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뜻은 남에게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한바탕 쏱아진 소나기 소리에 잠시 눈을 떴다.
오랜만에 들려오는 시원스러움은 이른 새벽시간을 깨우기에 충분하다.
창을 시원스레 때리는 강한 빗줄기를 잠시바라보자니 커피한잔 생각에 몸을 일으켰다.
맑은 날씨는 늘 좋은 이미지다.
그에 비해 먹구름과 바람, 비는 그 반대의 이미지다.
정상적인 하늘은 맑고 갠 상태고, 그 반대의 하늘은 먹구름이 가득 들어차 바람과 비가 닥치는 상태다.
그래 바람과 비는 어둡고 긍정적이지 않은 이미지다.
알 수 없는 미래와 그 안에 담겨 있을지도 모를 위기의 신호라 바람의 정면에 먼저 나서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일지 모른다.
그래 중국 사람들은 風頭(바람 머리)를 경계한다.
앞으로 나서기 좋아하는 것은 愛出風頭(ai chu feng tou)다.
늘 남들보다 먼저 앞에 나서서 제가 가진 실력을 뽐내거나 남 앞에 드러내는 자세를 일컫는다.
바람 앞에 결코 서지 않으려는 노력, 가능하다면 제 자신을 꼭꼭 숨겨야 한다.
나를 숨긴 뒤에 바람이 몰고 온 변화를 새로 읽어야 한다.
그 변화의 기류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그 상황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지, 어떤 행동으로 이 변화를 내가 유리한 방향으로 몰고 갈 수 있는 것인지…. 이를 먼저 따져야 한다.
행동과 발언은 그 다음이다.
良賈深藏若虛 양가심장약허
君子盛德若愚 군자성덕약우
- 史記 老子韓非列傳 사기 노자한비열전
훌륭한 장사치는 깊이 감춰두어 아무것도 없는 듯이 한다.
군자는 덕이 가득해도 겉보기에는 바보 같다
초나라 莊王장왕이 즉위한후 삼 년간 號令호령을 공표하지 않고, 밤낮으로 향락을 일삼고, 감히 간언하는 자가 있으면 용서하지 않고 죽음에 처하겠다라고 온 나라 사람들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伍擧오거가 입궐하여 간언했다.
장왕은 왼팔로는 정나라 희첩을 껴안고, 오른팔로는 월나라 여자를 껴안은 채 악대 사이에 앉아있었다.
오거; 원컨대 수수께끼를 하나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오거; 새가 언덕에 앉아 있는데, 3년을 울지도 않고 날지도 않습니다. 무슨 새일까요?
장왕; 보통 새가 아니로구나. 3년을 안 날고 안 울었으니 한 번 날면 하늘로 솟고, 한 번 울면 사람을 놀라게 하리라. 오거, 그대는 물러 갈지니 나는 이 말듯을 알겠다.
왕은 그 뒤로도 계속 방탕했다.
이번엔 대부 蘇從소종이 직간하자 왕은 화를 내며 죽고 싶으냐고 소리 질렀다.
소종은 초나라가 이대로 멸망의 길로 가는 것을 볼 수 없으니 차라리 죽어 충신의 이름을 얻고자 한다고 대들었다. 초장왕은 그를 물끄러미 보다가 즉시 주연을 파하고, 그날로 亂行난행을 그쳤다.
소종과 오거를 중용했고 지난 3년간 곁에서 방탕을 부추겼던 자들을 일거에 내쫓았다.
얼마 후 그는 春秋五覇춘추오패의 한 사람으로 이름을 올렸다.
커다란 지혜는 어리석은 사람과 같아야하고 (大智若愚대지악우)
정말 뛰어난 것은 오히려 서툴러 보인다.(大巧若拙대교약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