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주유천하 V 전라 해남 해촌서원

스물둘. 순천을 돌아 여수와 해남으로 03 海村書院해촌서원

1652년(효종 3) 임억령 선생 단독 사우로 건립하여 석천사 였다.

그 후 1689년(숙종 15) 해남유림의 발론으로 최부, 류희춘 선생을 추배하여 오다가 1721년 윤구 선생과 윤선도 선생을 추배하여 5현사가 되었다.

1868년 조정의 영으로 훼철되었다가 1901년 설단, 제향하였으며 박백응은 1922년에 추배되었다.

그래 지금은 해촌서원은 최부, 임억령, 류희춘, 윤구, 윤선도, 백백웅 등 6현을 배향하고 있다.

구교리에 있던 것이 현재 해리 금강골 저수지 옆으로 옮겨 자리 잡고 있다.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이고, 입구에 삼문이 있고, 좌측에 교직사가 있다.

배향된 해남출신의 명현들은 고산 윤선도 를 제외하면 거의 동시대의 인물들로 금남 최부 는 충의, 석천 임역령은 풍(해남읍지 기록), 미암 유희춘은 경술, 굴정 윤구는 문장, 고산은 충헌으로 각각 칭송되어 오고 있다.

 

임억령 (1496-1568).

호 石川석천( 그가 태어난 마을의 개울 이름)

오형제 중 셋째.

가운데 글자는 대망을 의미하는 숫자인 천, 만, 억, 백, 구를 얹어 천령, 만령, 억령, 백령, 구령이라 하였다.

부친을 여윈 14세 때 눌재 박상의 제자가 되고 동생 임백령도 같이 공부한다.

박상은 억령에게는 장자를 읽으라고 하면서 ‘너는 문장이 될 것’이라고 하였고 백령에게는 논어를 공부하라고 하면서 ‘족히 나랏일을 담당할 것’이라 하였다.

1525년 과거 급제하여 대사간 역임.

동생 임백령은 1519년 급제.

1545년 인종이 승하하고 11살의 명종이 즉위하자 명종의 어머니 문정왕후는 친동생 윤원형에게 인종의 외삼촌인 윤임 일당을 모두 제거하라는 밀지를 내린다.

윤원형 일파의 오른팔 임백령.

형 임억령이 동생을 만류하지만 뜻대로 되지않자 낙향한다.

이에 다음해 동생이 벼슬을 내리자 인연을 끊겠다는 결연함을 보인다.

竹老元逃削 松高不受封 죽로원도삭 송고불수봉

何人與同調 窮谷白頭翁 하인여동조 궁곡백두옹

대나무가 늙었으니 베어 쓰이는 것 피하였고 소나무는 고상하여 벼슬을 받지 않는다.

누가 송죽과 같이 지조를 같이 할꼬 깊은 골짜기에 머리 흰 늙은이로다.

우의정으로 승진한 임백령은 1546년 사은사로 중국 연경에 사신으로 갔다 돌아오는 도중 병사한다.

1554년 강원도 관찰사로 다시 벼슬에 나가 명승지를 다니며 글을 짓는다.

風飄枯葉江干墮 풍포고엽강간타  

雲抱遙岑海上生 운포요잠해상생

바람은 마른 잎 나부끼어 강 언덕에 지고

구름은 먼 산 안고 바다 위에 솟아난다.

담양부사를 한 것은 62세인 1557년이다.

3년 후인 1560년 담양부사 직을 사직하고 담양 성산 아래 식영정에서 자연을 벗 삼고 유유자적한 생활을 보낸다. 이 때 식영정을 다닌 인물로는 면앙 송순, 사촌 김윤제, 하서 김인후, 고봉 기대승, 송천 양응정, 서하당 김성원, 송강 정철, 제봉 고경명, 옥봉 백광훈 등이었다. 특히 석천과 하서, 고봉과 송천을 성산 사선(四仙)이라 하였고, 석천과 서하당, 송강, 제봉을 식영정 사선이라 하였다.   

石川석천과 松江송강이 쓴 碧梧凉月벽오양월

秋山吐凉月 中夜掛庭梧  추산토양월 중야괘정오

鳳鳥何時至 吾今命矣夫  봉조하시지 오금명의부

가을 산이 시원한 달을 토해 내어 한 밤중에 뜰에 서 있는 벽오동나무에 걸렸네.

봉황은 어느 때에나 오려는가. 나는 지금 천명이 다해가는데.

石川석천

人懷五色羽 月掛一枝梧 인회오색우월괘일지오

白髮滿秋鏡 衰容非壯夫 백발만추경 쇠용비장부

선생의 마음은 봉황을 품었는데 달은 벽오동나무 가지 끝에 걸렸구나.

백발이 가을 거울 속에 가득하니 쇠잔한 얼굴은 이제 대장부가 아니구나.

松江송강

전라남도 해남군 해남읍 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