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돌아가는 상황에 따라 몸을 맏긴다
새벽바람이 좋아 일찍 눈을 떴다.
상쾌한 바람과 coffee 한잔, 그리고 지난 뉴스를 잠시 둘러보며 눈을 버렸다.
6일간의 일정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한 했다.
정치인들이 빠르게 움직인다.
그 가벼움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李陵이릉 장군을 변호하다 황제인 무제의 노여움을 사서 48세 되던 해 남자로서 가장 치욕스러운 宮刑궁형(:생식기를 제거하는 형벌)을 받고도 중국 최고의 역사서, 史記사기를 완성했다는 司馬遷사마천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방대한 양의 사서를 홀로 집필한것에는 분명 찬사를 보내지만 그 내용이 개인적인 감정이 개입되어 왜곡된 부분이 역작의 발현이라는 이슈를 잠재울만큼 거대하기때문이다.
사기가 완성될 즈음인 BCE 91년 사마천이 巫蠱무고의 난으로 연루되어 옥에 갇힌 친구인 任安임안(少卿소경)에게 쓴 서신이 있다.
사마천은 그때 자신을 도와달라는 임소경의 서신을 받자 자신이 그 청을 들어줄 입장에 있지 못한 서글픈 처지임을 설명한 답신을 썼다고한다.
報任少卿書 보임소경서.
......
비천한 사람들과는 함께 살기가 쉽지 않고 하류들은 비방하는 말을 많이 한다.
내가 입을 잘못 놀려 이러한 화를 만났고, 거듭 향리의 웃음꺼리가 되어 아버지를 욕되게 했으니, 무슨 면목으로 다시 부모님의 무덤을 찾아뵐 수 있을까?
수백 대가 지나도 부끄러움은 더 심해지겠지.
이런 까닭에 하루에도 창자가 아홉 번이나 꼬이고, 집에 있으면 꼭 뭔가를 잊은 듯했고, 집을 나서면 갈 곳을 몰랐다.
이 부끄러움을 생각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땀이 등에서 솟아 옷을 적셨다.
몸이 환관이 되었으니 어떻게 암혈에 깊이 숨어 맑은 이름을 남길 수 있을까?
그래 세속과 어울리고 시대와 함께 하면서 나의 狂惑광혹(미쳐서 어떤 것에 빠짐)을 풀고자 한다.
소경이 賢士현사를 추천하라 한 것은 내 속마음과는 어그러진다.
이제 어지러운 말들을 조탁하여 꾸며보지만, 세상에 도움이 안 되고, 믿음을 주지 못한 채 욕만 당할 뿐이다.
간추리면 죽은 뒤에야 시비가 가려질것이다.
글로는 뜻을 다 표현하지 못해 대략 비루한 뜻을 전한다.
삼가 두 번 절한다.
아마 任安은 이 편지를 받고 또 다른 절망에 빠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궁형을 선택한것이 거대한 업적을 위함이 아니었다는것이 드러나는 내용의 서신이다.
故且從俗浮沈 고차종속부심
與時俯仰 여시부앙
以通其狂惑 이통기관혹
- 司馬遷 報任少卿書 사마천, 보임소경서
세속과 어울리고 시대와 함께 하면서 저의 狂惑을 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