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의 달, 법정용어 슬쩍 들여다 보며
잔인한 4월이 지나고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 푸른 5월에는 기념일도 많습니다.
1일, 노동절을 시작으로 5일 어린이 날, 8일 어버이 날, 15일 스승의 날, 21일 부부의 날, 세쨋주 월요일에는 성년의 날, 그리고 음력 4월(대개 양력 5월) 부처님 오신날등…
이런 기념일들을 보내며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날, ~일, ~절.
우리나라의 기념일 중 ‘~절節’은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이렇게 4일이 4대 국경일이었고 여기에 한자인 ~節절과는 맞지 않는 이유로 우리말인 ~날을 사용하는 한글날이 2006년 '국경일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국경일이 다섯개로 늘어 났습니다.
사실 절은 날이나 일처럼 24시간의 하루를 가리키는 절대적 시간을 뜻하는 글자는 아입니다.
중국 황제의 생일을 일컫던 千秋節천추절이나 萬壽節 만추절에서 보듯 절은 '최고의 기념일, 축제일'의 의미로 쓰였던것으로 절은 날이나 일보다 격(格)이높은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일'은 법률보다는 낮은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근거한 날들로 5대 국경일이 아니면서 국가에서 정한 현충일, 기독탄신일(크리스마스) 등은 ~일로 붙입니다.
참고로 통상적으로 성탄절로 알고 있는 Christmas는 정확한 법적 명칭이 기독탄신일인데도 이를 성탄절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기독교' 라는 단어는 '그리스도'를 한자 음역한 기리사독(基利斯督)에서 시작된 차음한자로 기독이라는 말이 그리스도를 말합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들어선 다음해인 1949년 6월 4일에 대통령령에 따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의해 '기독탄생일'로 제정됐습니다.
그래, 법적으로는 12월25일 성탄절의 본래 명칭은 기독탄신일입니다.
기독탄신일과 함께 종교의 기념일인 석가탄신일은 불교계에서 "석가는 샤카라는 인도 특정 민족 이름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고 현재 한글화 추세에 따라 부처님 오신날이 공식 명칭으로 더욱 적합하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 바꿀 것을 요구하여 2017년 10월 10일 국무회의에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서 석가탄신일을 부처님 오신 날로 변경하는 내용을 의결하였습니다.
'날'은 '법령으로 정한 기념일'이면서 '휴일'이 아닌 날들에 쓰이는데 어버이날과 스승의날, 과학의날 등의 경우가 그렇죠.
'날'이 붙은 여러 기념일들은 휴일은 아니지만 국가에서 기념일로 인정하고 있으며 보통 기념하는 규모가 '절', '일'에 비해 적고 개인이나 특정 집단 차원에서 기념하게 됩니다.
다만 '어린이날'만은 예외적으로 공휴일로 공식적으로 어린이날은 어린이만을 위한 기념일로 기념의 규모가 작은 '날'이기 때문에 공휴일이 될 수 없지만 "어린이를 존중하고 어린이를 실질적으로 위하기 위해서는 '그 부모의 휴무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공휴일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