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끊임없는 단련의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명품
Emmanuel Carrere 엠마뉘엘 카레르가 2014년 펼쳐낸 Le Royaume, 국내엔 올초 3월에 번역되어 출판된 장편소설을 읽으며 예배를 바라보자니 여러가지 생각에 빠진다.
멈춰버린 기독교의 모습에서 예수가 바라던 사랑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스스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울부짓고 요란하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모습에서 나흘뒤 십자가에 못을 박으라고 고함치는 행동을 가늠하지 못하고 자기 옷을 벋어 바닥에 깔며 그의 입성을 소리질러 환영하는 2000년전의 예루살렘시민의 모습이 잔상처럼 따라오는건 우연이 아니다.
위로받고 용서받기 위해 몸부림치는 아우성이 뒤를 돌아볼 용기는 주지 않는다.
不可砥厲 則不能利 불가지려 즉부능이
不得人力 則不能斷 불득인력 즉부능단
- 荀子性惡 순자성악편
고운 숫돌에 갈지 않으면 날카로워질 수 없고
사람의 힘을 들이지 않고는 자를 수도 없다
당시 오나라 왕이던 闔閭합려는 간장을 불러 명검 두 자루를 만들도록 명령했다.
간장은 나라에서 제일가는 대장장이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기에 최선을 다해 칼을 만들려고 했다.
그는 정선된 청동만으로 칼을 주조하기 시작했는데 이 청동은 삼 년이 지나도록 녹지 않았다.
왕의 독촉은 매일매일 계속되고 청동은 녹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므로 그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이 청동을 하루속히 녹여 칼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그는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날이 많았다.
그러던 중 아내 막야가 청동을 녹일 방법을 알아냈고 청동을 녹여 손색없는 천하의 명검을 만들어 음양의 원리에 따라 陽양으로 된 칼에는 간장이라는 이름을 새기고 陰음으로 된 칼에는 막야라고 새겼다.
순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吳越春秋오월춘추 闔閭內傳합려내전에 나오는 간장막야의 이야기처럼 간장과 막야를 비롯한 천하의 명검들은 끊임없는 시행착오와 단련의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것이지 그 어느 한순간 뚝딱하여 나온 것이 아니라는 논지다.
오늘은 세월호 4주기되는 날이다.
머리 숙여 참회한다.
세월호를 바라보며
https://brunch.co.kr/@architect-shlee/371
노란리본에 대한 단상
https://brunch.co.kr/@architect-shlee/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