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a culpa 내 탓이오
어제는 두세시간 역사의 현장을 함께하고 돌아왔다.
불은 지펴지고 솥의 물은 끓어 넘치고 있었다.
남겨야할 업적도 아닌 만고의 오점으로 기록될일인지라 마지막까지 버티다 鹿臺녹대에 스스로 불을 지르고 뛰어든 紂王주왕이 될수밖에 없을 것이다.
잠시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며 시간을 흘린다.
어떠한 위치가 되었든 자리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오히려 지도자일수록 더 큰 책임을 져야하는데 임금이 잘못했다고 감옥에 가두거나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왕조국가에서 임금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었다.
그 당시 임금이 잘못했을 때는 스스로가 잘못을 빌어야 하는데,
이를 자신의 죄를 밝히는 조서라는 뜻의 罪己詔죄기조라고 하고
자신의 죄를 자책한다는 뜻에서 責己詔책기조,
자신의 죄를 반성한다는 뜻에서 修省詔수성조라고도 한다.
이러한 죄기조는 정치에 대해서 무한 책임을 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漢한의 유학자 董仲舒동중서가 체계화한 天人感應說천인감응설은 이를 이야기하는것인데 재해가 나면 임금은 죄기조를 발표한다.
하늘이 자신을 대신해 세상을 다스리라고 정사를 위임했는데 임금이 정치를 잘못하면 이를 견책하기 위해 재해를 내린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임금이 자책하지 않으면 임금이나 왕조를 갈아치울 수 있다는 역성혁명의 논리가 등장하는 것이다.
그래 죄기조는 임금의 잘못된 정치행위에 분노한 백성들이 임금이나 왕조 교체로 나아가는 혁명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春秋춘추의 周주, 莊公장공 11년조에 秋, 宋大水(가을에 송나라에 홍수가 났다)는 짤막한 구절이 있다.
이 구절에 대해 공자와 동시대의 사람인 左丘明좌구명이 春秋左傳춘추좌전에서 자세하게 설명했다.
주나라 장공이 사자를 보내 위로했다.
하늘이 淫雨음우를 내려 곡식을 해쳤으니 어찌 위로하지 않을 수 있겠소
송나라 군주는 자신의 잘못을 자책했다.
孤고(제후의 자칭)가 공경스럽지 못했기 때문에 하늘이 재앙을 내렸습니다.
또 이로써 군주께 걱정을 끼쳐서 고마운 말씀을 받게 되었습니다
노魯, 大夫대부 臧文仲장문중이 이 말을 듣고 말했다
송나라는 일어날 것이다.
禹우임금과 湯탕임금이 모든 것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니 나라가 흥성했고,
桀걸임금과 紂주임금이 모든 것을 남의 죄로 돌리니 나라가 멸망했다
세상이 타락하면서 내 탓은 사라지고 남 탓은 크게 늘었는데, 당나라 韓愈한유는 原毁원훼에서 남 탓만하는 상황에 대해서 한탄했다.
옛날의 군자는 자기를 책망하는 것은 무겁게 여겨서 주밀하게 하고 남에게 기대하는 것은 가볍게 여겨서 간략하게 했다…지금의 군자는 그렇지 않아서 남은 상세하게 책망하고 자기는 간략하게 책망한다
聖人 성인
責己感也處多 책기감야처다
責人應也處少 책인응야처소
- 近思錄 근사록
성인은
자기를 책망해서 남을 감동시키는 것은 많고
남을 책망해서 자기에게 호응시키는 것은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