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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offee 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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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Jan 06. 2024

coffee break…대한이 얼어죽는 소한

; 새해, 잠시 쉬어가는 시간, 왜를 생각하며


겨울이라는 계절은 조용한 분위기 탓인지 생각을 많이 하게 합니다.

더욱이 가장 추위가 최고조에 닿는 1월의 1, 2주 사이에는 몸이 움추러드는 대신 돌아보고 다시 생각하고 앞을 바라보는 등 머리가 잔잔히 쉴새 없이 움직입니다.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 소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있어도 대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없다 등의 옛 속담으로도 유명한 오늘은 소한입니다.


나는 건축가이며 기획가, 전략가이고 꿈을 쫒는 크리스쳔입니다.

반년을 정신없이 보내며 소한인 오늘, 10년 전 비젼트립 강의 내용을 떠 올리며 평생을 통해 늘 새로운 것에 도전했고, 여전히 도전하고 있는 나를 봅니다.

30세  대기업 그룹비서실(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팀)을 버리고 스튜디오(개인사무실) 파트너 오픈

32세  중규모(직원 15명)설계사무소 대표제안을 거절하고  스튜디오(개인사무실) 파트너 지속

34세  국내 인지도 1위 건축설계사무소 팀장제안을 거절하고 완전독립과 신규사업 외식프렌차이즈 오픈

37세  강남 외식매장 3개를 포함한 프랜차이즈 매각하고 중견건설사 신규팀 입사

41세  중견건설사 안정적 유지하는것을 버리고 개인사무실 오픈

He who has a why to live can bear almost anyhow, Friedrich Nietzsche


니체는 ‘왜(why)’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how)’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고 말했고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저자인 빅터 프랭클은 이 ‘왜’를 ‘삶의 의미’로 설명합니다. 

그는 삶에 어떤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보다 최악의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강조합니다. 

삶의 의미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프랭클에 의하면 3가지 방식으로 이야기 합니다.


첫째로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두번째로는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그리고 마지막으로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삶의 의미에 대해 다가갈 수 있고 합니다.


어쩌면 잠시 잊고 살아왔지만 여전히 꿈을 쫓고 어려운 길을 가려는 명문明文을 짚어봅니다.

살아가는 이유를 아는것이 중요하겠죠.

정위는 중국 고대로부터 전하는 환상의 새입니다.

중국 고대 삼황 중 하나인 신농은 수백가지 풀을 맛보아 약초를 발견하고, 인류에게 농경을 가르쳤고 불의 덕으로 임금이 되었다 하여 염제라고도 합니다. 

염제의 딸 왜는 물놀이를 좋아하여, 항상 동해에서 헤엄치며 놀기를 좋아하였는데 어느 날 너무 멀리까지 헤엄쳐 나간 그녀는 그만 물에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 

왜의 영혼은 작은 새로 변하였고 머리에 꽃무늬가 있는 흰 부리에 빨간 발의 이 작은 새는 매일 서산으로 날아가 나뭇가지나 돌들을 물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동해에 떨어뜨렸습니다. 

자기를 삼켜버린 동해를 메우기 위해서 매일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반복하였습니다.   

울음소리가 정위, 정위! 하고 들렸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새를 정위새라 불렀다 합니다

그래, 그때부터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온갖 고난을 무릅쓰고 노력한다는 의미로 精衛塡海 정위전해라는 말을 써 왔습니다.

명말,  청에 항거하였던 시인 고염무는 한 사람의 힘이 이제 막 흥기하는 여진족의 나라 청을 당장에 넘어뜨릴 수는 없지만, 이렇게 치열한 시를 남겨 정위의 나뭇가지가 되고자 ‘정위’라는 시를 썼고 삶의 치열성을 놓지 말고 살아있는 내내 마음을 제대로 쓰고 가자는 다짐이기도 하였습니다.

세상일이란 것이 공평하지 않는 게 있는 법인데 세상일이란 것이 공평하지 않는게 있는 법인데

길어봤자 3센티의 몸뚱이로 나뭇가지를 물어 끝까지 가려 하나니.

나는 동해를 평평하게 만들고 싶으니 몸이 물에 빠져 죽어도 마음은 고치지 않을 겁니다.

저 망망대해가 평지가 되는 때가 없다면 내 마음도 멈추는 날이 없을 겁니다.

아아!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서산의 나무 물어 나르는 새들은 많지만 까치나 제비들은 자기 집이나 만드는 거요.


萬事有不平 爾何空自苦 만사유불평 이하공자고

長將一寸身銜木到終古 장장일촌신 함목도종고

我願平東 海身沈心不改 아원평동해 신침심불개

大海無平期 我心無絶時 대해무평기 아심무절기

嗚呼 君不見 오호군불견

西山銜木衆鳥多 鵲來燕去自成窠 서산함목중조다 작래연거자성과

- 精衛정위, 顧炎武고염무


다시 가보는 시작점, 甲辰年 갑진년 의 소한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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