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의 마음으로 살아가기
절기상으로 여름으로 접어든다는 입하이자, 어린이 날이네요.
조용히 추적이는 비가 어린이 날 답지 않게 새벽을 차분하게 합니다.
그래, 오랜 시간을 어린이에서 벗어나 살아온 걸음에 잠시 그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국립국어원의 ‘어린이’ 어원을 이렇게 잡고 있죠.
「어리니(幼)<경민-개>←어리-+-ㄴ+이」
보통 ‘어린이’라는 단어를 방정환선생이 처음 사용했다거나, 단어를 처음 만들었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지만 사실 그 보다는 이 말을 널리 보급한 이는 방정환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란 말을 쓰기 6년 전인 1914년에 나온 '청춘'이란 잡지에 '어린이'란 말이 나온다고 한다. 이 잡지는 '어린이의 꿈'이란 권두시를 실었는데 지은이는 밝혀져 있지 않으나,이 잡지가 최남선(崔南善)이 창간한 잡지이고 보면 지은이 역시 최남선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미 써오던 우리말을 찾아 활자화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일본 도요대학東洋大學 아동 미술과에 입학한 방정환 선생이 1921년 김기전, 이정호 등과 ‘천도교소년회’를 조직하여 본격적으로 소년운동을 펼치며 어른들로부터 ‘애기, 애새끼, 어린것, 아이들, 애, 애들, 계집애’등으로 불리던 것을 아이를 인격을 가진 한 사람의 독립된 사회 구성원으로 대해야 한다는 의미로 부르기 운동을 벌이며 자리를 잡은것이죠.
아동 문학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려는 의도로 1923년부터 12년간 방정환 선생 중심으로 발간되었던 ‘어린이’라는 잡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어린이 날’제정에 관하여도 1921년 5월 1일 천도교소년회에서 시작되고 5월 1일은 노동절과 겹쳤기 때문에 1927년부터는 좀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어린이날 행사를 5월 첫째 일요일로 옮겼다가 1939년부터 일제에 의해 중단되었다 해방 이후 첫 기념식은 1946년 5월 첫째주 일요일인 5월 5일에 다시시작되었고 그 다음 이야기는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며 오늘, 97회 어린이날을 맞이 했습니다.
大人者 不失其赤子之心者也
대인자 부실기적자지심자야
- 孟子 離婁章句下 맹자 이루장구하
맹자는 대인이란 어린이의 마음을 잃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하는것에 주희는 어린이의 마음에는 다른 것이 섞이지 않고 순수하여 거짓이 없다는 주석을 달았습니다.
어른이 어른다울 수 있는 것은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지니고 있을 때로 사람이면 누구나 하늘로부터 선한 마음을 본성으로 받고 이 마음을 가장 잘 보존하는 자가 어린아이라고 말 하고 있습니다.
성경에는 스스로 자신을 낮추어 어린이의 순수함을 잃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단코 거기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시니라
[누가복음 18장 17절]
오늘만큼은 잊고 살았던 순수한 어린이의 마음을 생각해 보는것도 좋을듯합니다.
무릇 어린이마음이란 것은 거짓과는 멀어 꾸밈없고 참되어 맨 처음과 같이 한결같은 마음이 본마음이다.
만일 참마음을 잃으면 참사람을 잃음이니 사람으로서 참을 등지면 온전하게 처음으로 돌아갈 수 없다.
동심이란 것은 사람의 본심이니 어찌 사람의 본심을 잃음이 옳겠는가!
-이온릉집 잡술3 동심설
夫童心者 絶假純眞 最初一念之本心也 부동심자 절가순진 최초일념지본심야
若失却眞心 便失却眞人 人而非眞 全不復有初矣 약실각진심 편실각진인 인이비진 전부복유초의
童心者 人之初也 夫心之初 曷可失也 동심자 인지초야 부심지초 갈가실야
-李溫陵集 卷之九 雜述三 童心說 이온릉집 9권 잡술3 동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