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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offee break

coffee break...대설 大雪

; 눈 없는 대설에...쉼표

by Architect Y


오늘은 소설과 동지 사이 눈이 많이 온다는 절기, 대설.

대설 하루 전인 어제는 눈이 아닌 겨울비가 뿌려진것처럼 실제 눈이 많이 온다기 보다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 들었다는 걸 실감 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24절기가 북경을 포함하는 화북지역에서 일기의 변화로 생겨 났으니 비슷한 위도인 신의주나 함흥이 이에 더 잘 맞을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나라 중부, 남부는 이 보다 1~2주 뒤로 생각하면 적절할 것입니다.

문자 그대로 대설은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이고 우리나라에는 이와 관련하여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농사는 이모작에 의한 겨울보리 농사를 많이 지었는데, 눈이 많 이 내리면 눈이 보리를 덮어 이불처럼 보인다는 뜻에서 이같은 말이 생겼습니다.

눈이 많이 내리면 곡식을 보온해주는 역할을 해 동해를 적게 입어 보리 풍년이 든다고도 하죠.

조용하고 차분한 옛 시골의 농한기 모습과 대조적인 분주하고 산만해지는 현대 도시의 대설 절기에 미소를 잠시 지을 작은 생각에 빠져 봅니다.


때는 바야흐로 한겨울 동짓달이라

대설과 동지 두 절기 함께 있네

이달에는 호랑이 교미하고 사슴뿔 빠지며

갈단새(산새의 하나) 울지 않고 지렁이는 칩거하며

염교(옛날 부추)는 싹이 나고 마른 샘이 움직이니

몸은 비록 한가하나 입은 궁금하네


時維仲冬爲暢月 시유중동위창월

大雪冬至是二節 대설동지시이절

六候虎交角解 육후호교각해

不鳴蚓結 불명인결

乃挺出水泉動 내정출수천동

身是雖閒口是累 신시비한구시누


절기와 농사일 그리고 풍속을 각각 7언 고시의 형식으로 기록한 19세기 중엽 김형수의 농가십이월속시(農家十二月俗詩)의 일부입니다.

이 무렵 호랑이가 교미하고 사슴뿔 빠진다고 하지요.

이때는 한겨울로 농한기이고 가을에 거둔 풍성한 곡식들이 곳간에 가득 쌓여 있어서 당분간은 끼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풍족한 때입니다.

이날 눈이 많이 오면 이듬해 풍년이 들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다는 믿음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대설 저녁, 따뜻한 구들방에 앉아 김장때 담군 동치미에 고구마나 밤 등을 구워 먹으며 옹기종기 이야기를 나누는 쉼은 어떨까 생각하는 새벽의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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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갑자기 폭설이 내리면 일을 잠시 멈추고 달려 갔던 종묘의 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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