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親舊, 나를 알아주는 벗
往事回頭同夜夢 왕사회두동야몽
故人屈指半晨星 고인굴지반신성
- 登採眞亭 등채진정
지난 일 생각하니 모두가 꿈 같고,
친구들을 손 꼽으니 절반은 새벽별일세
당나라 때의 문인인 劉禹錫유우석은 나이가 들게 되면 모두 떨어져 나간다는 것을 새벽녘의 별에 비유했다.
새벽이 되면 별이 드물어지듯이, 나이가 들면 벗들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을 晨星落落신성낙락이라고 표현했다.
세월은 자기 나이만큼 속도감을 느낀다고 한다.
잠시의 젊은 시절이 분주한 경주 속에 지나가고,동분서주하다 보면 언제인지도 모르게 중년을 맞이하게 된다.
묵직한 짐을 잠시 내려 기지개라도 한번 켜 볼라 치면 시위를 떠난 화살과 같은 쾌속의 세월 앞에 서게 된다.
갑작스레 떨어진 수은주는 새벽의 커피향을 더욱 깊게 만든다.
평생친구는 언제 만들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저 친구가 평생토록 함께 인생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사귄다 해도 그렇게 될 가능성은 예측하기 어렵다.
사람마다 그런 친구를 만드는 계기는 우연치 않게 찾아오기 때문에 시기와 장소가 천차만별이다.
누구에게나 꿈 같은 일이지만 옛 선현들의 말처럼 인생의 황혼기에 정말 친한 벗 한 사람만 있다면 그 사람은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옛 이야기 중에는 친구와 관련된 것이 많다.
伯牙백아와 鍾子期종자기가 음악을 통해서 마음을 나누다가 종자기가 죽자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어 버리고 다시는 음악을 연주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은 伯牙絶絃백아절현이라는 내용의 많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이덕무의 친구에 관한 이야기는 몇번을 곱씹어도 가슴이 짠하게 울린다.
若得一知己 약득일지기
我當十年種桑 아당십년종상
一年飼蠶 手染五絲 1년사잠 수염오사
十日成一色 五十日成五色 10일성일색 50일성오색
曬之以陽春之煦 쇄지이량춘지
使弱妻 持百鍊金針 사약처 지백년금침
繡我知己面 裝以異錦 軸以古玉 수아지기면 장이이금 축이고옥
高山峨峨 流水洋洋 張于其間 고산아아 유수양양 장우기간
相對無言 薄暮懷而歸也 상대무언 박모회이기
- 蟬橘堂濃笑 선농당농소
만약 한 사람의 지기를 얻게 된다면
나는 마땅히 10년 동안 뽕나무를 심고 1년간 누에를 먹일 것이다.
손수 오색실로 물을 들이리니, 열흘에 색깔 하나씩 물들인다면 50일이면 다섯 가지 빛깔을 완성할 것이다.
이를 따뜻한 봄볕에 쏘인 뒤 어린 아내에게 백 번 담금질한 쇠로 만든 바늘을 가지고서 내 벗의 얼굴을 수놓게 한다.
그것을 귀한 비단으로 장식하고 고옥으로 축을 만들리라.
아스라이 높은 산과 넘실넘실 흘러가는 물이 있는 그 사이에서 수놓은 그림을 펼쳐놓고 아무 말 없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가 땅거미가 질 무렵이면 품속에 넣어 돌아오련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과거의 친한 벗들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노년의 고독이 찾아 든다.
바삐 살아오던 삶을 벗어나면서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가지게 되는 나이가 되었지만, 친한 벗은 그리 많지 않음을 깨닫는다. 삶의 무상함을 거기에서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