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의 최면에서 벗어나야 한다.
많은 이들이 조금 알게 되면 스스로 다 안다고 자부하여 잘 물으려 하지 않으며, 어떤 때는 심지어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 묻지 않는다.
일이 생겼을 때에는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물어 행하면 실수가 그만큼 적을 것이며, 공부를 할 때에는 아랫사람도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조선 후기의 사상가 崔漢綺최한기가 지은 人政인정에는 인간 사회에 대한 많은 성찰의 내용이 담겨 있다.
만약 일을 당하여 남에게 물어보지 않고 마음 가는 데 따라 바로 행한다면,
인륜의 질서는 여기에서 무너질 것이다.
若當事而不問於人 약당사이불문어인
惟從心之所欲直行之 유종심지소욕직행지
人道從此隳矣 인도종차휴의
어느 날 공자가 국가의 제사를 주관하면서 모든 일을 하나하나 담당자에게 물었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이 예를 잘 안다던 공자의 명성은 헛소문이라고 떠들고 다녔다.
그도 그럴것이 공자는 살았을 당시에 예와 제도에 대해 잘 아는 사람으로 소문이 나 있었는데 누구에게 묻는것이 이상해 보였으리라.
그러나 이 말을 전해 들은 공자는 '그것이 바로 예'라고 했다.
子入大廟 每事問 자입태묘 매사문
或曰 孰謂鄹人之者 知禮乎 혹왈 숙위추인지자 지례호
入大廟 每事問 입태묘 매사문
子聞之 曰 是禮也 자문지 왈 시례야
- 論語 八佾 논어 팔일편
공자가 태묘에 들어가서는 모든 과정을 묻자, 어떤 사람이 말했다.
누가 추고을 사람의 자식을 예를 안다고 하였는가? 태묘에 들어오면 매사를 묻는데.
공자가 그 말을 듣고 말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바로 예이니라.
論語논어 公冶長공야장에 보면 不恥下問불치하문(아랫사람에게 묻는 일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이란 말이 나온다.
그저 모르는 일은 누구한테든지 물으면 손해볼 것이 없다.
더구나 태묘에서 제사 지내는 중요한 의식을 어찌 함부로 할 수 있을 것인가.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자신보다 많이 아는 사람한테 물으면 된다.
그게 바로 예다.
세상일을 혼자만 다 알고 할 수는 없다.
예의 기본은 그렇게 묻는 것이다.
모르는 것, 자신이 없는 것, 확실하게 해야 할 것은 누구한테라도 물어서 배우는 것, 그래서 아는 것이 바로 예의 기본이다.
論語논어 爲政위정편에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라는 말이 있듯이 바로 아는 것이 바로 예다.
최한기는 논어를 인용하며 지도자에 대한 조언으로 이를 마무리한다.
임금이 이와 같으면 나라가 약해지고,
대부가 이와 같으면 집안을 잃게 되고,
일반인이 이와 같으면 몸을 망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