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offee break

coffee break...滌蕩千古愁 척탕천고수

; 시름을 생각하며...

by Architect Y

어제의 오랜 시간만에 친구와의 전화통화가 새벽을 깨웠다

가을이 깊다.

추석연휴의 마지막날, 새벽 창을 열고 커피를 내린다.

새벽 바람에 coffee향이 코끝을 찌른다.


누구나 자신의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위로 받고 싶지만 동정 받고 싶지는 않다.

그래 나이가 들어 갈 수록 쉽게 누군가를 찾기가 두려워진다.


학창시절 한문 시간에 이백의 우인회숙 友人會宿을 배웠다

천고의 시름을 씻어 버리려 내리 백병의 술을 마신다는...


요즘 이 시를 떠올리면 오히려 울적함이 느껴진다.

생각을 밀고 나갈 힘이 달려서인지, 일단 떠올리면 곧바로 醉來臥空山취래와공산, 天地卽衾枕 천지즉금침(술이 취하여 빈산에 누우니 천지가 이불이고 벼 개이다 -推拘추구)까지 단숨에 치닫던 게 지금은 고뇌를 씻으려다가 만다.


이백은 벗과 술잔을 기울이며 정담을 하며 해소했다.

속으로 삭이고 표현함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푸는 이도 적지 않다.

채근담은 쌓아두지 말고 그때그때 해결하라고 권하고 있다.


念頭昏散處 要知提醒 염두혼산처 요지제성

念頭喫緊時 要知放下 염두끽긴시 요지방하

不然 恐去昏昏之病 又來憧憧之擾矣 불연 공거혼혼지병 우래동동지요의


마음이 혼미하고 산란할 때는 정신을 바짝 차릴 줄 알아야 하고,

마음이 긴장될 때는 풀어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의 혼미함이 없어지더라도 또다시 조바심하게 될 것이다


이제 연휴를 마감하며 깊은 思惟사유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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滌蕩千古愁 척탕천고수

留連百壺飮 유련백호음

良宵宜淸談 양소의청담

皓月未能寢 호월미능침

醉來臥空山 취래와공산

天地卽衾枕 천지즉금침

- 友人會宿 우인회숙, 李白이백


천고의 시름을 씻으려고

연이어 백 병의 술을 마셨네

청담을 나누기에 좋은 밤이요

밝은 달로 인해 잠을 이룰 수 없네

취하여 텅빈 산에 누우면

천지가 곧 금침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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