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의 날,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부터 삶의 보호까지
1975년 UN이 3월 8일을 공식적으로 지정한 ‘여성의 날'
1908년 미국의 노동자 15만여 명이 뉴욕 거리를 가로질러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웠던 여성들의 대규모 시위는 노동시간 단축, 임금 인상, 노동환경 개선과 여성 투표권 쟁취를 외쳤습니다.
그리고 1년 후, 미국사회당(SPA)이 여성의 날을 발표했고 여성의 날을 국제 기념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은 Clara Zetkin 클라라 제트킨이 191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여성 노동자 국제 콘퍼런스에서 하고 그 자리에 17개국에서 온 100명의 여성이 있었고 만장일치로 그녀의 제안에 찬성하므로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과 스위스에서 1911년에 처음 기념했고 올해로 112번째 여성의 날을 맞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3월 8일이라는 특정 날짜가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러시아 여성 노동자들이 '빵과 평화'를 내세우며 대규모 파업을 벌인이후 4일 만에 러시아의 짜르 니콜라스 2세가 폐위됐고, 여성들은 임시 정부로부터 참정권을 얻어냈습니다.
'빵과 평화' 시위가 시작된 날을 계산한 것이 3월 8일인것입니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성별 격차 지수에서 대한민국은 153개국 중 108위였습니다.
‘경제활동 참여·기회’에서는 127위,
‘여성 고위 임원·관리직 비율’은 142위,
‘임금 평등’은 119위,
교육적 성취’는 101위,
‘정치 권한’은 79위.
이것이 대한민국 여성의 현주소입니다.
2021년 8월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에의해 소녀들은 중등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됐고, 여성부는 폐지됐으며, 많은 여성들이 일터로 돌아가지 말라는 압박을 받았습니다.
코로나19 역시 여성 인권에 심각한 타격을 가져와,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발표한 세계성격차 보고에 따르면, 성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기존 99.5년에서 135.6년으로 한 세대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2021년 유엔 여성기구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13개국에서 여성 둘 중 한 명(45%)은 코로나19 기간에 폭력을 직접 겪거나 이를 겪은 여성을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여성의 날이 필요한 이유겠죠.
아, 공식 기념일은 아니지만, 11월 19일 영국을 포함해 약 80개국에서 세계 남성의 날도 기념합니다.
하지만 여성의 날과 다르게(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남성의 날의 기본적 취지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 개선입니다.
영향력 있는 이탈리아의 페미니스트 작가이자 활동가인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의 30여 년에 이르는 이론 성과를 집대성한 '페미니즘의 투쟁'은 성평등사회에 살고 있다고 착각하는 현대인이 한번쯤은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생산이 가능한 자신의 몸에 비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소외되고 쓸쓸하며 심지어 고통을 받아도 마땅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살면서 원죄를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마리아로사는 위대한 문장들로 푸르른 점 하나 찍어 모든 인류의 역사와 기억, 모든 순간을 연결하고 ‘여성’을 되돌아보게 해줍니다.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달라 코스따가 작성한 글들 가운데 그의 정치사상적 궤적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28편의 핵심 텍스트로 전반부에서 1960-1970년대의 여성들의 살아남고자 하는 투쟁, 가사노동과 재생산노동을 거부하는 투쟁에 대한 기록만으로도 지금의 현실과 비교하기 충분하지만, 이어지는 후반부에서는 뜻밖에 토지와 식량에 대해 화두를 던지며 자본주의 체제하에서는 빈곤한 자들이 더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 우리는 우리의 식량을 자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런데 선진국의 대기업들은 살아남고자 하는 그들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12번째 여성의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