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offee break

coffee break...看書痴 간서치

책만 보는 바보

by Architect Y

木覓山목멱산 아래 멍청한 사람이 있는데, 어눌하여 말을 잘하지 못하였고, 성품은 게으르고 졸렬한데다, 時務시무도 알지 못하고 바둑이나 장기는 더더욱 알지 못하였다.

남들이 이를 욕해도 따지지 않았고, 이를 기려도 뽐내지 않으며, 오로지 책 보는 것만 즐거움으로 여겨 춥거나 덥거나, 주리거나 병들거나 전연 알지 못하였다.


어릴 때부터 21세 나도록 손에서 일찍이 하루도 옛 책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다.

그 방은 몹시 작았지만 동창과 남창과 서창이 있어, 해의 방향을 따라 빛을 받아 글을 읽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책을 보게 되면 문득 기뻐하며 웃었다.

집안사람들은 그가 웃는 것을 보면 기이한 책을 얻은 것인 줄로 알았다.


杜甫두보의 오언율시를 더욱 좋아하여, 끙끙 앓는 것처럼 골똘하여 읊조렸다.

그러다 심오함 뜻을 얻으면 너무 기뻐서 일어나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데, 그 소리는 마치 갈가마귀가 깍깍대는 것 같았다.

그러다 혹 고요히 소리 없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뚫어지게 바라보기도 하고, 혹 꿈결에서처럼 혼자 중얼거리기도 하였다.

사람들이 이를 가리켜 看書痴간서치, 즉 책만 읽는 멍청이라고 해도 또한 기쁘게 이를 받아들였다.

아무도 그의 전기를 짓는 이가 없으므로 이에 붓을 떨쳐 그 일을 써서 看書痴傳간서치전을 지었다.

그 이름과 성은 적지 않는다.


人目之爲看書痴 인목지위간서치

亦喜而受之 역희이수지

- 看書痴傳 간서치전


서자출신이며 정규교육도 받지 못했으나

책에 빠져 책 속에서 살며 책을 통해 벗을 사귀며

규장각 검서관으로 정조에게 발탁되었고 연암 박지원과 죽음이 갈라 놓기까지 30년간 18세기 최고의 우정을 얻은, 스스로 간서치라 칭한 炯庵형암 李德懋이덕무가 본인을 묘사해 써내려간 글이다.

책바보.jpg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우리나라는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중 독서량이 꼴지인 나라다.

가을이 오면 의례 독서의 계절이라 하지만 별 다를것이 없다.

눈이 돌아가는 수 많은 미디어에 노출된다 하더라도, 영어공부에 미쳤다고해도 이 계절을 보내는동안 한권의 책에 미쳐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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