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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Aug 12. 2024

먹거리 역마살 | 악명높은 영국음식(?)

; 자국민조차 자신없는 영국 음식, 그리고 국민소울푸드

얼마전 한 인친의 런던 출장전 지역 맛집 추천 글에 2곳을 추천해주며 영국 음식에 대한 생각을 해 봅니다.


On Saturday afternoons it was the practice of the British to repent of their sins, whatever they were, by making themselves some tea and sandwiches and watching Saturday afternoon television, a ritual that dates back to the Roman occupation of Britain, or earlier. The sandwiches were almost invariably on white bread and were designed to be as awkward to eat as possible. Make it as skinny as possible, they would say, and cut off all the crusts. Then cut it into small squares and try to remember which is which when you pick them up. Whatever sins you’ve committed against your country, the sandwiches you force-feed your people should be enough to atone for them.


영국인들은 매주 토요일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먹음으로써 그들의 잘못을(그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건 간에) 회개하려 한다. 

(중략) '되도록 말라빠지게 만들라'는 게 집단적인 국민 의식속에 깊이 박혀 있는 요리 수칙이었다... 나라에 지은 죄가 뭔지 몰라도, 국민들한테 억지로 먹이는 샌드위치들로 충분히 속죄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중


영국음식은 SF 코미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는 영국인과 샌드위치에 대한 유머러스한 구절이 있습니다

이 구절은 샌드위치를 먹는 영국인의 전통, 특히 흰 빵으로 만들고 빵 껍질을 잘라 먹는 관습에 대한 비판을 장난스럽게 표현한 것으로 샌드위치가 죄에 대한 속죄의 한 형태라는 생각은 영국에서 이 음식 의식의 문화적 중요성을 유머러스하게 과장하고 있는데, 자국민 조차 자신들의 음식에 대한 혹평을 무시하지 못할만큼 자신 없어 보입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영국음식에 대한 악평은 사실, 요리 자체의 본질적인 품질보다는 여러 역사적, 문화적, 실용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우선, 영국의 기후는 특정 작물에는 좋지만 일 년 내내 다양한 신선 농산물을 생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역사적으로 사용 가능한 재료의 다양성이 제한되었습니다.

18세기산업혁명은 농촌에서 도시 생활로의 변화를 가져왔고, 이는 신선한 현지 식재료보다는 대량 생산되고 쉽게 보존되는 식품에 의존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이는 음식에 대한 보다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게된것입니다.

여기에 더해진것이 역사적으로 영국 문화에는 음식에 대한 방종을 경솔한 것으로 여기는 청교도적 성향이 있었습니다. 

이는 영국 요리가 즐거움보다는 생계를 유지하는 데 더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대영제국이 확장되면서 영국은 다양한 요리를 접하게 되었지만, 이로 인해 자국의 요리 전통을 더 발전시키는 데 안주하게 되었습니다. 

요리 혁신보다는 행정 및 식민지 업무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정적으로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은 모두 영국 음식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게되는데 이 기간과 그 이후에 영국은 식량 부족에 직면하여 1954년까지 지속된 배급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식재료의 질과 다양성이 감소했고, 사람들은 밋밋하고 기본적인 식사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인들에게도 소울푸드는 존재합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전문적인 매장이 오픈된곳은 찿기 힘들지만 대략 10여년전에 클럽메드출신의 오너셰프(?)가 제주 곽지에 오픈했던 카페태희는 벌써 강산이 한번 변했을만큼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피쉬 앤 칩스는 어떻게 먹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영국인들이 이 요리를 좋아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듯이 피시 앤 칩스 가게에서만 매년 3억 인분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피시 앤 칩스는 밀가루를 입히고 기름에 튀긴 생선을 먹는 전통은 18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며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온 유대인 이민자들에 의해 영국으로 가지고 들어왔다는 설이 있고 그 후 영국에서 칩이 제공되었다는 최초의 기록은 1860년 북부 도시 Oldham 올덤이고 10년 후 Dundee 던디로 이주한 벨기에 사람들도 튀긴 감자를 팔아 생계를 유지했고 소수 이민자가 이 맛있는 스낵을 도시의 그린마켓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쇼핑객들에게 팔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러나 물고기와 감자의 천상의 결합이 언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주요 의문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쪽의 London 런던과 북쪽의 Lancashire 랭커셔 둘 다 음식이 발명된 곳이라고 주장하고 남북의 경쟁관계는 여전히 치열하합니다.
 1860년 동유럽에서 이민을 온 유대인 직공, Joseph Malin 조셉 말린이 이 두 튀김을 함께 가난한 공장 노동자들에게 팔았던 것이 바로 피시 앤 칩스의 원조라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이 밖에도 John Reese 존 리스라고 불리는 사업가가 영국에서 피시 앤 칩스 가게를 연 첫 번째 사람이라고 전하기도 하는데 1860년대 경에 Lancashire 랭커셔의 Mossley 모슬리 시장의 나무 오두막에서 생선과 칩을 팔았던 기록이 다시 있습니다. 

피시앤칩스로 유명한 런던의 Fisher
Fisher의 피쉬 앤 칩스

이후 기존의 어선에 비해 속도가 훨씬 빠른 증기어선의 등장으로 좀 더 먼 바다까지 나가 생선을 잡아올 수 있게 되며 또한 철도가 항구와 도시 곳곳을 연결하여 신선한 생선공급이 가능해짐으로써 피시앤칩스는 폭발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제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피시앤칩스는 영국인들이 끔찍한 전쟁 기간을 견디게 해주는 ‘위로의 음식’이 되었습니다. 

특히 2차 대전 당시 대부분의 식료품이 ‘배급제’로 바뀐 상황에서 생선과 감자는 이 배급제에서 제외된 몇 안 되는 식품이었습니다. 

2차 대전 당시 영국의 총리였던 처칠은 피시앤칩스를 ‘훌륭한 동반자’로 칭했는데 즉 전쟁을 견딜수 있었던 것,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다 피시앤칩스 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피시앤칩스는 모든 영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영국의 대표 요리로 자리잡게 되었을 뿐 아니라 영국의 해외 식민지로까지 전해져 캐나다와 호주는 말할 것도 없고, 영국에서 독립한 미국에서도 피시앤칩스는 영국계 이민자들이 주로 찾는 간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1930년까지 영국에는 35,000개 이상의 피시 앤 칩 가게가 있었는데, 그 수는 현재 약 10,500개로 다소 줄었지만, 이것은 여전히 생선과 칩 가게가 영국 전역에 약 1,20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맥도널드와 같은 다른 패스트푸드점들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날 피시 앤 칩스는 영국 음식 문화의 필수품으로 남아 있으며, 전국의 전통적인 피시 앤 칩스 가게(흔히 '치피' 또는 '칩 숍'이라고도 함)는 물론 펍과 레스토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스카치에그로 잘. 알려진 런던의 The Wigmore
Scotch egg

이와 함께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음식이 Scotch egg 스카치 에그인데 스카치 에그는 삶은 달걀을 소시지 고기에 싸서 빵가루를 입히고 바삭해질 때까지 튀기거나 구운 영국의 고전적인 간식입니다.

노른자가 붉은색을 띠어 영국 여왕이 즐긴다는 클래런스 코트산 달걀 겉 표면에 다진 돼지 삼겹살, 소금, 후추, 타임과 같은 허브를 섞고 빵가루를 묻혀 바삭한 식감을 살리는 요리였는데 이는 영국을 대표하는 요리로 꼽힙니다.

스카치 에그는 1738년대에 발명했다고 이야기 하는데 Moghul의 Nargisi Kofta 라는 엄청엄청 비슷하게 생긴 비쥬얼의 인도음식에서 영감을 받은걸거라고 이야기 합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영국 요리가 상당한 르네상스를 맞이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지 제철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레스토랑과 가정 요리 모두에서 전통적인 영국 요리가 다시 부활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이미 올리버, 고든 램지 등 많은 영국 셰프들이 세계 무대에서 영국 음식의 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요약하자면, 영국 음식이 '나쁘다'는 평판은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지만 현대 영국 요리는 다양하고 혁신적이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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