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랑 공간
이탈리아 밀라노 시절 건축가의 눈으로 바라본 도시 모습과 풍경들이 참 많이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전문적인 것도 있었고 일반적인 것도 있었는데, 특히 오늘은 회랑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사진은 밀라노 시내에 있는 Villa Necchi Campiglio라고 불리는 빌라입니다. 오래전 밀라노라는 도시가 크게 확장하기 전 근교에 있던 빌라인데 현재는 전시관으로 사용하고 있고 바로 옆에 있는 바(Bar)도 유명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입니다. 건물은 물론 멋지지만 저는 이곳에서 집으로 진입하는 회랑이 너무나 감명 깊었습니다. 실제로 회랑은 이탈리아에서 많이 사용되는 공간이고 포르티코(Portico)라고 불리는데, 열주(기둥)가 연속되는 공간이라는 뜻입니다. 회랑은 주어진 장소에 따라 여러 가지 이유로 사용됩니다. 사진의 회랑은 진입하는 입구를 빌라 건물로 바로 진입하지 않고 빌라 앞마당을 둘러보면서 진입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입니다. 그래서 건축가는 진입로와 마당의 관계를 고려하여 회랑 방식을 사용하였습니다.
원래 교회건물이었던 곳이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바뀐 장소입니다. 우리는 흔히 건물의 용도가 바뀌면 건물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도시와 잘 관계를 맺으면서 그 형태가 자신이 위치한 장소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는 건물이라면 용도는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MUBA를 예로 들면, 현재 아이들이 모여 다양한 체험 학습이나 모여서 놀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사람들이 잘 모일 수 있는 공간이라는 교회의 성격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회랑 이야기로 돌아오면, 이곳에 있는 회랑은 중심에 있는 로톤다(사진의 십자형 건물), 내부 정원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가집니다.
기둥이 연속으로 서 있는 모든 것을 무조건 포르티코(Portico)라고 할 수 없습니다. 기둥이 서는 방식에도 굉장히 여러 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둥만 연속으로 서 있는 공간, 기둥 하단에 낮은 벽으로 공간이 일부 분리된 방식 등 주어진 상황에 맞춰서 회랑도 계획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칫하여 잘못 사용하면 고급 레스토랑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가는 모습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