풀어내며 권력의 본질에 대한 통찰은 지금 시대에 필요한 리더의 자질과 리더가 부패할 수 없도록 우리 손에 통제권을 쥐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권력 자체는 악한 것도, 선한 것도 아니지만 악한 사람들을 끌어당깁니다.
즉, 부패하기 쉬운 사람들이 권력에 이끌립니다.
뉴욕시에 머무르는 UN 대사들은 한때 법 위에 군림했습니다.
997년부터 2002년까지 5년 동안 미납된 주차 딱지 중 UN 외교관 차량에 발급된 횟수가 15만 회에 달한다. 하루당 80회 이상이다. 누적된 미납 과태료는 무려 1,800만 달러다.
2002년, 뉴욕 시장 마이크 블룸버그(Mike Bloomberg)는 여기에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블룸버그 행정부는 과태료 미납이 세 번 이상 누적된 외교관 차량의 외교관 번호판을 취소하는 '삼진아웃' 규칙을 도입했다. 그해 10월, 불법 주차된 외교관 차량이 길가에 난무하던 맨해튼 개척 시대가 막을 내렸다. 도시에 새로운 보안관이 왔음을 알리기 위해, 시 행정부는 한 달에 30개국의 면책 번호판을 빼앗기도 했다.
마치 올림픽 종목이나 되는 것처럼 앞다투어 주차위반을 해대던 부패한 국가 출신의 외교관들은 삼진아웃 규칙 시행 하루 만에 불법 주차를 완전히 그만뒀다.
시행 이전의 시기 동안, 티끌 하나 없는 국가의 외교관들도 뉴욕에 거주한 기간이 오래될수록 불법 주차를 더 자주 하는 경향이 있었다. 시행 공백에 익숙해질수록, 부패한 국가의 외교관들이 보이는 행동을 따라 하고 싶다는 유혹은 점점 더 거세졌다. 문화가 중요하긴 하지만, 사회적 영향도 마찬가지였다.
-200p
또 우리는 진화 과정에서 체화된 과거의 기준을 갖고 지금도 지도자를 택하는 편향이 있습니다.
더구나 부패하기 쉬운 사람들은 공직 선거든 기업의 임원 승진이든 권력을 잡는 데도 능합니다.
마키아벨리즘, 나르시시즘, 사이코패스 성향이라는 어둠의 3종 세트 중에도 사이코패스 성향인 사람들이 특히 그렇습니다.
여기에 부패하기 쉬운 시스템이 결합하면 최악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1865년 벨기에 왕이 된 레오폴드 2세는 재임 초반 자국에서 나름 개혁가로 명성을 얻었으나 그가 사적인 식민지로 삼은 콩고자유국에서는 인류 역사에 손꼽힐 폭군으로 고무 채취에 사람들을 강제 동원하며 차마 글로 옮기기 힘든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인종차별주의자 괴물이 한 시스템에서는 억제되고 다른 시스템에서는 폭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세계 최악의 자연 실험 -213p
액튼 John Emerich Dalberg-Acton경의 이야기처럼 권력은 실제로 부패하지만 권력이 부패하는 정도에 관한 우리의 매우 냉소적인 시각은 잘못되었는데 이 중 일부는 권력을 가진 인물을 칭찬하거나 비난할 때 우리가 너무 자주 간과하는 네 가지 현상과 관련이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나는 이 네 가지 현상을 가리켜 '더러운 손', '나쁜 짓 잘하는 법 배우기', '기회는 찾아온다', '현미경 아래에서'라고 부른다. 각 현상은 우리에게 왜곡된 관점을 안겨주고, 우리는 이로 인해 권력이 사람을 실제보다 더 부패시킨다고 믿게 된다.
(중략)
권력에 대한 우리의 직관에는 결함과 오해가 있을 수 있다. 더러운 손, 학습, 기회, 감시 등의 네 가지 현상은 권력이 실제보다 더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때때로 우리는 권력의 효과와 권력 유지의 본질적인 측면을 혼동한다. 그러나 이 네 가지 완화 요소 또한 이야기의 일부일 뿐이다. 권력의 부패 효과는 이 요소들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 알고 있듯, 액턴 경이 옳았기 때문이다. 권력은 실제로 부패한다.
-227p
하지만 독재자, 부패한 CEO라고 해서 우리와 완전히 다른 종은 아닙니다.
책은 인간 행동에 관한 다양한 분야의 이론을 토대로 그들의 행동을 촉발한 요인을 설명하고, 우리 손에 통제권을 쥐기 위한 과제를 제안합니다.
시스템 개혁은 권력의 남용만 아니라 부패하는 사람을 권력에 덜 끌어당기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 경찰을 전시 특수부대원처럼 묘사한 미국 조지아주와 친절한 도우미로 묘사한 뉴질랜드, 전혀 다른 모집 영상이 불러온 효과가 그 예입니다.
하지만 지원자 풀이 극도로 제한되면, 이 책에 나오는 알래스카 작은 마을처럼 경찰 지원자 전원이 가정폭력 전과자라면, 어쩔 도리 없이 그중에 뽑아야 하겠죠.
저자는 권력의 자리에 지원자 풀을 늘리고 다양화하는 것은 비롯해 제비뽑기, 즉 무작위 선출로 권력을 억제하는 방식같은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권력자에 대한 감시도 빼놓을 수 없을것입니다.
가혹한 모니터링을 도입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모든 감시가 꼭대기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중국의 평범한 무단횡단자보다는 부패한 공산당이 훨씬 더 철저한 조사를 받아야 한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사람들은 지배를 '받는' 사람들이 아니라 지배를 '하는' 사람들이다.
애덤 살리스버리(Adam Salisbury)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서아프리카의 부패에 관해 연구했다.
그는 부르키나파소에서 관세동맹을 주도하던 부패한 공무원이 실각하자 이때까지 그의 지배를 받던 사람들이 악습을 빠르게 청산했음을 발견했다.
상부에서 더는 부패의 신호가 내려오지 않자 부하 직원들은 스스로 개혁했다. 우두머리의 목을 베는 방식은 효과가 있는 듯하다.
살리스버리의 연구 결과는 누군가를 현미경으로 조사하려고 한다면 책임을 맡은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개념을 강력히 뒷받침한다.
책임자의 권력 남용은 훨씬 더 중대하고, 상부에서 이들의 행동을 청산하면 하부에서도 더 많은 이들이 행동을 그만둘 가능성이 더 크다.
반대의 경우는 상상하기 어렵다.
말단 직원이나 비서가 더 좋은 행동을 보인다고 해서 부패한 판사나 CEO가 갑자기 청렴결백해질 리는 없다.
그러나 권력자들이 오늘날 거대한 신들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에 우리는 잘못된 사람들에게 감시를 집중시키는 경향이 있다.
로마의 풍자 시인 유베날리스(Juvenal)도 이런 말을 남겼다.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
-400p
선한 사람이 권력을 쥔다고 하루 아침에 악인이 되는 것은 아니라도,
권력이 사람을 더 선하게 만든다고 주장하는 연구는 거의 없다 -287p
는 것이 저자의 말입니다.
나쁜 리더도 문제지만, 나쁜 상사를 더욱 나쁘게 만드는 권력을 추구하는 추종자는 잠재적으로 조직문화를 더욱 해칩니다.
이 책에 담긴 권력의 본질에 대한 통찰은 지금 시대에 필요한 리더의 자질과 리더가 부패할 수 없도록 우리 손에 통제권을 쥐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