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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offee break

coffee break…한가위 마중, 벌초

; 벌초의 계절

by Architect Y

8월에 벌초하는 사람은 자식으로 안친다.

제사 안 지낸 것은 남이 몰라도 벌초 안 한 것은 남이 안다.

추석 전에 소분(掃墳; 조상의 산소를 찾아가 돌보는 일)을 안 하면 조상이 덤불을 쓰고 명절 먹으러 온다.

가을, 그리고 가을의 한가운데 민족의 최대명절인 가장 큰 가윗날, 한가위가 코 앞에 다가 왔습니다.

한가위를 준비하는 첫번째가 어쩌면 벌초가 아닐까요.

지난 휴일에 선영으로 벌초를 다녀왔습니다.

낮시간은 기온이 많이 올라가는 터라 너~무 양지바른 위치인지라 동트기전부터 준비해서 일출시각인 6시5분부터 딱 한시간 정도 열심히 했네요.


벌초의 억양이 조금 부담스럽고 벌(伐)이 ‘칠 벌’자이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조상을 모신 봉분을 깎는데 ‘칠 벌’자를 쓰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며 금초(禁草)를 쓰기도 하는데 ‘예초’, ‘금초’라는 말은 다른뜻입니다.

일부에서는 경전에 나와있는 말이라고 ‘易墓(역묘)’라는 말을 사용하는것이 맞다고 주장하지만 예기에서 언급한 ‘易墓 非古也 역묘 비고야’를 제외하고는 조선왕조실록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듧니다.


예초는 그냥 풀을 벤다는 의미인데, 벌초 역시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묘를 돌본다기 보다 그저 풀을 벤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 이런이야기를 하며 벌초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사실 현대의 벌초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죠.

그리고 제를 지내고 조상의 묘를 돌보는 한식때의 ‘불을 조심하고 때맞추어 풀을 베어 무덤을 잘 보살피다’라는 의미인 금화벌초(禁火伐草)에서 나온 ‘禁草금초’는 아직 국어사전에 등재되지 않았고 그 출처도 모호합니다.

발음이 맘에 들지 않지만 ‘벌초’로 써야 할듯합니다.

어쨌든 요즘 이래저래 부산하게 다니는통에 맘 정리가 쉽지 않았는데 선영에서 집풀을 베어내고 맘속의 잡심도 잡고 돌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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