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국 패권을 유지하는 시스템의 민낯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4월 7일, 국방부 예산을 1조 달러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단 1년 만에 1000억 달러 이상을 증액하겠다는 것이었다.
트럼프와 바이든은 여러 면에서 다르다.
하지만 두 대통령 모두 연간 1조 달러에 육박하는 국방부 예산에 의존하는 미국의 ‘전쟁 기계war machine’를 강력히 지지했다.
그리고 그들은 결코 예외가 아니다.
‘평화를 말하면서도 전쟁을 벌이는’ 미국 대통령들의 행태는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 대통령(1961년 퇴임 연설에서 ‘군산복합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사람) 이후 공화당과 민주당을 막론하고 미국을 이끈 대통령 가운데 진정으로 전쟁 기계에 맞서거나, 일관되게 외교를 전쟁보다 우선시하거나, 해외 전쟁 대신 자국민의 필요에 집중한 인물은 한 사람도 없다.
요컨대 미국 대외 정책을 둘러싼 싸움에서는 전쟁으로 이익을 누리는 집단이 거의 언제나 승리해왔다.
- 본문 p.22~23 프롤로그 중
며칠전 마치 이란과의 전쟁이 막을 내릴것 같다고 미디어를 통해 이야기하던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생각과는 거리가 먼 결과가 현실에 임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확전의 전기가 마련된듯한 공방은 세계경제를 들석이게 합니다.
작년 2025년 말 원문 출판 이후 적절한 시기에 한국어로 번역 출판된 지난달 출판된 Hartung, William D.윌리엄 D. 하텅, Freeman, Ben벤 프리먼 공저, 「The Trillion Dollar War Machine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 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저자는 미국의 전쟁이 단순한 외교·안보 판단이 아니라 구조적·경제적 시스템에 의해 지속되는 현상이라는 점을 핵심적으로 분석합니다.
미국은 전쟁을 선택하는 국가가 아니라, 군산복합체, 정치, 로비, 경제가 결합된 구조 속에서 전쟁을 멈출 수 없는 시스템이 된 국가라는 이야기를 하고 잇는 이 책은 트럼프가 청산하겠다고 호언장담한 미국 군산복합체가 실제로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 있으며, 앞으로 더 큰 영향력과 정치 권력을 누리기 위해 폭주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화를 말하면서도 전쟁을 벌이는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만이 아닙니다.
2024년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무기 판매 규모는 1450억 달러(약 200조 원)에 달했는데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오바마도 2010년 1030억 달러의 무기를 판매했는데,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 2024년 규모와 맞먹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공화당과 민주당을 막론하고 역대 대통령 대부분이 이런 모순된 행태를 보여왔습니다.
이란, 과테말라,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리비아, 소말리아, 예멘, 베네수엘라 등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끊임없이 분쟁과 무력 개입을 벌여왔고 이 끝없는 전쟁 덕분에 미국 방산업계는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였습니다.
예를 들어 빅5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현 RTX), 보잉, 제너럴 다이내믹스, 노스럽 그러먼은 9·11 이후 20년 동안 국방부 계약으로 2조 1000억 달러(약 3000조 원)를 챙겼습니다.
요컨대 미국 대외 정책을 둘러싼 싸움에서는 전쟁으로 이익을 누리는 집단이 거의 언제나 승리해왔고 이 책은 그 이유를 묻습니다.
미국의 군사 예산은 2024년에 거의 9000억 달러에 달했고, 이는 사회보장제도나 메디케이드Medicaid(미국의 공공 의료 보험으로, 극빈층에게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공동으로 의료비 전액을 지원한다-옮긴이) 같은 권리성 지출을 제외한, 연방 정부가 집행하는 모든 활동을 포함하는 재량 예산의 절반을 훨씬 웃도는 비중을 차지했다.
즉 연방 세금 중 교육, 환경 보호, 직업 훈련, 과학 연구, 법 집행 등 다른 주요 정부 활동 전체보다 더 많은 금액이 펜타곤으로 흘러들어간다는 뜻이다.
게다가 9000억 달러는 전쟁 기계의 총예산 비용을 보수적으로 잡은 금액이다.
이 수치에는 펜타곤 예산과 더불어 에너지부의 핵탄두 관련 사업 예산이 포함된다.
그러나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많은 예산 항목들도 존재한다.
이런 항목들은 국가 안보를 위한 것이거나 과거 전쟁의 결과이기 때문에 군사 관련 지출로 분류되어야 한다.
이러한 군사 관련 지출에는 국토안보부와 보훈부의 예산, 국무부 예산에 포함된 군사 원조와 과거 군사 지출로 인한 국가 부채 이자 부담분이 포함된다.
이렇게 군사 지출을 더 빠짐없이 집계한 연간 총액은 거의 1조 5000억 달러에 이른다.
현재처럼 폭주하는 지출 추세가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2조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본문 p.140~141, 5장 해외에서는 끝없는 전쟁, 국내에서는 끝없는 비용 중
왜 전쟁은 끝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저자는 ‘왜 미국은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서도 계속 개입하는가?’, ‘왜 실패한 전쟁 이후에도 군사 예산은 줄지 않는가?’라고 재구성하며 이에 대한 답은 개인(대통령, 장군)이 아니라 구조적 인센티브 시스템에 있다고 적고있습니다.
전쟁은 무기 수요 증가, 무기 생산으로 이어지고 이는 지역 일자리가 늘어나고 이에따라 정치인들은 군사 예산 확대를 지지하며 다시 전쟁 가능성을 유지하며 전쟁이 ‘경제 정책’처럼 작동되는 Military-Industrial Complex(군산복합체)개념을 처음 경고했던 미국 34대 대통령 Dwight D. Eisenhower 아이젠아워가 경고한 내용이 더 강화된 형태로 진화했음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방위산업 기업(Lockheed Martin, Raytheon Technologies), 국방부, 의회 (특히 군수공장이 위치한 지역구 의원) 이 세 요소가 서로의 이익을 강화하는 순환 구조를 만든다는것입니다.
이와 함께 저자, Ben Freeman은 전직 군인과 관료가 기업으로 이동 (Revolving Door)하며 싱크탱크와 언론까지 영향력 행사하며 방산 기업들은 막대한 로비 자금을 사용한 결과, 위협이 과장(중국, 러시아)되고 군사 대응이 항상 합리적 선택처럼 보이게 설계되며 정책 결정이 안보가 아니라 이익 구조에 의해 왜곡되는 결과를 보이게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책은 적이 사라지면 군사 시스템의 정당성도 약해지기 때문에 미국 외교정책의 특징을 냉전 Cold War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 이어지고 최근에는 중국을 견제하는등 실제 위협보다 과장된 위협 인식하며 항상 새로운 적이 필요하다는 특징을 가지게 된것이라 설명합니다.
그래, 테러와의 전쟁 이후 전쟁의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는-명확한 승리 조건이 없고 지리적으로 무한 확장 (중동, 아프리카 등)하는- 상태로 전쟁이 사건이 아니라 상태(state)가 된다는것입니다. (Permanent War 영구 전쟁 상태 )
책은 대량살상무기(WMD)명분이 실패했지만 군사비가 증가했던 이라크 전쟁, 20년간 지속되며 전략 실패에도 철수가 지연되었던 아프가니스탄 전쟁등 실제 전쟁을 통해 구조를 설명하며 실패가 정책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지적합니다
저자들의 가장 중요한 주장 중 하나는 미국에서 국방비는 단순 지출이 아니라 이익을 창출하는 산업 구조로 보고 있다는것입니다.
즉, 기업은 계약을 확보하고 정치인은 지역 경제를 유지하며 군은 조직을 확대하는 등 모두가 전쟁 지속에 부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것입니다.
유권자는 정보 비대칭 상태이고, 언론은 군사 프레임에 종속되며, 정책 결정은 소수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이 구조는 형식은 민주주의, 실제는 군사-경제 엘리트 시스템이라는 민주주의 자체에도 비틀린 영향을 주며 민주주의조 왜곡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그럼에도 멈추지 못하는 것은 미국은 전쟁을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하지 않으면 시스템이 흔들리는 구조로 전쟁은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필연이라는 단순한 결론에 이릅니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 비판에 그치지 않고 국방 예산 축소 및 투명성 강화, 로비 규제, 외교 중심 전략 강화, 무기 수출 제한등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합니다.
그럼에도 저자들도 이 구조는 너무 깊게 뿌리내려 단기간에 변화하기 어렵다다는것을 인정합니다
이 책을 건축적/시스템적으로 해석하면 전쟁은 이벤트가 아니라 하부 인프라 (infrastructure) 즉, 군사는 하나의 공간 시스템이고 정치는 그 위의 운영 체계이고 경제는 지속을 위한 에너지 공급하며 결과적으로 미국은 전쟁을 생산하는 시스템 국가라는것이겠죠.
책은 뻔한 이야기가 아닌, 꼼꼼한 취재를 통해 문제의 원인을 밝히며 미국 사회의 약점과 문제의 원인을 보여주어 미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한국의 방산업체 성장과 더불어 '우리나라는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도합니다.
전쟁이 일상화되는 세계에서 무작정 돈을 쓰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성찰을 제공하며, 낭비를 막고 합리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게하고 이란 전쟁을 보며 작동하는 전쟁 기계의 이면에 숨겨진 이해 당사자들을 이해하고, 미국과 무기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책입니다.
그래, 전 세계적인 군비 증강 시대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