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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Jan 15. 2023

육지것의 제주 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81 선돌선원

; 드라마 아일랜드 금백주의 집, 한라의 심장으로...

제주가 배경이되는 드라마나 영화는 장소가 궁금해 슬쩍 돌아보곤 합니다.

이번엔 웹툰 원작의 아일랜드.

원작처럼 쟝느물의 색은 잘 살리지 못하고 CG도 약하지만 배우들의 캐릭터 몰입은 좋네요.

원작과 다르게  신적 존재이며 태고부터 신령한 존재인 금백주(고두심 扮)가 등장하는데 아마도 송당본향당의 당신인 금백조(백주또)일것이라 생각됩니다.

(제주의 신화는 그리스 로마신화에 절대로 밀리지 않는 재미가 있는데 시간되는대로 엮어 보겠습니다)

눈에 들어 온것은 금백주의 집으로 사용된곳으로 개인적으로 이 고즈넉한 선원을 너무 좋아 합니다.

드라마 아일랜드의 금백주 집
불상없는 암자, 선돌이 그대로 불상인 선돌선원.


추적이는 겨울비 내리는 일요일, 잠시 돌아 봅니다.

서귀포 인근 5,16도로변, 선돌길이라는 조그마한 표시와 함께 한라산 방향으로 꼬불꼬불 이어진 산길로 들어서면 들리는 소리라고는 오직 바람에 나무가 흔들리며 스치이는 나뭇잎의 스산한 울음소리와 모습을 감춘 채 하염없이 지저귀는 산새들의 노랫소리뿐입니다.

길을 따라 산속 깊은 곳으로 걸어 들어 가면 온갖 상념들이 사라져 내 몸 조차도 자연의 일부인냥 몽환의 세계로 빠져드는 곳이죠.

걷는 내내 눈앞에 보이는것이라곤 깊디 깊은 수림의 울창한 숲과 코끝을 간지럽히는 이끼의 냄새뿐, 산새들 소리 마저 없었다면 혼자서는 깊은 산속 특유의 음산함에 기겁을 하여 이내 발길을 돌렸을지 모를 일입니다.

대충 걸어보니 30~40분, 대략 2km정도는 올라갑니다.

갑자기 하늘이 시원스럽게 열리고 눈앞에 한라산의 장엄함이 펼쳐지는데, 맨 앞자락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기암괴석이 장관입니다.

흠칫 놀랄 정도로 거대한 바위덩어리는 조그마한 암자를 감싸고 있고 암자는 바위를 정성스럽게 모시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초가집 서너 채와 그 주위로 펼쳐진 풍경들. '여기가 선경이로구나' 저절로 이끌리는 듯 안으로 들어갑니다.

불자들이 암자에 기거를 하며 수양을 쌓는데, 특이 한 것은 암자에는 불상이 없습니다.

바로 암자 뒷편에 우뚝 솟아 있는 선돌바위 자체를 '미륵불(彌勒佛)'로 받들고 있기 때문이죠.

사람냄새가 나는 산골 속 천진원. 

초가 암자로 천지원이라 하는데 앞에는 동그랗게 무리를 이루고 하늘높이 자란 대나무가 이색적이고 그 뒤로 노송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해송이 대부분인 제주 섬에 보기 힘든 소나무는 선원의 든든한 지킴이같아 보입니다. 

무서운 바닷바람에 시달리며 이리 뒤틀리고 저리 틀어진 해송과는 달리 소나무(적송)는 모습만으로도 그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들게 합니다.

7-800년은 족히 살아온 듯한 모습에서 느끼는 풍채는 사람을 압도하고도 남을 듯합니다.

경내 밤나무, 소나무 등 울창한 나무군락에 둘러싸인 선원의 모습은 참으로 특이합니다.

일반적인 사찰형태가 아닌 초가집으로 지어져 높낮음의 높이에 따라 자연의 해침없이 그대로 앉혀놓은 모습이 그냥 자연의 일부인 듯합니다.

이 곳을 '천진암' 이라고도 하는데, 30여 년 전에 '조요중' 스님이 창건한 암자이지만 제주의 사찰들이 그러하듯 소실된것을 중건한 사찰이 대부분인지라 선돌선원도 영실의 존자암과 함께 2,500여년의 절터가 있던 자리라고 합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2005년 1월 12일에는 고려 초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범종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암자는 법당, 서재, 요사채, 정자, 기도실, 인등각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법당은 면적이 7〜8평 규모이고, 불상을 모시지 않고 산신 탱화만을 모시고 있다.

인등각은 법당 우측에 위치한 약 1평 규모의 자그마한 건물입니다.

서재는 주지 스님인 조요중 스님이 거처하는 곳으로 정면 좌측으로 정자와 연못이 있으며 연못 앞쪽에는 자연석을 그대로 다듬어서 만든 비교적 규모가 큰 '연자매'가 서 있습니다.

서재 우측에 자그마한 샘이 있어 그 옆의 단 위에 자그마한 화강암재의 '약사여래입상(藥師如來立像)' 이 있는데, 이는 이 암자에 머물렀던 영계인 보살이라는 분이 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선돌선원 앞마당에는 공양을 위한 작은 텃밭이 일구어져 있습니다.

오래전 태초적 있었던 것처럼 자연과 조화를 이뤄 소박한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도량으로 고향을 찾은 것처럼 포근함이 밀려드는 선돌선원에 야생차밭이 조성되어 있는데 차나무는 동백나무와 친척뻘로 겨울이 지나는것을 알리는 제주 사찰에는 관음사에 복수초가, 법화사에 수선화가, 선돌선원에 동백꽃이라고 할 만큼 동백동산이라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동백이 선원 전체를 아우릅니다.


선돌선원은 서귀포 상효동에 위치한 곳으로 차량을 이용해 오르기도 하지만 걷기위해 찾아온 이상 효명사의 후문 주차장부터 걸어서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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