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하나의 차이가 천 리의 차이
귀뚜라미 소리 잔잔히 퍼지는 새벽 기운이 좋다.
새로운 한주를 여는 월욜이 선선해진 새벽공기로 가벼워졌다.
책과 가까이 하기 좋은 계절이 반갑기만 하다.
뒤를 돌아 지나온 시간을 돌이킨다.
일이라는 핑계로 개인적인 사정이라 치부하며 많은 친구들과 소식을 끊은지 짧게는 12년, 길게는 2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고 다시 만나게 되었을때, 서로의 겉모습이야 세월의 무상함속에 잔잔한 변화를 가져 왔지만 각자가 살아온 시간의 무게에 속은 천양지차가 되었다는걸 느끼기에는 무리가된다.
어린시절, 혹은 청년의 모습은 서로 차이가 없다.
시간이 흐르며 경험치의 차이가 생겨난다.
얼마 이후로 세기를 멈춘 책의 양이 수천권에 이를것이고 잦은 출장으로 이어진 여행지가 수백개 도시가 되어감에 그 사고의 차이는 크게 벌어져 있다.
뜻하지 않은 와신상담이 되어버린...
주역에 나오는 말에서 근간이된
毫釐千里 호리천리
이 말은 티끌만큼 조그만 차이가 뒤에 천리만큼 커다란 차이로 벌어진다는 뜻의 失之毫釐 差以千里 실지호리 차이천리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눈에도 띄지 않는 미세한 차이가 일이 커지면 엄청난 차이로 벌어진다는 뜻을 나타내게 됐다.
공자는 禮記 經解 예기 경해에서 禮예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이야기 한다.
禮예의 교화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이어서, 일이 모양이 갖추기 전에 그 사악함을 멈추게 한다.
사람으로 하여금 날로 선을 따르고 죄악을 멀리하게 하면서도 스스로 느끼지 못하게 한다.
이런 까닭으로 선왕들은 이를 높이셨던 것이다.
易역에 이르기를 ‘군자는 처음을 신중히 시작하다가 어긋나는 것이 만약 호리와 같다면 뒤에 어긋나는 것은 천리나 된다.’고 했으니 이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君子慎始 差若豪厘 繆以千裏此之謂也 군자신시 차야호리 무이천리차지 위야- 禮記 經解第二十六 예기 경해26)
사마천은 사기 태사공자서에서 春秋춘추의 중요성을 이렇게 이야기 했다.
춘추 가운데 임금을 죽인자가 36 명이고, 나라를 망하게 한 자가 52 명이며, 제후가 도망하여 그 나라를 지키지 못한 경우는 수없이 많다.
그렇게 까닭을 살펴보면 모두 근본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경에는 ‘털끝만한 작은 실수가 나중에는 천리나 차이가 있을 수 있다(失之毫釐 差以千里 실지호리 차이천리-史記 太史公自序 태사공자서)라고 했고, 또 ‘신하가 임금을 살해하고 자식이 아비를 죽이는 것은 일조일석에 일어나는 변고가 아니고 오랫동안 그 원인이 쌓인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따라서 나라를 가진 자는 춘추를 알아야 한다.
프로와 아마추어 투자자가 구분되는 기준도 처음부터 큰 것이 아니다.
호리는 무게를 재는 단위로 기본이 되는 1푼보다는 적은 양을 가리킨다.
1푼을 지금 널리 쓰이는 g으로 환산하면 0.375g이 된다.
1리는 1푼의 10분의1이니 0.0375g이다. 1호는 1리의 10분의1이니 0.00375g이다.
호는 가을에 털갈이할 때 새로 난 가장 미세한 털을 나타내는 추호(秋毫)라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호리는 1푼도 되지 않는 아주 적은 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