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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Jan 02. 2017

건축가의 주유천하 III 경상 귀래정

스물셋. 경주 이야기 05. 천년왕국 신라에서 조선까지, 양동마을 귀래정

도연명 때문에 전국에는 귀래정 수십개다.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94호 경북 경주시 강동면 다산2리 1074.


1755년 여강 이씨 천서문중에서 지은 건물로 조선 중종 때 문과에 급제한 후 병조좌랑, 예조정랑을 거쳐 홍문관 검교를 지낸바 있는 이철명(1495∼?) 선생을 추모하여 1930년에 귀래정으로 하였다.

여강 이씨.

BC 57년 박혁거세를 왕으로 옹립하고 서라벌 건국한 6명의 촌장중의 한명.

귀래정은 육각평면 구성으로 구조결구법과 조원구성의 독특성을 지니고 있어 한국 전통건축과 조원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풍광이 건축.

빨간 슬레이트 지붕은 박통 작품이고.

평면이 팔각인 게 특이하다.

칠은 하늘, 팔은 땅이이다

깊은 산은 사람의 심성을 깊게 하고, 넓은 물은 사람의 심성을 넓게 한다.

그래서 선비들은 도심에 냇가가 없으면 인공연못을 만들고 누각 위에 올라가 한잔 술로 신선이 되는 거다.

선비들은 살아서 도인이 되기를 희구하였고 죽어서는 신선이 되기를 갈망하였다.

선비들은 “나물 먹고 물마시고 팔 베게하고 누운” 유유자적의 상태를 이상으로 생각하였다.


歸去來辭귀거래사

-陶淵明도연명


자, 이제 돌아가자. 고향 산천이 황폐해지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정신을 육체의 노예로 삼아온 것을 어찌 슬퍼하고 서러워만 할 것인가.

이미 지난 일은 후회해도 소용이 없음을 알았고 앞으로는 바른 길을 가는 것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생길을 잘못 들어 헤맨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그리 멀지 않으니 이제사 지금의 생각이 맞고 과거의 행동이 틀린 것임을 알았다.


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흔들리며 나아가고 바람은 한들한들 옷깃을 스쳐가는데

지나는 길손에게 고향까지의 길을 물어보며 희미한 새벽빛을 안타까워한다.

마침내 저 멀리 우리 집 대문과 처마가 보이니 기쁜 마음에 급히 뛰어갔다.

머슴아이 길에 나와 나를 반기고 어린 것들은 대문에서 나를 맞이한다.


뜰 안의 세 갈래 작은 길에는 잡초가 무성하지만 소나무와 국화는 아직도 꿋꿋하구나.

어린 아이 손 잡고 방에 들어오니 항아리엔 향기로운 술이 가득하다  

술단지 끌어당겨 잔에 따라 나 홀로 자작하며 뜰안의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얼굴에 미소짓는다..

남쪽 창가에 기대어 의기가 양양하니 무릎 하나 들일 만한 작은 집이지만 이 얼마나 편한가.


날마다 동산 거니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고 문이야 달아 놓았지만 찾아오는 이 없으니 항상 닫혀 있다.

지팡이에 늙은 몸 의지하며 발길 멎는 대로 쉬다가 때때로 고개를 들어 먼 하늘을 바라본다.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를 돌아 나오고 날다가 지친 새들도 둥지로 돌아올 줄 안다.

저녁빛이 어두워지며 서산에 해가 지려 하는데 나는 홀로 선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이고 있다.


돌아왔노라. 세상과 사귀지 않고 속세와도 단절이다.

세상과 나는 이제 서로 멀리 떨어졌으니 다시 벼슬길에 올라 무엇을 구하리요

친척들과 정담을 나누며 즐거워하고 거문고를 타고 책을 읽으며 시름을 달래련다.

농부가 내게 찾아와 봄이 왔다고 일러 주니 장차 서쪽 밭에 나가 밭을 갈아야겠다.


혹은 장식한 수레를 부르고, 혹은 한 척의 배를 저어서

깊은 골짜기의 맑은 물을 찾아가고 다시 험한 산을 넘어 언덕으로 나아가리라.

나무들은 즐거운 듯 생기있게 자라고 샘물은 졸졸 솟아 흐른다.

만물이 때를 얻음을 부러워하지만 나의 생이 영원히 휴식을 취할 날이 멀지 않음을 느낀다.


아, 어쩔수가 없구나. 이 몸이 세상에 남아 있을 날이 멀지 않았으니

어찌 마음을 대자연의 섭리에 맡기지 않을 것이며 새삼 초조하고 황망스런 마음으로 무엇을 욕심낼 것인가

부귀는 내가 바라던 것이 아니며 죽어 신선이 사는 나라에 태어날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좋은 때라 생각되면 혼자 거닐고 때로는 지팡이를 세워 놓고 김을 매기도 한다.


동쪽 언덕에 올라 조용히 읊조리고 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는다.

잠시 조화의 수레를 탔다가 이 생명 다하는 대로 돌아가는 것이니 주어진 천명을 즐길 뿐 무엇을 의심하고 망설이랴.

歸去來兮 田園將蕪胡不歸 귀거래혜 전원장무호불귀

旣自以心爲形役 奚惆悵而獨悲기자이심위형역 해추창이독비

悟已往之不諫 知來者之可追오이왕지불간 지래자지가추

實迷塗其未遠 覺今是而昨非실미도기미원 각금시이작비


舟遙遙以輕 風飄飄而吹衣 주요요이경양 풍표표이취의

問征夫以前路 恨晨光之熹微문정부이전로 한신광지희미

乃瞻衡宇 載欣載奔 내첨형우 재흔재분

僮僕歡迎 稚子候門 동복환영 치자후문


三徑就荒 松菊猶存 삼경취황 송국유존

携幼入室 有酒盈樽 휴유입실 유주영준

引壺觴以自酌 眄庭柯以怡顔 인호상이자작 면정가이이안

倚南窓以寄傲 審容膝之易安 의남창이기오 심용슬지이안


園日涉以成趣 門雖設而常關 원일섭이성취 문수설이상관

策扶老以流憩 時矯首而遐觀 책부노이류게 시교수이하관

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 운무심이출수 조권비이지환

影翳翳以將入 撫孤松而盤桓 영예예이장입 무고송이반환


歸去來兮 請息交以絶遊 귀거래혜 청식교이절유

世與我而相違 復駕言兮焉求 세여아이상위 복가언혜언구

悅親戚之情話 樂琴書以消憂 열친척지정화 낙금서이소우

農人告余以春及 將有事於西疇 농인고여이춘급 장유사어서주


或命巾車 或棹孤舟 혹명건차 혹도고주

旣窈窕以尋壑 亦崎嶇而經丘 기요조이심학 역기구이경구

木欣欣以向榮 泉涓涓而始流 흔흔이향영 천연연이시류  

善萬物之得時 感吾生之行休 선만물지득시 감오생지행휴


已矣乎 寓形宇內復幾時 이의호 우형우내복기시

曷不委心任去留 胡爲乎遑遑欲何之 갈불위심임거류 호위호황황욕하지

富貴非吾願 帝鄕不可期 부귀비오원 제향불가기

懷良辰以孤往 或植杖而耘 회양진이고왕 혹식장이운자


登東皐以舒嘯 臨淸流而賦詩 등동고이서소 임청류이부시

聊乘化以歸盡 樂夫天命復奚疑 승화이귀진 낙부천명복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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