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offee break

coffee break...文過飾非 문과식비

; 배우지 못하는걸 채근할 수 있을까

by Architect Y

날이 밝아짐이 빨라진다.

곧 경칩이고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춘분도 이제 한달이 채 남지 않았다.

겨울이 가고 다시봄이 오는 자연의 현상은 자연스레 시간을 흐르게 한다.

사람도 태어나고 살아가고 죽어가는 삼라만상의 모습안에 자연스레 녹아 있다.

그리 흘러가는 자연스러움속에 조상에서 후손으로 할아버지에서 손자로 이어진 많은 지혜는 이제는 단절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결코 인정하지 않으려는 잘못은 감추고 속인다.

이런 게걸음를 보고 자란 아이들에게 바로 걸으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수 있을까.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것은 여타 동물과 달리 주변을 의식하는 정신, 곧 이성과 이에 바탕을 둔 인격은 인간만이 지닌 고유 특성이다.

명예는 어떠한 경우에 훼손될까.

대부분 무리하게 재물과 권력 등을 가지려는 데서 생긴다.

특히 분수에 넘치는 재물욕이 불명예를 초래한다.


문제는 불명예를 당한 이가 잘못을 고칠 줄 모른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잘못이 있는 줄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고 잘못이 없다고 자기 자신을 속여서 겉으로 은폐하고 말재주로 번지르르 꾸미는 것을 文過飾非 문과식비(小人之過也必文소인지과야필문- 論語 子張 논어 자장)라 한다.

비너스 앞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프시케.jpg Psyché reconnaissant ses fautes devant Vénus 비너스 앞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프시케 - 알렉상드르 에바리스트 프라고나르

전국 시대, 趙조, 惠文王혜문왕의 수하에는 문관, 藺相如인상여와 무장, 廉頗염파가 있었다.

두 사람의 명성은 천하에 알려져 있어, 강대국인 秦진에서도 조나라를 꺼릴 정도였다

진나라 昭王소왕은 조나라 혜문왕과 면지에서 會盟회맹하기로 했다.

연회석상에서 소왕은 조왕에게 거문고를 연주해주기를 청하고, 사관을 시켜 '진나라 왕이 조나라 왕을 시켜 거문고를 타게 했다'라고 기록하게 했다.

이때 인상여는 왕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진나라 왕에게 술독을 올리며 노래를 부를 것을 청하고, 사관에게 이 사실을 기록하게 했다.

그래 진나라는 결국 우세한 입장에 설 수 없었다.

게다가 인상여는 진나라로부터 화씨벽을 다시 찾아오는 임무를 완수하고 上卿상경에 임명되어, 그 명성이 염파를 능가하였다.

이렇다 보니 염파는 몹시 불만스러워 인상여를 만나면 욕을 보여 주겠다며 허세를 부렸다.

이 말을 전해들은 인상여는 될 수 있으면 염파를 만나지 않으려고 병을 핑계로 조정에 나가지 않았다.

얼마 뒤, 인상여는 외출하였다가 염파와 마주 치게 되자 얼른 수레를 끌고 피했다.

그러자 그의 부하들이 그 까닭은 물었다. 인상여의 대답은 이러하였다.


진나라 왕의 위세에도 놀라지 않은 내가 어찌 염파 장군을 두려워하겠는가?

지금 진나라가 우리나라를 무시하지 못하는 것은 나와 염파 장군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의 위급을 뒤로하고 사사로운 원한만을 따진다면, 이는 진나라가 바라는 일이 될 것이다.


염파는 이 말을 전해듣고, 옷을 벗어 어깨를 드러낸 채 가시나무를 짊어지고 인상여의 집 문 앞에 와서 크게 사죄하였다


비천한 인간이라 장군의 관대함이 이토록 크신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이리하여 두 사람은 마침내 친하게 되어 서로를 위해 목을 벨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肉袒負荊 因賓客至藺相如門謝罪 육단부형 인빈객지인상여문사죄

鄙賤之人 不知將軍寬之至 此也 비천지인 부지장군관지지 차야

- 史記 廉頗 藺相如列傳 사기 염파 인상여열전


Une amende honorable.jpg Une amende honorable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형벌- 알퐁스 르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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